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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을 안 채우면 한 푼도 안 주겠다는 회사
게시물ID : menbung_190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mz
추천 : 1
조회수 : 77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3/19 14:25:36

저는 현재 지역신문사에서 일주일 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면접 보러 왔을 때는 제가 길을 헤매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점심시간이었어요.
사무실은 넓고 컴퓨터도 9대 정도 있더라구요.
사장(70대 중반 할아버지)이 지금 점심시간이라서 다들 밥먹으러 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른 직원들 얼굴도 못 보고 1:1로 면접을 보고 며칠뒤 출근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번주 월요일에 첫 출근을 하고 보니 직원이 저를 포함해 딱 3명이더라구요;;(사장, 국장, 저) 자리는 많은데;;

계약서를 쓰자고 해서 보니까 내용이 대충
"처음 한 달은 수습기간, 이 수습기간 한 달을 채우지 않고 그만둘 시에는 근로법과 상관없이
돈을 일체 지급하지 않겠다." 이랬어요.
그 항목에 대해 설명하기를, 요즘 젊은 애들이 자꾸 입사하고는 하루 나오고 안 나오고
혹은 이틀 나오고 안 나오고 그래서 그렇게 써놨다고...
사실 그걸 보고 여기가 어떻길래 그렇게들 그만두나, 이 계약서는 또 뭔가...멘붕이 오긴 했지만
백수로 지낸지 오래돼서 부모님 생각하고 웬만하면 버티자는 각오로 작성했거든요.
지장을 찍으라고 해서 지장도 찍었어요;;

근데 며칠 나와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는 괜찮더라구요. 일이 심하게 없는 것 말고는......
일이 진짜 없어요. 사장님과 국장님도 하는 일이 없고.
그런데도 계속 사람인, 잡코리아 같은데에 공고를 내는거예요. 그것도 매일.
사실 저도 굳이 안 뽑고 자기 둘이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할 일이 없는데 왜 사람을 계속 뽑을까 의문이었어요.
기자도 필요하고 자기 비서도 필요하답니다.
근데 공고 올릴 때 성별은 어떻게 할까요? 물으니까 성별은 상관없대요. 그래서 성별무관으로 해서 올렸는데
남자가 이력서 넣으면 읽지도 않고 바로 휴지통에 넣어요-_-
"기자도 제대로 안 해본 것들이 무슨 기자를 하겠다고 지원을 해?" 이러면서.
근데 여자가 사무직 지원해서 면접 보러 오면 "사무직"지원인데도 계속 기자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면접보러 온 여자분이 기자일은 안 해봤다하니까 상관없다고, 다 배우면 된다고;;
이런 식이니까 면접 보러 온 사람마다 사장은 마음에 든다고 출근하라는데 자기들이 싫다하고 안 나옵니다.

저번주 화요일에는 갑자기 목요일에 출장을 간대요. 성주로...
그래서 저도 가는 거냐 물으니까 그렇다고 합니다.
새벽 6시반에 사무실에서 모여서 출발, 저녁 8시쯤 서울 온다고.
왜 가냐니까...나물 뜯으러 간대요. 사무실 주변이 전부 다 산인데 왜 굳이 성주까지 나물을 뜯으러 갈까,
그게 무슨 출장인가...그리고 이 날씨에(지난주는 좀 추웠어요) 나물이 있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누가 사람인에 입사지원을 했더라구요. 사장이 그 사람한테 전화해서는
운전면허 있냐고 물어봐요. 그 사람이 있다고 하니까 그럼 내일부터 당장 출근하라고.
우리가 내일 출장가니까 새벽 6시반까지 와서 자기랑 교대로 운전하자고;;(저랑 국장님은 면허가 없습니다)
아니 무슨 면접도 안 보고 출근시키자마자 새벽부터 운전을 시키나, 미쳤나 했는데
상대방도 이상한 거 알았는지 못 오겠다고 하더라구요. 
여차저차 해서 저는 안 가고 사장님과 국장님, 그리고 국장님의 지인 2명이서 갔다왔습니다.
다음 날 제가 국장님한테 나물 많이 뜯어오셨냐 물었더니 나물 뜯으러 간 게 아니래요.
그럼 왜 갔냐 물었더니, 사장 부모님 산소 갔다온 건데 자기 혼자 가기 싫어서 나물뜯으러 가자고 꼬셔서 가는거라고
자기는 일한지 오래돼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따라갔다온다고...
이때까지는 70대 할아버지가 부인도 자식도 없이 혼자 사니까 외롭고 심심해서 이러나보다 하고 싫어도 이해는 됐는데,

어제 또 신입사원(당연히 여자)이 들어왔어요. 이제 직원이 4명인거죠.
근데 난데없이 창고에 있는 세탁기를 옮기자는 거예요.
국장님은 지금 몸이 좀 편찮으셔서 자기랑 저, 신입사원 이렇게 3명이서 옮기쟤요.
세탁기가 생각보다 무겁더라구요;; 할아버지랑 여자 둘이 옮기려니까;;
낑낑대면서 옮겼더니 창고 짐들도 다 정리하자고...
그래서 속으로 걱정이 좀 되더라구요. 이 신입사원 내일부터 안 나온다고 하는 거 아닐까? 이런 걱정;;
국장님한테 농담삼아 "저 여자분 내일부터 안 나오는 거 아닌가몰라요. 오자마자 이렇게 부려먹어서" 이랬더니
“일부러 저러는 거야. 저렇게 누구 하나 들어오면 막 부려먹고 그 사람이 이상하다싶어서 다음날 그만두겠다 하면 
계약서에 한 달 미만 근무시 돈 일체 지급 안 함 써있으니까 자기 돈 안 들어가고 일시키고 좋잖아.
너도 월급 받아야 되니까 한 달만 참고 다른 데 알아봐. 여기 있어보면 알 거야.
저 양반이 무슨 속셈으로 그렇게 공고 올리는지. 남자도 뽑는다 써놓고 남자 이력서는 자기가 다 휴지통에 넣어버려.
맨날 20살, 21살 예쁘고 어린 애들만 뽑고 비서시킨다고 자기 따라다니게 하고.”
이럽니다. 순간 제가 20대 후반에 뚱뚱하고 못생긴 편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무튼 이렇게 신입 들어오면 부려먹고 그만두고 이런 적이 한 두번이 아니라고...
사무실에 입사지원자들 이력서만 해도 진짜 산을 이룹니다.

열흘정도 일했는데 저도 그동안 그만두고 싶다 생각한 적도 몇 번 있었지만,
일한 게 아까워서 한 달은 참으려고 했거든요...
근데 계약서에 저렇게 명시되어 있고 제가 지장까지 찍었다면 정말 한 푼도 못 받는건지...
이전에 일했던 몇몇 분들은 카드값, 전화비 내야되는데 돈이 없다고 월급 가불해달라고 하고
사장이 가불해주면 안 나오는 꼼수를 썼대요.
근데 사장이 가불해줄때 또 서약서(?)같은 걸 받아놨더라구요, 지장 찍게 하고.
그래서 저한테 그 서약서 뭉치를 보여주면서 언제 한 번 자기랑 돈 받으러 가자고...ㅠㅠ
보니까 집앞에 찾아가서 증거사진 같은것도 막 찍어오고 그랬던데.
하루하루 지날 수록 뭐 이런 영감탱이가 다 있나 싶고...
당장 그만두고 싶어도 열흘 일한 건 아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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