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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ul) 혼자 첫 주행을 시도해 보았다.txt
게시물ID : car_988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는누규인가
추천 : 16
조회수 : 1206회
댓글수 : 31개
등록시간 : 2017/10/31 12:08:26
* 다이어리에 적었던 내용을 +붙해서 토대로 쓴 거라, 일기식 서술 양해 부탁드립니다!
 
 
최근에 차를 구매했다. 정말 나답지 않은 결정이었다.
운전끈이라곤 무려 5 , 운전면허를 따느라 20시간 남짓 교육받은 전부였다.
그마저도 2 따는 주제에 도로주행 시험을 번이나 떨어졌다.
( 번은 차선변경을 못한 나머지, 그대로 직진해버려서 시험코스 이탈로 떨어졌다ㅜㅜ)
 
 
나는 대체로 습득이 빠른 편이었고, 요령좋단 칭찬도 종종 들었으나 운전만큼은 예외였다.
취해 둥글게둥글게 강강수월래를 사람마냥 나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도무지 몰랐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울고불고 번째 시험에서, 82점이라는 간당간당한 점수로 간신히 면허를 땄다.
심지어 시험의 마무리인 주차마저 넓은 공간에 하니 대각선으로 차를 꽂아버려서, 솔직히 떨어질 알았다.
 
 
이명박은 모두가 지칭하는 자타공인 Dog새끼였지만, 그의 치세 동안 지나치게 완화되었던 면허시험 간소화 덕에
나는 120 만원을 운전학원과 시험비로 꼬라박고 나서 간신히 거지같은 실력으로도 면허를 취득할 있었다.
아리가또 명박쨩
 
 
그렇게 운전에 치를 떨던 내가차 전액을 일시불로 덥썩 질러버린 이유는 사실 아직도 모르겠다.
 
 
 
 
친한 오빠가 태워준 하얀 티볼리가 이리보고 저리봐도 너무 예뻐서 내심 감탄을 금치 못했던 것도 있었을 테고,
잘난 나를 깔아뭉개던 사촌언니의 높은 콧대가 '나는 있는 멋찐 뇨자 ' 기반으로 했던 것도 있을 테고,
회사-집만 오락가락하던 고리타분한 집순이인 나의 일상패턴이 문득 싫증났던 것도 있었을 테지.
 
 
차를 계약하고, 전액 일시불로 딜러 계좌에 꽂아줄 때까지만 해도 사실 별로 실감은 나지 않았다.
별로 배송이 기대되지도 않았고, 솔직히 말하자면 후회했던 순간들도 있다.
운전도 개떡같이 하는 주제에, 딱히 만나러 친구도 없는 찐따 주제에ㅜㅜ 미쳤다고 차를 샀단 말인가.
 
 
그러나 탁송 당일, 기사님이 손바닥 위에 툭- 하고 떨어트린 스마트키는 생각보다 묵직했고,
무게는 아마 심장에도 쿵 떨어졌던 것 같다.
 
 
 
나는 순간 진짜로 내가 차를 '가졌다' 것을 실감했.
 
 
 
 
지루하고 피곤했던 운전연수는, 실제 자차연수로 넘어가자 너무너무 즐거워졌다. 간사하게도.
실주행 한번 해봤던 장롱면허다 보니, 도로에 나갈 때마다 몰랐던 점들을 자꾸 배워서 신기했다.
 
 
이를테면 옆차에게 양보를 해줬을 , 나에게 보였던 비상등 깜박깜박이 '땡큐- 착한 아가씌' 라는 뜻이라는 ?
사실 나에게 '운전 빠릿빠릿하게 **' 하고 시비터는 간접적인 방법인 알았다.
그간 오해해서 미안해요 다들.......
 
 
운전 연수 교육시간도 어느 15시간을 넘겼고, 나는 그럭저럭 인간 흉내를 내며 주행을 있게 되었다.
이쯤 되자 운전을 생각하면 덜컥 겁이 나는 아니라, 묘하게 두근거리고 신이 났다.
 
 
나는 슬슬 주위사람들에게 ' 타볼래? 내가 태워줄까?' 라는 말을 흩뿌리며 다니기 시작했고,
운전끈의똥한 길이를 아는 지인들은 슬픔에 젖은 처연한 얼굴로 '내가 요즘 잘못한 있니?'라고 대답했다.
 
개중 그나마 의리있는 몇몇은 잠시 눈을 감고 호흡을 고르더니, 흔쾌한 '그래!'라고 대답해 주기도 했다.
나는 그애들의 이름을 따로 기억해 두기로 했다. 너넨 나중에 보증 서달라고 해도 내가 진지하게 고려해 주마.
 
 
회사가 지나치게 교통 혼잡지역에 있는 관계로 주말에만 주행연습을 했지만, 어제는 너무 운전이 하고 싶었다.
그래서 정시 퇴근을 하고 쌩쌩 부는 겨울바람과 함께 보조를 맞춰 주차장으로 냉큼 달려갔다.
 
 
차로 사길 잘한 같다. 뽀얗고 보들보들해 보이는 것이 크림같다. 오레오 마시쪙!
  
나의 운전미숙으로 인해, 보조석에는 운전강사라던지, 운전 강사라던지, 혹은 운전강사라던지,
 
가끔 전생에 지은죄가 많은 프로운전러 지인이 보조 손잡이를 손이 부셔져라  쥔 채 
 
창백한 얼굴로 다리를 달달 떨며 탑승해 있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최근 자신감이 많이 붙은 나는, 난생 처음으로 혼자 주유소에 가보기로 마음먹고 네비를 찍었다.
 
 
 
나의 정품 순정 네비양은 675m 주유소가 가장 가까운 거리라고 알려주었다.
 
 
 
사람도 별로 없는 인근도로에서, 나는 세번의 우회전과 두번의 좌회전을 해서 겨우 주유소를 찾았다.
그러나 경험 미숙으로 주유소 진입로를 지나치는 바람에 멘탈이 바삭해져서 비상등을 켜고 골목에 세운 ,
진입로 입구에 채로 발을 동동 구르며 주인분을 애절하게 불러서 물어보았다.
 
 
"사장님 죄송한데 여기 진입로가 어디에요?ㅜㅜ"
"아가씨가 지금 있는 거기요."
"?"
 
너무 창피해서 하늘나라로 진입하고 싶어졌지만, 다음 주유소까지 가는 지나치게 도박이었다.
부끄러움을 참으며 애써 도도한 얼굴로 골목을 바퀴 - 돌아서 다시 진입로로 들어섰다.
 
 
안그래도 아까 덜떨어진 몰골을 사장님이 혀를 쯧쯧 차며 입구에서 '오라이~~' 주셨다.
그건 정말 감사한데, 막상 들어와서 차를 세우고 보니 여긴 LPG 주유소였다 미친.
 
입술을 바들바들 떨며 네비양을 원망한 다음, T맵을 켰다.
 
정품네비가 똥이라고 하는지 이제야 같았다. 넌 좋은 순정 똥이었어.
다행히 다음 우회전지점에 휘발유 주유소가 있어서, 프로 주유러인 태연하게 기름을 넣고 귀가했다.
 
 
대체 내가 어느 시공을 뛰어넘었는진 모르겠지만, 분명 출발할 675m 있던 주유소에서 나오고 보니
우리집이 200m 직진 앞에 있었다내가 가는 길에 했던 번의 좌회전과 번의회전은 대체 뭐였을까?
귀환 텔포대신 써서 복귀하는 에코가 기분이었다. 다만 나는 내가 궁쓴 줄도 몰랐을 .
 
 
그래도 무사히 귀가한 것에 기뻐하며 차를 주차하려고 보는데, 지하2 내려가는 길목 왼쪽에 빈자리가 있었다.
거기에 차를 대려고 문득 주위를 확인해보니, 뒤에 또다른 차가 붙어서 나에게 PO길막WER 당하고 있었다.
 
나는 초보라서 주차하는 오래 걸리니, 뒷차를 먼저 보내주고 천천히 주차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나는 운전신경이 없는 거지, 양심이 없는 건 아니니까 .........
 
일단 뒷차를 보내주기 위해서 차를 직진시키려는데, 지금보니 오른쪽에서도 하필 차를 빼는 중이었다.
앞유리 썬팅이 운전 앞날만큼이나 어두운 나머지 미처 못봤나보다 옘병.
 
나는 무려 B2 내려가는 길목 앞에서, 중간에 버티고 선 채 앞뒤를 PO길막WER하고 있었다.
내가 빨리 꺼져줘야 앞차는 차를 마저 빼고, 뒷차는 지하2층으로 내려갈 있는 것이다.
이제 다른 방법은 없었다. 내가 빨리 주차를 완료해서 저들의 창창한 앞길에서 꺼져주는 수밖에.
 
 
쩔쩔매며 이를 악물고 주차를 황급히 하는데, 당황한 나머지 평소보다 오래걸렸다.
나는 마치 진자 운동하는 추마냥 앞뒤를 오락가락 계속 흔들리며 근본도 방향도 없는 주차를 하고 있었다.
앞으로 한번 전진하며 앞차에게 꾸벅꾸벅, 뒤로 한번 후진하며 뒷차에게 까딱까딱 사죄의 머릿짓을 열심히 조아렸다.
 
 
이런 모습이 유년기의 롯데월드 바이킹 체험을 연상시켰는지, 아님 머리흔드는 헤드너커 인형을 추억하게 했는지
차주들이 아예 창문을 열고 턱을 해탈한 눈으로 눈물겨운 주차를 애련하게 구경하며 기다렸다.
겨우 주차를 완료하고, 앞차와 뒷차가 각각 자기 떠나는 뒷모습들을 탈진한 눈으로 바라보며 배웅했다.
(선택지는 없었겠지만) 기다려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안녕.......
 
계신 줄도 몰랐던 경비아저씨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근엄한 얼굴로 주차성공 축하박수를 짝짝 쳐 주셨다.
 
하나도 안 고마웠다.
 
 
집으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는 슬픈 눈으로 네이버 앱을 켜고 최근의 부동산 매물들을 검색했다.
수치스럽고 쪽팔려서 이사가던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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