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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789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집있는아이★
추천 : 4
조회수 : 192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4/12 23:13:17
안녕하세요 눈팅만 일년정도하다가 군대에서 일어났던 일이 생각나서 글을 씁니다.
저는 화순에 있는 동x유격장을 나왔습니다.
저희 부대는 장교들의 유격훈련과 산악행군을 2주간 훈련시키는 곳입니다.
당시에는 그런 유격훈련을 위해 훈련장교들이 머물 신막사가 막 만들어졌을때였으니 4-5년전이네요.
부대위치는 산이둘러싸고있는 분지형태로 각 산에는 산악장애물이 있고 산들이 둘러싸고있는 곳 제일안쪽에는 조교들의내무실건물 그다음으로 식당 연병장 신막사 마지막으로 위병소가 w형태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위병소에서근무를설때는 식당과연병장사이에설치된다리로 후번근무자가 내려오는게잠시보이고 연병장에 들어서면 신막사에가려 안보이는구조입니다.)
한창 훈련중일때는 600명이 넘는 훈련장교들이 들어오기도하는 만큼 조교60명이 생활하는 중대와 대대급사이인 대급 부대치고는 상당히넓었는데요. 숲속에있어서 그런지 낮에는 햇빛이 정말잘들어왔지만 저녁의 불이하나도 켜지지않은 텅빈 신막사는 산속에 버려진 호텔처럼 음침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막 육사와삼사 사관후보생의 훈련을 마치고 정비2주기간에 위병소근무를 했었을때의 여름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일병이되기 삼주정도남았었는데 새벽3시-4시반 근무가잡혀 분대장님과 같이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위병소 근무긴 햇지만 숲속이다보니 그시간에는 아무도보이지않았고 저멀리 지방도로에 가로등이 켜진것과 부대안쪽의 신막사와 위병소길을 연결해주는 다리 옆에 위병소에서 7-80미터쯤 떨어진 (둑?)비슷한 곳에 설치된 희미한 가로등이 불빛의 전부였습니다.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새벽에는 꽤추워서 사수가 서는 발판에 분대장님이 같이 앉아있자고하여 이런저런얘기를하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앉아있는동안에 저는 부대내부 분대장님은 외부를보며 관찰을하고 있었고, 4시20분정도에 막사쪽에서 누군가가 내려오는게 보여서 분대장님께 알렸습니다. 당시 분대장님은 말년 병장으로 분대내최고참이었고,후번근무자가 한달후임으로 선임의 후번근무자는 좀 일찍 교대해주는게 관례이기에 일찍 내려오는구나 라고 생각하고있었습니다. 근데 왔으면 진작 보였을 후번근무자가 신막사와 다리사이의 둑(?)에서 모습을드러내지 않았고 평소에도 장난을 많이 치는사이라 장난으로 서있는구나 란 생각에 기다리고만있었습니다. 한2-3분뒤쯤 지나자 둑에서 희미한가로등을 받으며 유난히 흰얼굴이 삐죽 (: (방탄모자가오른쪽을향하도록) 90도각도로로 나와 저희를 보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에는 상황을즐기던 분대장님도 슬슬 화가낫던탓인지 얼른와라고 소리를쳤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얼굴은 계속저희를 옆으로바라만볼뿐 올생각은 안하자 분대장님은저보고 뛰어갓다오라고 했고 제가 뛰어서 중간쯤가자 고개는다시 쑥 들어갔습니다. 위병소 근무원칙상 50미터이상은 벗어날수 없었기에 분대장님은 다시 돌아오라고했고 다시 고개만이 삐죽튀어나올 뿐이었습니다. 시간이 기어코 30분이 넘어가자 분대장님은화가나서 잡히기만하라는식으로 무작정 뛰어서 다리까지 갔는데 후번근무자는 보이질않았고 신막사 뒤편으로 숨었을것이라는 생각하에 괘씸해 당직사관님께 보고해 혼쭐을 내주자는 생각으로,
분대장님은 삑삑이라고불리던 무전기로 사관실에 후번근무자가 오긴했는데 교대는 안하고 신막사쪽에 숨어 장난을친다고 보고했습니다. 근데 사관실에서 돌아오는 소리는 저희들의 귀를의심하는소리였습니다. 탄약을 꺼내고장구류를 차느라 총이 총기보관함의 쇠에 부딪치는 소리와함께 불침번이 후번근무자를 늦게 깨웠고 지금 탄약정비를하려는참이니 조금만기다리라는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그소리를듣자마자 둑을다시봤고 이미 저희를 쳐다보던 얼굴은 사라진뒤였습니다. 저희는 어안이벙벙된상태로 후번근무자가 올 때까지 아무말을 나누지않았고, 서로 그에대해 아무말도 나누지않다가 다음날 저녁 분대원들에게 그얘기를 꺼냈지만 그럴일이 없다는 장난식의 대꾸뿐이었습니다. 저희둘은 그때 그 얼굴을 분명히 봤었는데, 분대장님과 제가 봤던 그 얼굴은 도대체 무엇이었을지 아직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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