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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가 없게 된 사연인 즉 이러하다.
게시물ID : humordata_16034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이클헤링턴
추천 : 1
조회수 : 110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4/13 21:12:22



조선시대에는 맷돌 손잡이 '어처구니 '를 처마 밑에 달아 놓았다.



눈에 띄는 곳에 놔둬야 가족들이 쉽게 찾아 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맷돌을 돌리고 난 후 어처구니를 잘 말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어처구니가 만일 어느 한 집에서라도 없어지게 되면 그 마을엔 어처구니없는 싸움이 벌어진다.



잔치 때나 제사 때는 아낙들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르기에 정신들이 없다.



그래서 어처구니를 잘 못 두어 잃어 버린 박초시 영감 집에서는 이웃 김초시집에서 어처구니를 빌려다가 맷돌을 갈고 난 다음에는 어처구니 없게도 어처구니를 빌렸다는 기억을 까맣게 잊고 자기 집 처마에 매달아 둔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어처구니를 빌려준 김초시 집 아낙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자기 집 잔치를 맞아 멍석깔고, 콩불려 양푼에 담고 맷돌을 꺼내고 보니 처마밑에 있어야 할 어처구니가 없네.. 그런데 진짜 어처구니 없게도 어처구니가 없는 이유가 기억나지 않는거다.



그러다가 문득 이웃 박초시네 마누라가 어처구니를 빌려간 기억이 나서 박초시네 집에 가 어처구니를 돌려달라니깐, 박초시 마누라가 어처구니 없어 하는거다.
어처구니를 빌려간 적이 없다는 거다.



이런 어처구니 없을 데가 있나.. 분명히 박초시네 마누라가 어처구니를 빌려가 놓고는 말이다. 그래서 떼를 써서 박초시네 어처구니를 꺼내놓고 보니..어처구니없게도 빌려 준 어처구니가 맞는지 긴가 민가 구별이 안되는 거다.



진짜 어처구니 없어 하는데.. 또 어처구니 없어 하는 이가 있다.



옆집 이첨지네 아낙이다.


잃어 버린 어처구니를 쌀 뒤주에서 어처구니 없게 발견하고는 처마에 달아두려는데.. 이번엔 다른 어처구니 하나가 매달려 있는 거다. 이런 어처구니...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동안, 어처구니 없는 김초시네 아낙은 동네를 휘젓고 다닌다.



집나간 어처구니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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