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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제외한 대다수의 나라들은 북한을 여행하는 데 별다른 제약이 없습니다.
해외에는 북한 전문 여행사도 있고, 북한 여행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들도 꽤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만의 독특하고 흥미로운 여행상품들도 많다고 합니다.
해외 여행사들의 북한 여행 상품들을 통해 가상의 여행을 즐기며 직접 갈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북한 여행상품 소개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42.195km를 달려본 적 있나요?
체력의 한계에 다다를 즈음 무아지경을 느낄 수 있다는데요.
극한의 고통을 넘어서면 '러너스 하이'라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라톤이 중독성 있는 운동이라는 말도 있답니다.
4월 10일, 평양에서 만경대상 국제 마라톤 대회(Mangyongdae Prize International Marathon 2016)가 열립니다.
이 대회에는 풀코스와 하프 마라톤, 10km 단축 마라톤, 이렇게 3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5월1일경기장에서 출발해 평양 시내를 한 바퀴 돌고 오는 순환코스로 되어 있습니다.
원래는 김일성경기장에서 출발하는데 최근 북한이 7차 당대회를 앞두고 '70일 전투'의 일환으로 이 경기장을 리모델링하는 중이라 올해 대회 장소가 바뀌었다고 합니다.
만경대상 국제 마라톤 대회에 아마추어가 참가할 수 있게 된지 3년째라고 하네요.
예상 외로 많은 해외 마라톤 마니아들이 이 대회를 참가하고 있답니다.
아마추어에게 개방된 첫 해인 2014년에는 27개국 225명, 이듬해인 2015년에는 30개국 650명 정도가 참가했습니다.
올해 대회에는 약 50개 나라에서 110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를 한다고 하니 엄청난 성장률이네요.
마라톤 행사는 경제제재 영향도 받지 않나 봅니다.
북한 사진 전문 DPRK360은 올해 북한 선수 참가자가 700명이라고 공개했습니다.
해외 선수가 더 많은 진정한 국제행사가 된 셈인가요?
하지만 전체 참가자가 2천 명이 안 돼 규모는 아직 작은 편입니다.
참고로 지난 3월에 열린 2016서울국제마라톤에는 52개국 2000여 명의 해외 선수와 2만6천여 명의 국내 선수가 참가했습니다.
북한도 자국 참가자를 늘리면 서울대회 수준의 규모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네요.
여행사들도 마라톤 대회에 맞춰 각종 여행상품을 내놨습니다.
그 중에서 고려투어스(Koryo Tours) 상품을 둘러보겠습니다.
고려투어스는 중국에 있는 북한전문 여행사인데 수익의 일부를 북한 고아원(애육원, 육아원) 지원에 사용하며 현재 8개 고아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려투어스는 수백 명의 북한 선수들과 함께 평양 거리를 달리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또 경기장에는 수많은 군중이 모이므로 좋은 기운과 놀라운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마라톤 여행상품이라고 해서 꼭 마라톤에 참가해야 하는 건 아니고 구경만 해도 된다는데, 고려투어스는 수년간 이 상품을 판매했기 때문에 구경하기 좋은 곳을 알고 있다고 합니다.
여행상품은 모두 5가지가 있는데 안타깝게도 판매는 모두 마감됐고 지금은 내년 마라톤 여행상품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뭐 대회가 이틀밖에 안 남았으니 당연한 것이겠죠?
5가지 상품과 가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2박3일(900유로), 3박4일 2종(1100유로), 4박5일(1370유로), 7박8일(1860유로)
참고로 최근 환율은 100유로가 13만2천 원 정도 하니까 가장 저렴한 상품이 120만 원 정도네요.
이 가운데 2박3일 상품을 살펴보겠습니다.
4월 9~11일 일정인데 하루 전날 고려투어스 사무실에 모여 여행 브리핑을 한다고 합니다.
좀 일찍 가면 예술작품과 상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데 사무실에 갤러리가 딸려있나 봅니다.
4월 9일 오전에 집결해서 베이징 발 평양행 비행기를 타고 출발합니다.
비행에는 1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하네요.
평양에 도착하면 숙소인 양각도 호텔에 가는 길에 개선문과 만수대 동상을 방문합니다.
개선문은 유명한 파리의 개선문과 비슷하지만 더 크다고 설명하는군요.
만수대 동상은 북한에서 매우 중요한 장소며 현지 관습에 따라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 다음에 차를 타고 마라톤 코스를 미리 둘러본 다음 호텔에 가서 저녁을 먹습니다.
다음날인 4월 10일, 곧바로 마라톤에 참가합니다.
마라톤 출발지는 5월1일경기장인데 고려투어스 홈페이지에는 김일성경기장으로 나와 있네요.
장소 변경이 최근에 공지된 듯합니다.
선수들이 출발하고 나면 경기장에서 축구시합이 열리기 때문에 구경만 해도 지루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대회가 끝나면 호텔에 돌아와 씻고 점심을 먹습니다.
그래도 북한까지 갔는데 달리기만 하다 돌아올 수는 없겠죠?
오후 일정으로 문수물놀이장과 시내 구경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문수물놀이장은 북한이 자랑하는 최신 워터파크인데 입장료 10유로는 개별 부담이랍니다.
시내 구경은 주체탑, 당창건 기념탑, 외국어서점, 김일성광장, 만경대 김일성 주석 생가 등을 돌아보는 코스입니다.
주체탑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돌탑이라는데 5유로를 내면 엘리베이터로 꼭대기에 오를 수 있습니다.
평양 전역을 둘러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네요.
저녁에는 호텔에서 식사를 하고 고려컵 시상식이 있습니다.
고려컵은 고려투어스 참가자 가운데 이번 마라톤 대회 1~3등에게 주는 상입니다.
풀코스, 하프, 100km 단축, 이렇게 세 코스 각각 3명씩 상을 받는다고 하네요.
다음날인 4월 11일은 별다른 일정 없이 오전 8시 반 평양공항을 출발합니다.
여행 요금 900유로 외에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있습니다.
먼저 북한 비자를 받는 데 50유로가 필요하답니다.
또 호텔 독실(싱글룸)을 이용하려면 하루 50유로를 추가해야 합니다.
식사 때마다 기본 맥주가 나오는데 추가로 마시려면 비용은 개별 부담이랍니다.
그룹별로 2명의 가이드와 운전수가 붙는데 보통 전체 합쳐서 20~25유로 정도의 팁을 준답니다.
예정에는 없지만 가극공연이 열려 관람한다거나 유원지를 방문하려면 별도의 비용을 준비해야 한답니다.
어떤가요?
마라톤도 즐기고 평양 구경도 하고, 가볼 수만 있으면 도전해 볼만하지 않을까요?
※북한 사진 전문 DPRK360이 공개한 만경대상 국제 마라톤 대회 참가국은 아래와 같습니다. (북한 포함 50개 국, 가나다 순)
아시아(8): 네팔,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유럽(31):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라트비아, 러시아, 루마니아, 룩셈부르크, 리투아니아, 벨기에, 불가리아, 세르비아, 스웨덴, 스위스, 슬로바키아, 아일랜드, 안도라, 에스토니아, 에스파냐(스페인), 영국, 오스트리아,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이탈리아, 체코, 캐나다, 포르투갈, 폴란드, 프랑스, 핀란드, 헝가리
아프리카(2): 남아프리카공화국, 짐바브웨
아메리카(6): 미국, 멕시코, 브라질, 콜롬비아,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오세아니아(2):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문경환 기자 [email protected] ⓒNK투데이
출처 | http://nktoday.kr/?p=12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