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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단편] 조립형 인간 (하)
게시물ID : panic_985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믐달빛
추천 : 13
조회수 : 136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8/05/26 00: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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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odayhumor.com/?panic_98540 조립형 인간 (상)
 
 
 
 
 
 
 
 
 
 
'박기자님, 저 강욱입니다. 잘지내시죠?
 다름이 아니라...저 이제 다시 세상에 나가볼려고요..
 아니.. 저만의 세상을 조립해 볼 생각입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박기자님과 통화를 통해 나의 신념전부를 말했다. 몇마디 안되지만 박기자님은 내말이 무슨뜻인지
잘 알아 들었으리라 믿기에 긴대화는 사치에 불과했다.
아버지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 파급력 있는 방송이란 매채에 수장이 되셨던 박기자님은
이미 어느방송국의 사장이었지만 난 여전히 박기자님이라 부른다.
아버지는 놓쳤지만 그나마 내곁에 남아있는 사람들마저 놓쳐버리긴 싫어서겠지..
 
 
 
.............
 
 
 
 
'김강욱! 35년전 전국민을 놀라게한 살인..'
 
 
몇분 후 인터넷포탈마다 이런제목의 기사들이 올라왔다.
뭐, 이런 낚시성 제목이 있지.. 그래도 요즘 세대의 이목을 끌기엔
나름 최고의 방법중 하나이니 난 큰 한숨을 몰아쉬고 뉴스배너를 클릭했다.
 
 
 
'1빠!!!!!!!!!!!!!!!!'
'아 1빠놓침 ㅠㅜ'
'김강욱? 김강욱이 누구지 엄마한테 물어봐야지 ㅋㅋㅋ'
'뭐야 난 김강욱이란 살인마가 있는줄알았네!'
 
 
 
얼토당토 않은 댓글들에 진절머리가 났다. 얘네들은 정말..
나이먹고 늙으면 노령연금이나 받을수 있을지.. 참..
의외의 반응에 조금 당황했지만 조금만더 반응을 지켜보기로 하며 새로고침
버튼을 연신 클릭해댔다. 하지만 내가 원했던 그리고 내게 시작을 안겨줄만한
글들은 올라오지않았다.
 
 
 
 
 
..................................
 
 
 
 
만지작 거리던 휴대폰을 놓고 산책겸 캠퍼스 정원을 거닐었다.
난 이대로 .. 아니.. 예전으로 돌아갈수 없는걸까..
깊은 사색에 잠겨 먼 발치를 바라보던 내게 어느무리가 다가왔다.
 
"교수님!!! 좋아요 눌렀어요"
 
"교수님 완전 멋져요!! 지금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교수님은 영웅이라고 난리에요!!
 
"우리 교수님이랑 사진찍자!!"
 
이게 무슨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는건지..
내게 다가온 무리들은 자신의 휴대폰을 보여주며 설명해줬다.
아이엠튜브, 힙북, 별킬로그램에 지진이 나서 건물이 붕괴했을 당시 내가 소방관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들이 올라와 있었다. 이야기가 끝난후
뛰어가 이민영 소장에게 보고하는 장면. 그리고 이민영 소장이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제목은 대한민국 조립의 신. 김강욱.생명을 구하다.
 
 
"근데 뭔가 좀이상해.."
 
무리 중 한 학생이 머리를 골돌히 생각하듯이 말을 꺼냈다.
 
"교수님 이름은 김강욱이 아닌데?.."
 
그 학생의 말에 다른 학생들마저 동요하여 내얼굴을 빤히 쳐다보고있었다.
 
"교수님 이름이 김강욱이었어요?!"
 
"그래, 요녀석들아 내가 김강욱이다!! 으하하핫 내가!! 대한민국의 조립의 신 김!강!욱!이다!!!!"
 
난 요동치는 가슴을 움켜잡은채 캠퍼스 정원을 뛰어다녔다.
난 다시 세상에 나갈수 있는거다. 다시 나의 능력을 보여줄수.. 아니
앞으로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에 감동이 목끝까지 차올랐다.
 
 
 
 
..........................
 
 
 
SNS의 무서운 파급력으로 나는 다시 재기했다.
나를 알아본 사람들의 싸인요청과 방송사 취재진들에 쌓여 늘 인터뷰하는게
하루의 일상이 되었다. 방송에도 출연해 나의 능력을 다시금 보여주었다.
몇해 전, 어느 젊은사람이 군용텐트를 혼자힘으로 설치하는 능력으로
유명인사가 되었었지만 난 그보다 더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었기에
내 이름은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다시금 전세계가 주목하게 되었다.
 
'NASA, 수석 엔지니어 김강욱'
 
'김강욱, 터널붕괴로 고립된 단한명의 남성을 구조하기 위해 현장출동'
 
'MIB 명예교수 K.W. KIM'
 
'노벨물리학상 후보, 김강욱 박사'
 
이런 기사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줄이어 쏟아져 나왔다. 덕분에 난 미국이란 땅에서
조금더 나를 성장시킬수 있었다.
기분이 좋다. 하지만 거만해지면 안된다라는게 나의 신념이 되었다.
 
 
 
 
....................................
 
 
 
그 신념으로 난 50년을 달려왔다. 그렇게 난 먼타지에서 최고권위자가 되었다.
어느덧 내 나이 9... 내 나이조차 기억나질 않아 잊어버린지 오래다.
머리는 하얗게 벗겨지고, 돋보기가 없으면 앞도 제대로 보지못한다.
한손에는 늘 지팡이가 있어야 했고 어딜가든 대리비서와 변호사가 동행했다.
 
"김선생님, 은퇴 세미나는 어느 날짜로 잡을까요?"
 
"글쎄.. 이왕하는거 따뜻한 봄이좋겠구만.."
 
"장소는 어디가 좋으신지요?"
 
"고향.. 내고향 한국에서..대한민국에서 하고싶네"
 
"네 그럼, 은퇴세미나는 그렇게 잡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에도 연락취해놓겠습니다"
 
"그래.. 고맙네"
 
이제 나도 정점에서 내려올 떄가 되었다. 수많은 후배들과 제자들을 육성했고
재단도 만들어 기부도 하고.. 한낱 지방교수에서 이렇게까지 성공한 사람은
전세계를 통틀어 몇이나 될까..
 
"저.. 선생님? 마지막 세미나 이신데 이번엔 어떤걸 보여주실 생각이신가요?
전세계가 궁금해하고있습니다."
 
대리비서가 말을 꺼냈다. 이녀석도 의학전공으로 내 제자 중 한명이었지..
노인네 뒤치닥 거리하느라 제대로 빛을 못본녀석 중 하나지만..
이녀석이있어 내가 이렇게나마 편한 노후를 보내는것에 말로 표현할수 없는
고마움을 느꼈다.
 
"난 신이 될걸세"
 
"네?! 신이요"
 
"그래, 신.. 내가 전세계를 돌면서 많은걸 조립해왔지만 내가 유일하게
조립하지 못한게 딱하나 있었다네. 이제 마지막이니 조금 거만해져도 되겠지.. "
 
"그게 무엇입니까? 교수님. 교수님처럼 능력좋으신분이 조립하지 못했다는게?"
 
"안.알.랴.줌"
 
"네?!"
 
"하하하. 이게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라는데..뻘쭘하구만 이거
그건 세미나 당일에 알게 될걸세. 그보다 조금만 자리를 비켜주겠나.
내 긴히 변호사님과 나눌 말이 있으니.."
 
"네, 알겠습니다."
 
분명 비서는 내가 노망이 났나 싶었겠지. 그래도 내가 신이 되기위해선
변호사의 힘이 필요했다. 내 재산건은 모두 대한민국 의사나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기부되어야 할것. 사망 시 내 장기 중 필요한 부분은 시한부 환자들에게
기증할 것. 등 이미 정해놓은것들은 다시한번 변호사에게 말하였다.
 
"변호사님.. 그리고 마지막 부탁이 있습니다."
 
"말씀하시죠. 선생님'
 
"어디..이것을.."
 
난 늘 간직하던 사진한장과 무언가 메모가된 쪽지하나를 변호사에게 전했다.
 
"내 애비올시다. 어쨰.. 나랑 많이 닮았습니까?"
 
"음.. 젊었을적 선생님과 많이 닮으셨네요"
 
"그래요..그럼 내가 준 쪽지를 한번 봐보시겠수?.. 내가 그나마 손에 팬들 힘이 있을떄
적어논거긴한데.."
 
변호사는 내게 받은 쪽지를 펴서 조심히 읽기 시작했다. 변호사의 두 동공이 사시나무떨듯
흔들리기 시작했고 목으론 침들이 빠르게 흘러 목젖이 움직여대기 시작했다.
 
"어쨰.. 가능하겠수?.."
 
"쿨럭.. 힘들겠지만.. 불가능하진 않을것 같습니다"
 
"그럼 꼭 좀 부탁좀 하리다.."
 
 
 
 
...............................................
 
 
 
 
대한민국, 서울, 봄
 
나의 마지막 세미나가 열렸다. 전세계 유명인사들이 대거 모인자리.
각국의 원수들. 유명한 노벨상 수상자들. 심지어 유명연예인들 까지
비록 초청제로 이뤄진 세미나 였지만.. 100여명이 모였으면 적은수는 아닌자리다.
방송국에선 생방송으로 세미나를 방송하였고,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은
TV로도 볼수있게 진행되었다.
 
"김강욱 선생님 입장하십니다"
 
세미나가 시작되었다. 난 여전히 혼자서 거동이 힘들다. 시간의
압박속에 노쇄했고, 세월의 풍파에 깎이고 깎인 산속의 흔들바위처럼..
변호사의 부축으로 무대에 올랐다.
 
"안녕하십니까. 김강욱입니다. 저의 마지막 세미나에 많은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영광입니다."
 
세미나 관객석에선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소리가 울려퍼졌다.
 
"저는.. 이제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긴말 하지않고 여러분들께
저의 마지막 조립을 보여드리고자 이자리를 마련하게되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분들 중에서 제가 평생을 살며 조립하지 못한 한가지가 있다는걸
아시는분은 없으실겁니다..쿨럭.. 아이고 죄송합니다. 신이되는 자리에서
신떄문에 귀신이 될뻔했네요"
 
위트있는 멘트로 관객들은 웃음을 뿜어댔고 역시 이래야 김선생이지
하는 눈빛으로 나를바라보았다.
 
"오늘 저의 조립을 도와줄 두분을 소개할려고 합니다. 제 밑에서 30년간 비서생활을 했던
의학박사 마이클. 변호사 찰스씨입니다"
 
'변호사님. 준비가 다되었으면 가져다 줄수 있겠소?"
 
'네'
 
난 변호사에게 귓띔하였고, 변호사는 천으로 둘러쌓인 무엇인가 든 원통형 유리관을
무대뒤에서부터 끄집어 가지고왔다.
 
"자, 그럼 변호사님 공개해주시죠"
 
변호사는 원통형 유리를 둘러쌓던 천을 걷어냈고, 원통형 유리안에 있는 내용물을 본
관객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심지어 세미나장 바닥에 오바이트를 하는 관객도있었다.
원통안에는 이미 꺠지고 세어진 백골이 사람의 형태로 맞춰져 있었기 떄문에..
 
"자자.. 진정하세요.. 저희 아버지입니다"
 
나는 천천히 말문을 열어 이 세미나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아버지와의 관계. 아버지의 죽음. 내가 살아온 인생 등을 말이다.
 
"오늘 저는 저희 아버지를 조립할 계획입니다. 이미 한번 실패했지만.. 물론 이번에도
성공을 할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제가 과거에 유일하게 실패하조립이죠.. 저도 이번조립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계획입니다."
 
 
'김강욱선생, 은퇴선언'
 
'영원한천재 김강욱, 그는 정말 신이될것인가'
 
세미나에 참석한 기자들은 연신 기사들을 방송국에 보내기 시작했고 방송국에선
나의 모든목소리, 말, 행동들을 전세계로 전파하고있었다.
 
"자 그럼.. 마지막 조립 시작하겠습니다. 자 마이클 시작하지"
 
"아아.. 죄송합니다. 선생님.. 용서하세요.. 흐...흐흐극.."
 
비서 마이클은 나의 얇은 혈관에 주사를 놓았다. 몇초 남지 않았다.
점점 의식이 희미해져 간다.. 두눈이 무거워진다.. 나의 인생은 정말 행복했나..
부모님의 사랑이 그리워...아빠..보고싶어..
 
마이클은 잠든내게 매스질을 시작하였다. 살가죽이 벗겨진다.
두피가 벗겨 지고 안구가 적출됐다. 근육들이 뼈와 분리되고
내장들이 쏟아져내렸고 나의 뼈는 그렇게 세상의 빛과 조우했다.
 
마이클은 기증될 부위를 제외한 나의 신체부위를 조심스레 아버지 유골에
하나씩.. 한점씩.. 한토막씩.. 자리를 맞추어 나열하였다..
 
 
 
 
 
 
 
나의 모든것을 아버지에게...
 
 
 
 
 
 
 
 
조립형 인간 끝...
 
 
 
 
 
 
 
.............................................
 
 
 
 
'우리 강욱이, 오늘은 뭐 조립할꺼야?!'
 
'음... 음... 오늘은 아빠 조립할꺼야?!'
 
'뭐어?! 하핫 아빠는 기계가 아닌걸!?'
 
'아니야! 아빠 아플떄 내가 아픈곳 조립해서 다 낫게해줄꺼야!'
 
'우리 강욱이 다컷네. 우리아들 고추한번 만져보까?'
 
'이아악 하지마!!!'
 
'강욱이 정말 아빠아프면 낫게해줄꺼지? 자 그럼 아빠랑 약속!'
 
'약속~'
 
새끼손가락 고이걸어 꼭꼭 약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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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쓰면서 부족함을 많이 느낀작품..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
 
 
그믐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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