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동성애의 코드를 지니고 있습니다.
보시기 불편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의 양해를 구합니다.
첫 3년은 마음대로 행동했다.
그땐 어렸기때문에 아무것도 몰랐고
내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도 아니였다.
그 다음 3년은 남들과는 틀리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평범하지 않고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더럽게 느껴졌다.
남들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현상까지도
나에게는 크나큰 죄악이나 다름이 없었고
그 때 나를 지배하는 생각은
'더러운 쓰레기'였다.
누구도 나를 이해해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고
세상에서 나는 혼자였다.
매일같이 롤러코스터를 타던 감정의 혼란속에서
'305호에'는 '나는 틀리지 않다. 다만 다를 뿐이다'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하나의 전환점이 되는 작품이였다.
그 이후로부터 나는 달라졌었다.
자신감을 가지고, 행동거지에 책임이 깃들기 시작했으며
무엇보다 극단적이였던 삶의 모토가 안정화되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고, 용기는 없지만 그 사람을
멀리서나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꼈다.
그 사람에게 나를 보여주었을때
그 사람은 '그래서? 지금까지와 달라지는 건 없다.'
라는 말을 해주었지만 나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었다.
나의 책임이였고, 각오했다.
그 사람이 다시 나를 안본다고 해도, 어쩔수 없었다.
하지만 현실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드라마나 만화에서 보던 절교는 있지 않았고
나는 처음으로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젠 이런 생각이 든다.
작가는 얼마나 가소로웠을까.
자신의 작품을 보고 힘을얻은 나같은 더러운 쓰레기가
행복을 찾아간다는게.
마음 한켠을 지지해주던
'나는 남들과 틀리지 않다. 다만 다를 뿐이다.'
라는 기둥이 이젠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