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을 어떻게 해야하지..
어제 낮 그러니까 12일 점심에 저희 아버지 어머니 저 이렇게 셋이서
택시를 타고 가고 있었습니다. 저희동네 큰 사거리에 보면 구청에서 달아놓은 현수막이 있습니다.
멘트가 정확하진 않은데, '세월호 희생자들 미안합니다. 잊지않겠습니다.' 인가 그렇습니다.
그걸 보고 지나가는데
택시기사 : (한심하다는듯) 어휴~ 저거 아직도 저러고 있어. 또 미안하긴 뭐가 미안해!
(나는 친다. 빡.)
그순간 아버지가 분위기를 느슨하게 풀어보려는듯,
아버지 : 그러게요 오래됐는데 왜 아직도 해결을 안해주고 있을까요~빨리 해결해 주면 좋겠구만 어허허허허~
이러심.
(참고로 아버지는 68세이시고 뉴스만 나오면 아무거나 다보시는 분임. 티비조선이든 YTN이든 등등..ㅠㅠ
저랑 세월호 얘기하다가 손석희 뉴스룸을 추천. 꼬박꼬박 챙겨보시고 생각이 좀 변하신분임)
다시 택시기사 : 아니 보상도 충분히 해준다는데 이제 조용해질때도 됐지 아직까지 시끄럽게 이게 뭐하는거냐고,
그리고 막말로 잘못한게 뭐가 있다고 미안한건지 모르겠네 허~ 참.
다시 아버지 : 그러니까 유족들이 바라는거 해주면 되는데 그게 뭐가 어렵다고 안해줄까요~
(여기까지 말투가 좀 느리고 느슨함, 그리고 폭풍같은 멘트가 쏟아짐. 우리 아버지 아닌줄..)
막말 하니까 솔직히 막말로 토끼같은 자식들이 영문도 모르고 죽었는데 조사해달라는게 당연한거 아니오?
조사해달라는데 안해주고, 조사가 되어야 처벌을 하고 나중에 이런일이 안일어날꺼 아니오?
이 다음에 우리 자식들도 배탈일이 있을껀데 배 뒤집어지면 그때가서 후회할꺼요?
인양도 그래. 애들 시신 아직 찾지도 못한게 몇명인데 그깟 돈이 문제요?
이명박이는 수십조 해쳐먹었는데 그깟 천억이 없다고 인양 못한다는게 말이 되는소리요?
천억이 우리입장에서야 큰돈인데 정부입장에서는 코딱지(정확히 이렇게 표현하심)만도 못한돈 아니요?
그리고 보소, 배가 왜 침몰했는지, 구조가 왜 제대로 안됐는지 뉴스만 잘 찾아봐도 다 나오는거 아니요?
정부 잘못이 있지. 미안해도 크게 미안할 일이지. 관리감독 제대로 못한게 젤 큰거 아니요?
유병언이가 죽었다고 끝이 아닌거잔소. 왜 배에 그렇게 많이 실었는데?
나도 장사 했던 사람이지만 이놈들이 돈에 눈이 멀었지. 배가 휘청할정도로 짐실고, 그거 감독못한 정부잘못이 젤 크구만.
그리고보니 배도 낡은거 외국에서 들여온거라며? 그거 수명늘린게 이명박새끼라던데 이새끼는 발뻗고 자고있나몰라.
말나온김에 보상이 어쩌구하는데, 그거 없어도 살고, 이미 애 잃은 사람한테 할소리도 아니요!(여기 강조하심)
...
할말이 더 남으신거 같은데 목적지에 다와감.
나 : (매우 쾌활하게) 기사님 저~기서 세워주세요~
이거 어떻게 끝내지.. 여기 세워주세요~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