대학교 1학년 시절 그러니까... 10년전..
공강이 2시간 남아서 동기와 피시방으로 향하던 와중 단대앞 횡단보도에서 나는 보고야 말았다.
절제된 허세와 겉멋, 들추어내지 않으면 들어나지 않는 우아한 자태와 기품있는 간지,
까만 하드케이스와 기타를 메고 수수하게 걷던가던 그 청년, 그리고 옆에 스틱을 든 소녀
아아, 기여이 나는 상상하고야 말았다,
고결한 인격과 활달한 외모를 갖춘 것도 모자라 절제된 지성과 안정된 유머감각으로
무대 위애서 관객들을 초토화 시키며 젊은 베르테르로 하여 죽음으로 이끈 그 치명적인 매력의 기타리스트가 되어 있는 나를
그날 학교에서 가장 눈에띄는 밴드부 동아리에 들었갔다.
지금들으면 너무 촌티나서 차라리 다른 동아리에 가입할걸 생각이 드는 그 이름,
밴드 "교통사고"
밴드 이름이 왜 교통사교나고 묻는 나의 질문에 선배는 답했다.
인간은 말이야 누구나가 다 하나씩 하자가 있어, 교통사고를 당한것 마냥
기타 있지? 쟤는 는 음치야
그리고 보컬은 쟤는 저음이 안되.
베이스 치는애 좆같이 생겼지? 쟤는 분노조절 장애가 있어
드럼은... 쟤는 그냥 병신이야.
그러하다. 우리는 모두 하나같이 하자가 있었다. 그래서 교통사고 였던것이었다.
10년전일이다.
7년동안 한번도 안쳐봐서 지금은 멀쩡한지 어쩐지 모르겠다.
30만원주고 산 기타였는데
지금은 그냥 집에서 먼지나 수북히 쌓여있는 장식용 조각품이되었다.
그냥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