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3 생물학적 여자인간이고요
아빠가 좀 남미쪽 사람처럼 잘생기셨는데(....)
제가 아빠를 닮았어요
(위: 현재 나 / 아래: 남동생(엄마유전자몰빵)
저랑 아빠랑 다니면 아빠친구들이 막 감탄을 하면서 "와 니 민증이가...( 엄마얼굴이 없노)"하면서 슬퍼하십니다
몇년전에는 머리를 짧게 해다녀서 완전 아빠랑 똑같이 생겼었거든요
(아빠 정자끼리 수정을 한게 아니냐는 말도 몇번 들었음)
그때 일화를 얘기해보려 합니다:)
1
당시 저는 학원을 다녔고 교실구조가 교실 뒤쪽 벽에 창문이 하나 있어서 밖에서 기다리는동안 앞시간 수업을 구경할수있는 구조였습니다
그날은 수업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교실 뒤쪽창틀에다 턱괴고 앞시간 수업을 구경하고있었는데
수업하던 선생님께서 사람 부끄럽게 자꾸 쳐다보지 말라면서 장난투로 나가라고 하셨어요ㅋㅋ
원래 수업분위기가 자유롭고 해서 저도 장난친다고
(중후하게)싫소 했더니(좀더 느끼한표정으로 한쪽눈썹을 까딱까딱했던걸로 기억함) (대략 위에 플린 표정 정도였을것같음)
선생님이 분필지우개를 던지셔서 창문닫고 조용히 창문 밑에 쭈구리고 앉았어요
수업듣던 학생들도 다 웃고 ㅎㅎ 수업내용 보니까 한학년 밑에 애들이었어요
그때 교실에 있던 학생 한명이 밖에서 소리가 안들린다고 생각했는지 제 얘기를 하더라고요
학생: 쌤.(선생님 말씀이 되게 진지한 표정이었다고)
쌤: 어?
학생: 저 형 여자 닮았어요.
으응...
응?....
머리 길때는 여자같기는 커녕 맨날 전봉준 소리 들으면서 다녔는데....
여성스럽단(,,,)얘기 들은게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여자 같아요도 아니고 여자 닮았어요
여성적임의 각성과 분노를 동시에 느꼈던것같음
2
일본에 교육목적으로 여행을 가게 된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머리 길어서 전봉준 머리였어요
생각해보니 중학교때였던듯
이때 진짜 친구들이 남자애들밖에 없었을때인데
숙소에서 친구 A랑 걔네 방에서 놀기로 했어요
친구 A는 남자고요 A랑 A의 룸메이트는 방배정때문에 처음으로 알게 된 사이였습니다.
A의 룸메가 먼저 체크인을 해서 저희는 A네 방문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룸메가 문열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룸메가 안 나와서 대충 정황을 보니 큰일을 치루고 있는것 같더라고요 ^^뿌쟉뿌쟉?
한창을 기다리다 드디어 룸메가 나오는데!
문이 열리면서 머리가 빼꼼 나오더라고요
눈이 마주쳐서 놀러왔다면서 인사를 하고 일어서는데
세상에나 속옷만 입고 나오는게 아니겠어요!
전 아직도 흰바탕에 빨간스트라이프의 팬티를 기억합니다 제 인생 최초로 본 남성속옷....(아빠는 널렁한 속옷? 바지 입고 다녀서 이런 느낌 아녔음)
A는 황급히 문을 활짝 열고 나오는 룸메를 막아서고 저는 너무 놀래서(룸메가 너무 당당히 걸어나왔기 때문) 뒤도 안돌아보고ㅋㅋㅋㅋ제 방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무래도 단체여행이다 보니 피하려고 해도 룸메를 자꾸 만나게 되더라고요
근데 룸메가 자꾸 눈 마주칠때마다 "야 너 남자아니냐?" "남자잖아, 어?" 하고 묻는겁니다
머리 긴 남자앤줄 알고 지는 겁나 그렇게 아무렇지 않았던겁니다^^
A 말로는 어제 룸메가 자꾸 왜 그러냐고 묻길래 자기가 계속 눈치를 줬다고는 하는데.... 공항에서 여권 보여주고 나서야 상황을 이해하더라고요...
보통 여성분들 머리 짧을 경우에만 오해 받지않나요?ㅋㅋ....저는 머리짧을때는 여자라는 1의 의심을 받았는데 머리 길때는 1도 의심을 안했네요...ㅎㅎ......
3
이건 머리짧았을때 얘기에요
집 옆에 독서실이 있는데( 그 독서실 제외하고 모두 거리가 너무 멀어서 꼭 거길 가야했음)
좀 노는 언니들이 많아서 가는걸 별로 안좋아했습니다
독서실 카운터?에 보면 어느 자리에 사람이 있고 어느자리가 비었는지 표시가 되어있는데
여학생실은 아니나 다를까 그 노는 언니들로 추정되는 자리가 꽉꽉 차있고 복도로도 얘기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근데 남학생실에 정말 한명도 사람이 없길래....(우리집 주변이 다 여중 여고 였음)
목소리를 한껏 낮춰서 변성기 안지난 남자애 목소리를 연출하고
남학생실에 입장..
책가방 책상에 내려놓는데 긴장 풀리면서 바닥에 주저앉았음...
주인아저씨가 아니라 그 집 딸래미가 카운터에 있었으면 눈치채서 못 들어왔겠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두세번 남학생실 왔다갔다 하고나니 그 뒤로는 정말 아무렇지 않게 자리 고르고 돈내고 들어가고ㅋㅋ
점점 그 독서실에 남학생이 늘어나길래 겨우 한달 다니다 거기 안갔어요
아..아무튼....전 지금 고3이고....
내신은 이미 아작났고...
내일은 월요일이고..
아침에 영어듣기할때 맨날 자서
수능때 영어듣기 나오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잘것같고,,,,
내년 이맘때쯤엔 대학가서 살빼서 다시 머리 짧게 자르고싶네요
확실히 편함....^^ 여성스럽다는 말도 들을수있고?ㅎㅎ
어 그리고...점점 엄마 닮아가고 있단점은 조금 위안이 되고
내일 급식 뭐지...
내일 학교 채식의 날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고기랑 쌈이 나온다는것같군요
흐흐흐흥 행복하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고3은 입시 마음먹은대로 되시길
<여기 적어두면 뭐라도 한가지는 이뤄질것같아서 소원 한 가지만 적어둘게요>
대학가도 안생기는거 아는데
저는 남친이 아니라 방 치워줄 마누라가 필요해요...
대학가서 마누라 잘 만났으면....ㅎㅎ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