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을 썼었다. 물론 지금도 쓰곤 한다. 내 생각이 건 나의 짝사랑이건 널 향한 사랑이건 무엇이든 글을 쓰곤 했었다. 글은 산문이 되기도 시가 되기도 했었지만 난 특히 시를 좋아했다. 감성이 죽어 또 너무나도 바빠 글 마저도 짧아져 버린 시대 너는 나와 같이 글을 좋아하곤 했었다. 그래서 용기내 너에게 보여준 글을 너는 좋다고 했었고 네 맘에든 문장을 곱씹어 내게 읽어주곤 했었다. 너의 목소리는 뇌사상태의 내 글을 살리곤했고 나는 글을 더욱 써나갔다. 이제 내 곁에 내 글을 읽어 줄 이도, 좋아해 줄 이도 없다는 현실은 이따금 고독으로 찾아온다. 여기저기 올리는 글은 그저 대답없는 메아리 너가 좋다고 했던 글들도 아마 사실은 그저그런 글이였는 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내 글을 읽어 줄 이가 필요하다. 너와 같이 나눴던 대화처럼 그런 대화를 한번 쯤 더 하고싶다. 사랑했던 이여 어디선가 몰래 숨어 내 글을 읽고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