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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3년간 나 계속 무시하던 놈 사이다 ㅋㅋ
게시물ID : soda_9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리집돌쇠
추천 : 24
조회수 : 4403회
댓글수 : 101개
등록시간 : 2015/08/27 01: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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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3주 된 셋째 딸 때문에 잠이 없으니 음슴체로...

본인은 미국 사는 30대 중반 직딩임. 회사에 동양인 몇 안되고, 나머지는 전형적인 미국인들...

이 회사 다닌지 올해가 4년째라서 대부분 얼굴과 이름을 알고 대부분 복도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함. 

그런데 간혹 내가 인사해도 생까는 인간들이 있음. 인종차별까진 아니겠지만, '내가 너보다 낫다' 라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 복도에서 마주쳤을 때(쩌~기 멀리서부터 거의 10초 넘게 서로를 향해서 걸어가며 주위에 아무도 없이 오기 때문에 안 볼 수 없는 상황이 대부분) 내가 인사해도 그냥 쿨하게 아.무.말 도 없이 지나감. 당연 대화는 해본적도 없음. 성격이 그러겠거니 했는데, 다른 사람들하고는 웃으면서 잘 대화하는게 보임. 

처음에는 그냥 자격지심 같은게 생겼는데, 미국에서 몇년 살고, 나이도 있는만큼 별의 별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에 그냥 요즘엔 나도 생깜.

이전에 글을 따로 파긴 했는데, 본인은 마케팅 매니저임.

총 4명인 마케팅 매니저 자리중 하나가 공석이 되어 요새 면접자(총 9명) 들 인터뷰를 봤는데 내가 결정권 자 5명 중 하나임. 

얼마전 1차 인터뷰 보러 들어갔는데 처음보는 이름인데 내부 캔디데잇이라고 해서 들어가 봤더니 지난 3년간 나 생까던 그.놈. 이 있음. ㅋㅋ

여기서부터 1차 사이다 

나 : 안녕?
그놈: 안녕? 뭐 궁금한거 있어? 내가 지금까지 계속된 인터뷰로 말을 너무 많이 했더니 목이 아프네. 말할 거 있으면 해봐
나 : 말은 니가 해야지. 나는 너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데
그놈: 혹시 내 레주메 못봤어?
나 : 봤는데, 구체적이지 않고 좀 애매해서 그러니 walk me through your resume 해줘 (레주메 처음부터 설명해 달라는 뜻)
그놈 : 블라블라
나 : 잠깐, 너 여기 레주메에 따르면 지금 우리회사에 xxx 부서 R&D 에도 관여하고 있어?. 그냥 이름만 올라가 있고 프로젝트 수행은 안하는거 아니야?
그놈 : 아냐, 내가 핵심 인물 중 하나야. 많은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하고 있어.
나 : 참여하는 프로젝트 말해봐
그놈 : 블라블라
나 :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하면 미팅도 계속 참석하겠네? 
그놈 : 오브 콜스
나 : 근데 왜 나는 미팅에서 한.번.도. 너를 못봤지? 내가 이 부서 매니전데 내가 모르고 있는 회의가 따로 있나?
그놈 : ... (안절부절)
나 : 디스 이즈 시리어스 프라블럼. 문제점을 찾게 해줘서 고마워. 인터뷰 끝나고 빨리 애들한테 전화해서 부서내 커뮤니케이션 점검하라고 해야겠다.
그놈 : ... 사실 요즘에는 이 부서 회의에 잘 못나가 요즘엔 YYY 부서 프로젝트를 더 주로 하고 있어. 
나 : 그래? 오케이.
그놈 : 또 뭐 궁금한거 있어?
나 : 없어. 필요한 건 다 들은거 같네.
그놈 : ... 인터뷰 끝낼까?
나 : 그래

이렇게 인터뷰를 끝내고 나옴

30분 예정된 인터뷰가 15분도 안되서 끝나자 밖에 있던 인사과 매니저가 따라오면서 무슨 문제 있냐고 물어봄. 아래는 내 사무실에서 일어난 대화.

인사과 : 애니띵 뤙?
나 : 이력서도 애매했는데 답변도 애매하다. 이력서에 약간의 과장을 집어넣는건 그렇다 쳐도, 거짓말을 하려면 안들키게 해야지. 돈츄 어그리?
인사과 : 그래도 너나 걔나 이 회사에서 일한지 몇년이나 지났는데 서로 잘 알지 않아? 같은 층에 일하는데
나 : 나 걔랑 대화한게 오늘이 처음이다. 나야 계속 인사했지만, 걔는 계속 바쁜가 보더라. 복도에서 봐도 인사도 안하고
인사과 : 흠... 아이 갓 잇
나 : 이 마켓이 회사에서 아주 중요한 만큼 매니저는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고 생각해. 
인사과 : 세이 노 모어


오늘 아침에 1차 면접 끝나고 2차 면접자 (4단계 면접으로 9명->4명 ->2명 -> 1명으로 뽑는 계획) 새 명단이 이멜로 올라왔음. 기대했던대로 그.놈.은 없었음.

여기서부터 2차 사이다 ㅋㅋㅋ

방금 점심 도시락 데우러 식당에 가서 있는데 웬일인지 3년만에 처음으로!!!! 그.놈.이 나한테 먼저 와서 말 검

그놈 : 안녕? 좋은 날이지?
나 :  그래 날씨 좋네
그놈 : 혹시 좋은 소식 없어? 
나 : 무슨 소식?
그놈 : 마케팅 매니저 뽑는거 어떻게 되는지 알아? 
나 : (해맑게) 아, 맞다. 새 명단 올라왔더라
그놈 : 혹시 나 있었니? 살짝 말해봐.
나 : 너 이름이 뭔데?
그놈 : (장난 치면서) 유 노 마이 네임.
나 : (정색) 아니, 정말로 나 너 이름 몰라. 너가 임프레시브 했으면 기억 했겠지. 
그놈 : ...
나 : 아, 맞다. 새 명단에 우리 회사 내부 캔디데잇은 없었네.. 암 쏴~리~
그놈 : (똥씹은 표정으로 가버림)


ㅋㅋㅋㅋ 오늘 하루종일 청량한 기분일 듯. 

본인은 이제 밥먹으로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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