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보는거 힘든거 알아요. 신생아 돌보는게 쉬운일 아니라는것도 알아요..
아이 엄마로써 아이가 으으어엉이애애애 하고 울음을 시작하려고 하는 그 순간 조차부터
가슴이 울컥하고 코끝이 찡해서 눈물이 나려고 할정도로
전 우리아이를 많이 사랑하고 아끼고 소중히 여깁니다.
어느 엄마가 자기 자식을 안예뻐하겠냐만은
정말 우리아이 예뻐서 쳐다만 보고 있어서 좋아요
그런데 우리 아이 사랑하는것과는 별개로, 정말 내 몸과 정신이 힘들어요...
그래도 전, 아이 돌보는게 지금 잠깐이고,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는 희망도 있으니까..
아이로부터 도망가고 싶다거나 육아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안들었어요.
그런데 정말 서럽고 힘든게 뭔줄 아세요?
저희 신랑이 제가 힘든걸 몰라준다는거... 그게 제일 힘드네요.
친정이 없고, 시댁에서도 아이 키우는데에 도움을 주지 않아요. 서럽고 속상하지만 어쩔수 없다는거 알아요. 그래도 힘든건 힘든거잖아요.
나하고 똑같은 직장에서 일했는데, 저는 아이낳느라 잠깐 육아휴직중이에요.
자긴 밖에서 일하고 와서 더 힘들고, 집에와서 니가 못해놓은 집안일 까지 하려니 더 힘들대요..
나보다 더 힘들다는 뉘앙스로 들렸어요.
넌 별로 안힘들것 같다는 뉘앙스.
신랑이 아이를 안아주면 제가 지쳐 먼저 잠들때가 몇번있었는데,
그거갖고 "나는 너보다 늦게 자, 나는 집에와서 쉰적이 없어."
그래서 제가 복직할테니 아이를 당신이 봐달라. 그러면 내가 퇴근하고 와서 집안일이랑 아이돌보기까지 다하겠다 했더니
"넌 애기 보는걸 싫어하는거야. "라고 단정지어요. 이세상에서 최고로 나쁜 쓰레기 엄마 만들어요.
신랑이 많이 도와줬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었는데, 설거지해줄때 매번 고맙다고 해주지 않는것이 속상했대요.
그간 고맙다고 말한건 소용이 없나봐요. 매번매번 하루에도 수십번 모든 순간에 고마워라고 말해야하는 압박감이 들어요.
아이 돌보는게 힘들다기보다 이제는.
남편이 제가 힘든걸 몰라주고, 무시하는게 힘들어요.
글쎄요.... 제가 힘든걸 남이 알아주고 몰라주는게 뭐가 중요한가 싶다가도
저에게는 가족이라곤 남편과 이 핏덩이 아가뿐인데
하루종일 대화를 섞는 사람도 없고 외롭고 슬픈데
이젠 남편에게 기대지도 못한다는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져요.
사실 싸운건 토요일이였는데, 수요일이 된 지금까지도 하루에 몇번씩 눈물이 나요.
나는 우리 신랑을 사랑하는 것 같은데, 이제는 내가 왜 신랑한테 이렇게까지 기대는지 내 자신이 한심해요.
덜 사랑하고 덜 의지하고 완전히 독립적이 되어서
강한 혼자가 되면, 그러면 나아질까요?
무엇보다 중요한건 전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요..
스물다섯이라는 어린 나이에 조건없이 사랑하는 사람만나 결혼했을때
저의 꿈과 희망은, 저를 아낌없이 사랑해주고 제 편을 들어주고 제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과
평생 함께 하고 싶다였는데,
우리 신랑은 이제 더이상 제편을 들어주지 않고, 제 말을 잘 들어주지 않는것 같네요.
자기 말로는, 내가 언제 니 편을 안들어줬냐. 내가 언제 니 말을 안들었냐. 다 듣고있다. 왜또 말을 그렇게 하냐.
이러지만,
이제는 뭔가 아주 멀리 멀리 이사람과 관계가 틀어져버린 것 같아요. 대화가 힘들어요.
그래서... 아이를 돌보는게 더 힘들어요.
아이를 품에 재우고 또다시 펑펑울면서 하소연할데가 없어서, 육아게시판에 써봅니다..
이세상 모든 엄마들 화이팅.. 존경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