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프로그래머 게시판에 쓸 내용이 맞나 좀 긴가민가하긴 한데 개발자 계층 이야기가 눈꼽만큼 나오니 여기다가 적습니다. 다 쓰고나니 평어체네요 헷
여느때처럼 저녁을 먹고와서 코딩을 하고 있는데
건너편에 앉은 다른 회사의 개발자들이 쿼리의 결과값에 대한 토론을 나누고 있었다.
저녁에 느꼈던 이 기묘한 기분을 전달하려면 대화 내용을 최대한 복기하여 발음대로 쓰는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러므로 다음 대화는 표준어가 아님
개발자A : 슨배임 이거 결과갑시 엄써요 이거 이거 여기 익쎕션났네요
개발자B : 결과까비 없긴 왜 없어 여기봐 로그에 다 찍혔자나
개발자A : 아이고 슨배임 이 컬럼갑쓴 형식이 클롭이에여 그냥 넣음 안되여
클롭? CLOB말이군.. 이야기를 들으며 계속 코딩을 하는 본인.
개발자B : 아닌데 씨랍 이거 다 자동으로 잡아주는데...
개발자A : 자동으로요? 와 신기하네요 저는 여태 커스텀맵썼는데 클롭은 따로 명시를 해줘야지 갑시 에러 안나고 잘 드가지 않나요?
개발자B : 원래는 그런데 씨랍이든 비랍이든 따로 명시 안해도 되도록 공통에서 세팅이 되어있다고... 이상하네...
두 개발자는 계속 서로 다른 발음을 쓰며 대화를 계속했다. 나는 계속 듣고있었고..
둘다 절대 서로 사용하는 발음을 양보하지 않은 채로 그 대화는 계속됐다. -_-; 서로 인지를 못하는건지... 자존심인지...
글쓴이는 CLOB을 씨랍이라고 읽는사람이고 값-을 이라는 말을 갑-슬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이다.
전에 같이 일하던 사람이 값을- 이라는 발음을 가플 이라고 계속 발음하는게 너무 신경쓰여서 같이 술마실때 그것에 대한 열변을 토한 기억이 났다.
가플이 아니라고! 갑슬이라고! ... 알았어요 죄송해요 ㅠㅠ 라면서 고쳐지나 했는데
그 사람은 몇달 후 다시 일을 같이 하게 됐을때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며 나를 쓴웃음짓게 만들었다.
"대리님 이거 결과깝피 널인데 한번만 봐주세요"
그 사람을 여기에 데려와서 저 대화에 끼게 하면 참 재밌었을거다.
다들 같은 단어를 다르게 발음하면서도 알아서들 잘 알아듣고 사는거 보면
따지는게 바보같은 일인거같기도 하고 그런 기분이 든다.
그러고보면 비슷한거 많다. 아무래도 외국어로 코딩하고 살다보니 읽는방법이 중구난방인게 많으니까
씨랍 클랍, 에이젝스 아작스 에이작스 아약스, 이넘 이늄, 구이 지유아이 등등..
SQL을 에스큐엘로 읽고 살던 본인이 시퀄이라고 읽는 사람을 작년에 실제로 보고 경악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내 후배직원이 또 "가플" 이라고 말한다면 나는 그걸 고쳐줘야하나 말아야하나..
근데 다들 CLOB 어떻게 읽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