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안걸고 이야기 하겠습니다. 저는 20대 후반 4년차 학생부 남교사 입니다. 저는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대학교때 과를 옮겨서 사범대를 갔지요. 그리고 현역으로 임용을 합격하였습니다.
일단, 선생님 되고 싶으면 교대를 가라는 말이 정말로 어이가 없습니다.
첫째로 솔직히 사범대는 경쟁률이 거품이 심합니다. 사범대 + 교직이수 + 교육대학원인데 제대로 공부하는 사람은 잘 못 본거같네요. (학교에서 근무하다보면 신규라도 사범대 합격률이 월등히 높던데요?)
둘째로 교대는 전국에 몇 없기 때문에 거품이 그리 심하지 않습니다. 3:1 밖에 안된다구요? 3명 시험치면 2명이 떨어집니다. 교대는 떨어지는 확률이 '적을' 뿐이지 떨어지지 않는 보장이 없습니다. 교대생들이 들으면 어이털리는 말입니다.
셋째로 선생님이 되고 싶으면 교대를 가라는 명제가 참이라면 이 명제의 대우는 교대를 가지 않으면 선생님이 되고싶지 않은 것이다. 라는 뜻이 됩니다. 사범대를 가면 선생님이 되고 싶지 않은건가요? 사범대 선생님들은 선생님이 아닌가요?
선생님 되는데 너무 높은 수준의 공부를 하는지 이해못하겠다는 분들에게도 말씀드립니다. 대학교 공부는 학생들 지도할 때 전공내용이 정말많이 쓰입니다. 교재연구할 때 도움이 많이 되고 개인 연구를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됩니다. 특히 학생들이 고난이도 질문의 내용들은 대부분 전공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 전공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 것이 선생님의 능력 중 하나입니다.
선생님에게 필요한 역량이 너무너무 많아서 사실 힘이 많이 들지만 수업역량은 '기본 중 기본' 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수업을 못하는 선생님은 학생들과 많은 마찰이 일어납니다. 물론 공감능력이 뛰어난 선생님은 이를 커버하여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지요. 하지만 수업역량은 당연히 깔고 가야하는 것입니다. 이 때 수업역량은 교재연구, 즉 자기가 얼마나 전공관련하여 잘 알고 있고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지도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전공공부 쓸데없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다 피가되고 살이됩니다.
마지막으로 사범대 올 곳이 못된다는 마인드라면 선생님 안하셨으면 합니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은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선생님이라면 학생들이 좌절할 때 큰 힘이 되어주어야 하고 도움이 되는 좋은 방법은 '경험' 입니다. '선생님은 이렇게 해서 좌절을 겪고 일어났다. 이런 선생님의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을것 같다. 이렇게 이렇게 오늘 시작해 보자' 라고 말을 건네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지요. 그렇다면 담임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신뢰를 얻게 되고 그 반은 학교폭력이 거의 않는 화목한 반이 됩니다. 저도 이런 저런 경험을 나름 하였는데 (사범대생들 과외할 때 전 벽돌, 박스 나르고 트럭운전하였습니다.)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되더라구요. 더 경험하지 못한게 아쉬울 정도입니다.
정리하면 사범대 올 곳이 못된다는 마인드라면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기운이 가기 때문에 초등선생님이라도 하지 마시고(요새 초등학생 학교폭력이 얼마나 심각하지 모르시죠?) 생각을 고치셨다면 공부하세요. 불쌍한 중고등학생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면 공부가 즐거워질겁니다. 임고합격하셔서 힘들어하는 중고등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셨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