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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바보가 됐다. 2
게시물ID : baby_71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탱
추천 : 13
조회수 : 1027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5/04/10 01:14:46
 
 
지난번 글이 많은 분들의 추천에 힘입어 베오베에 갔네요. (감사합니다.)
아이는 오늘 딱 40일이 되었구요, 저와 신랑은 아직 친정에 머물러 있습니다.
아마 이번주 지나고 집으로 돌아갈듯 싶네요.
 
첫 손주이다보니 아빠가 생각보다 훨씬 예뻐하셔요.
나도 좀 그렇게 이뻐해주지.... 칫.
 
 
Ep. 6
신생아들은 물을 좋아한다고 함.
물론 우리 아가도 예외는 아니지만, 내가 보기에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물을 좋아하는것 같음.
숨넘어가게 빽빽 울다가도 목욕하러 욕조에 들어가면 표정이 아주 편안해지고 심지어 빵실빵실 웃기까지 함.
똥을 한바가지 푸지게 싸놔서 물로 닦아주면 내가 언제 울었느냐 좀 더 닦아보아라 애미야, 하듯 제법 근엄한 표정을 짓기도 함.
 
그런 아가를 본 아빠는 "이 아이는 물을 이렇게나 좋아하니 장차 해군제독이 될 아이로다!"하며
그때부터 계속 '우리 대장군' 혹은 '우리 해군제독'이라고 부름.
집에서야 그러려니 하지만 밖에 나가서까지 그럴까봐 조금 걱정.
 
 
Ep. 7
아빠의 취침시간은 보통 새벽 1시~2시정도이고 기상시간은 깨우지 않는 이상 쭉 주무심.
안깨우면 점심시간쯤 일어나 밥달라고 하는 그런 타입인데, 최근 기상시간이 오전 7시~8시로 바뀜.
 
그때쯤이면 아가가 애미가 나를 굶겨죽이려는게냐, 배가 고프니 어서 맘마를 다오!!하며 찡찡이 빙의할 시간이기 때문.
아가가 칭얼거리면 부시시한 몰골로 내 방으로 건너와선 직접 수유쿠션을 챙겨주심.
 
참고로 내 방과 안방 사이에 거실이 있고, 친정집이 조금 넓은 편이라 내방에서 소리높여 꽥 소리지르지 않는 이상 잘 안들림.
거실에서 안방에 있는 엄마랑 대화도 잘 못하는 아빠가 아가 찡찡이 소리에 눈 번쩍 뜨고 건너오는게 신기할 따름ㅋㅋ.
 
 
Ep. 8
지난번 Ep.5에서 아빠는 등짝을 맞고 시무룩해졌지만 포기 않고 엄마를 설득함.
그래서 일주일 정도 더 있게 되었는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아빠가 슬쩍 옆에 오시더니 한말씀 하심.
 
"야, 니가 엄마한테 좀 더 있겠다고 말을 해. 아빠는 진짜 보내기 싫단말이다. 나만 계속 그러면 화력이 떨어지잖아. 아님 애만 놓고 가든가."
 
내새끼예요, 아부지....
 
 
Ep. 9
낮에는 거실 소파에 아가 이불을 깔아놓고 그 위에 아가를 재움.
물론 떨어지지 않게 항상 옆에는 내가, 앞에는 아빠가 앉아있음.
아가가 자면서도 용을 많이 쓰는 편인데 그때마다 얼굴이 다 익은 고구마가 됨.
그게 그렇게 신기하다며 자는 아가 볼따구 콕콕 찔러보다가 아가 깸...............
 
엄마한테 등짝맞고 어화둥둥 우리 대장군하면서 재움ㅋㅋ
 
 
Ep. 10
낮에 간식으로 엄마가 만두를 찜.
김치만두였는데 좀 맵긴 하지만 맛있어서 내가 엄청 잘 먹음.
근데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만두가 사라짐!!! 내 만두!!!!
 
내 만두 어딨냐고 물어봤더니 매운거 먹음 애기응꼬 빨개진다며 먹지 말라고 극구 말림.
괜찮다고 먹겠다고 했더니 본인이 괜찮지 않다며 "(가슴에 양손을 교차시켜 올려놓으며)우리 대장군 응꼬 빨개지면 내 가슴이 마이 아포."라고.....
 
토씨하나 안틀리고 했던 저 말에 엄마랑 나랑 벙찜.
엄마가 아가한테 "~~해떠요?"라고 한번 혀짧은 소리 냈다고 다 늙어 주책이라고 한 사람이 누구더라....?
 
 
 
 
참고로 저희집과 친정집은 걸어서 5분입니다....ㅋㅋㅋㅋㅋ
왕복 2차선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는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그런데도 보내기 싫다고 떼쓰는(?) 아빠가 귀여워보기도 하고, 생소하기도 하고.
 
역시 내새끼보단 내새끼의 새끼가 더 이뻐보인다는 말이 사실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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