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국민의당 산하 국민정책연구원이 의뢰하고 한국리서치가 주관한 '비밀 여론조사'가 조선일보에 의해 대서특필된 일이 있었다.
조선일보가 헤드라인으로 크게 뽑은 것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6.5%p나 발생하여 지지율 20%로 단숨에 제 2당으로 올라선다는 것이었는데, 그래픽 자료까지 준비하여 한 눈에 들어오게 보도하였다.
야당과 언론이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 결과 보도는 자주 네이버 메인 뉴스판에 노출되는 경향이 있는데, 조선일보의 이 보도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네이버 메인 뉴스판에 장시간 노출되었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이 여론조사 결과를 알게 되었고 화제의 중심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이와는 정반대로 지난 기사 '밑장빼는 언론,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행태'에서도 지적했듯이 그들의 입맛에 맞이 않는 여론조사 결과는 축소 보도되거나 아예 보도되지 않기도 한다.
그건 이번 한국리서치 조사의 경우도 마찬가지 였다. 그러면 그들의 입맛에 맞지 않아 조사되었지만 보도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를 하나씩 말씀 드리도록 하겠다.
1. 문재인 정부 지지율 74.9% 기록
'밑장빼는 언론,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행태' 기사를 통해 한국리서치의 추석 직전 국정 지지도 조사결과가 72.6%를 기록한 사실을 말씀드린바 있다. 그 조사로부터 2주 정도 경과한 후의 결과는 2.3%p 더 상승하여 74.9%의 지지율을 기록하였다.
2. 한미 FTA 재협상 정부 평가 : 52.7% 대 37.1%로 긍정평가 우세
응답자의 52.7%는 문재인 정부가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해 잘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37.1%로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를 15.6%나 앞서고 있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당은 일제히 한미 FTA 재협상 관련 문재인 정부에 비난을 쏟아내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나, 다수 국민들은 야당의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고 있음이 이 조사결과 잘 드러나고 있다.
3. 국민은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을 원하고 있다.
선호하는 정부형태에 대한 물음에 의원내각제를 택한 응답자는 13.2%에 불과한 반면, 현행 대통령제 유지를 원하는 응답자는 무려 46.0%나 된다.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입만 열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의원내각제 내지 대통령의 권한을 크게 축소하는 형태의 개헌을 주장하고 있음에도, 다수 국민들은 의원들의 그런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고 있음이 이 조사 결과 잘 드러나 있다.
또한, 현재와 같은 5년 단임제를 지지한 응답자는 25.8%에 불과한 반면 미국과 같은 4년 중임제를 선호한 응답자는 무려 64.8%나 되었다. 즉, 우리 국민들 다수는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축소, 왜곡 보도는 민심을 무시하고 거역하는 행동이다.
여론조사는 국민의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파악한 민심을 정책이나 정치행위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 하는 것일테다. 그런데, 기껏 많은 비용을 들어 여론조사를 해 놓고도 그것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보도하지 않는다면, 이는 민심을 무시하고 민심에 거역하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정말 묻지 않을 수 없다.
여론조사를 갖고 장난치는 일이 너무나도 많아 언론에 보도되는 모든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http://www.nesdc.go.kr)에 조사방법과 설문, 결과를 게재하도록 하였다. 그럼에도 언론은 문재인 정부에 유리한 여론조사결과는 보도 않거나 축소 보도하는 등의 행태를 계속 하고 있다. 이래놓고서도 한국 언론은 여전히 공정보도, 보도중립 따위를 운운하고 있다. 정말 가소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언론의 각성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