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욜 퇴근해서
차를 타고 낚시를 갔어요.
그냥 물&달구지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곳인데 아주 가까이서 고양이소리가 들려요.
달구지 아랜가 이리저리 둘러봐도 아무것도 없거니와
예전에 추운 겨울엔 길냥이들이 차안에 들어가서 사고들 당하는 경우가 있으니 항상
차에 타기 전엔 두드려보라던 구친자여 얘기가 생각이 났어요.
보닛도 열어보고 여기저기 발로 차보기도 했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고..
고양이 소리는 계속 나긴 하는데..걱정은 되고 낚시는 하고싶고..
낚시하다보면 알아서 나가겠지 하고 낚시를 하러갔죠.
낚시를 하고 와 보니 소리가 안 나길래 아, 갔나보다 하고 저는 여인네를 만나러 갔어요.
저는 천안에 살고 여인네는 김포에 살아요ㅠ
여인네에게 오늘 이런일이 있었거덩 하고 이야기를 해 줬더니
에그머니! 그래도 안에 있었으면 어쩐담! 하고 걱정을 하는 거에요.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여인네는 품을 팔러 가고 저는 할일없이 빈둥대다
고물달구지가 비실비실 겔겔 거리는 꼴이 안쓰러워 수리점에 갔답니다.
이래저래 하니 고쳐주십쇼 하고 구름과자 한모금 먹으려는데
정비사 아저씨 갑자기 비명을 지릅니다
"크악!!ㅋㅋㅋㅋㅋㅋ야~ 너 뭐야~ㅋㅋㅋ"보닛을 여는데 갑자기 시커먼게 툭 튀어 나와서 식겁했다구요ㅋㅋㅋ
헉!! 아직 안에 있었구나~ㅠ 얘가요~ 천안에서~ 어쩌구저쩌구ㅋㅋㅋ
정비사 아저씨 들이랑 저랑 모여들어서 막 신기하다고 사진박고 쓰담쓰담 해주고
여인네한테 " 헐 어제 걔 나옴ㅋㅋㅋ"
카톡 보내고 나니 여인네도 신기해 하더라구요 보고싶다고ㅋㅋ
그러고 있자니
하..이 일을 어쩐다...하는 생각에 2초간 깊은 고민에 빠져듭니다.
어머니께서 고양이를 워낙에 않좋아 하시는지라..;;
그래도 이 먼곳 까지 제가 데려왔으니 다시 제가 데려가야죠.
그렇잖아도 죽을뻔도 했고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여인네의 오두막 근처에 이리온 이라는 곳이 있어 그리로 가서 자초지종 설명을 하고
"이 아이가 이틀을 굶어 많이 배가 고플 터인데 천안까지 차로 데려 가자니 안에 변을 볼 것이 두려워 많이는
먹이지도 못하게 생겼으니 그저 사료 한 됫박 만이라도...ㅠ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떨며 내미니 샘플로 나온 사료를 무려 2봉씩이나 베푸십니다.
복받으실 거에요ㅠ
장난감이랑 목줄은 안좋다길래 가슴줄로 해서 그것들은 근처 할인마트에서ㅋㅋ사고ㅋㅋㅋ
아직 씻기지도 않았는데 여인네는 귀엽다고 좋아라 안고
어머니도 내치진 않아 주시니 다행입니다.
사람손에 길러지던 아이 인지 온순하고 잘 따르기도 해요.
고작해야 울집에 온지 이틀짼데 그냥 지 집이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