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지난 6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 자료가 외교부 사무관 수준의 허접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고 청와대 누구도 사실을 검증하거나 전략적인 고민을 하지 않는 데 대해 크게 놀랐다"고 12일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문 대통령이 한·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에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요청한 것을 거론한 뒤 "당연히 설득력이 없는 문 대통령 주장을 푸틴은 일축해버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러정상회담을 지켜본 한 지인에게서 들었다면서 "정상회담을 위한 청와대 보고 자료에 '과거 중국이 북한에 원유 공급을 중단하니까 북한이 6자 회담에 나왔다'는 황당한 설명이 들어가 있고, 이 허위사실을 근거로 '북한에 원유수출 금지'와 '북한의 해외 노동자 수출 완전히 차단하자'는 주장이 실려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이 북한에 '최고의 압박'을 공언하면 청와대 안보실이 지레 겁을 먹고 미국보다 더 강경한 말을 쏟아낸다"면서 "그러면 슬그머니 미국은 자신의 말을 거둬들이면서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우리만 외톨이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핵 동결 시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 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지난 6월 발언을 거론한 뒤 "당시 청와대가 발끈하며 문 특보 개인의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면서 "그런데 8월이 되자 북한이 핵을 동결하지도 않았는데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하고 훈련 기간에 전략자산 배치도 철회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면 애초 청와대가 문 특보 제안에 선을 그을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것 아니겠냐"면서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하면 지레 '미국이 싫어한다'며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을 다 제거해버린 청와대 내부의 인사가 도대체 누구냐"고 말했다.
이어 "걸핏하면 백악관의 맥 마스터 안보보좌관과 전화한 걸 가지고 미국의 생각은 이것이라고 정보를 독점하고 편향된 사고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입한 사람"이라며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