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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쳐서 문재인을 지지한다.
게시물ID : sisa_9833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打作
추천 : 0
조회수 : 57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9/16 00: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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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생각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사람을 지지하거나 지지하지 않는다며 그 기준을 '사람'에 두는 태도는 언제고 배신당한다. A와 B 중에서 누구를 따를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민주주의의 요체였던 적이 없다. 나는 엘리트도 철인도 기대하지 않으며, 그런 사회 - 인물, 영웅에 기대지 않는 - 의 가능성을 이화여대를 발화점 혹은 촉매로 삼아 시작되어 촛불혁명에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보았다. 혹은 보았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나는 그 즈음 퉁쳐서 문재인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사람을 지지할 리 없는 내가.

퉁쳤다. 

약간만 더 세세하게 따져 보자면 '저들'이 하는 짓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미에 가깝다. 노무현이 겪었던 그것을 방조하지 않겠다는 다짐 같은 것이기도 했다. 저들의 수작질을 막는 일에 한손 보태고, 나자신부터 그딴 수작질에 흔들리지 않으며 내 눈으로 문재인을 보고 판단하며 따를 것은 따르고 반대의견을 제시할 것은 제시하겠다고 제법 길게 펼쳐서 적어 볼 수도 있다. 내 지지는 그 정도의 의미다. 그래서 퉁친다는 말을 매번 집어넣는 것이고.



2.
문득 궁금해졌다. 다른 사람에게 내가 지지자로 보일지 지지자인 척하는 자로 보일지. 세상 사람 이렇게 두 부류로만 나눌 수 있다면 차라리 편하긴 할텐데.



3.
각자의 방식으로 지지했으면 한다. 타인에게 침묵을 지나치게 강요하지 말고. 나는 그런 민주주의를 배운 적 없다. 문재인 정부가 일종의 혁명정부 성격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침묵의 강요는 너무 위험한 듯하다. 

KBS와 MBC를 상대하는 문재인 정부의 조심스러움과 섬세함을 보라. 이전 정부처럼 입맛대로 해 버리면 손쉽겠지만 그러지 않는다. 가장 높이 평가하는 부분 중 하나다.

우리가 여기서 배울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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