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todayhumor.com/?humorstory_433917 을 보고 예전 pc방 알바할때 변태진상이 떠올라서 적어봅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교에 복학하기 전까지 집근처 pc방에서 오전 알바를 할때였습니다.
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후 3시부터는 1살 많은 누나와 함께,
오후 5시에 20살쯤 되는 어린 여자 알바가 저랑 교대해서 여자 2명이 오후에 pc방을 보는 구조였습니다.
누나와 어린 여자가 2명만 알바를 하는것도 그렇고 두사람다 컴퓨터를 잘 몰라서 오후에 별일 없으면 2,3시간 정도 같이 놀다가 가곤 했습니다.
보통은 매니져 형도 있었구요.
그러다가 어떤 아저씨가 종종 찾아오곤 했는데, 이 아저씨가 이상한게 항상 번호카드를 들고 가서 컴퓨터를 좀 하다가 1시간도 안되서 요금을 계산하고 나가는 겁니다.
인터넷 서핑이나 고스톱 게임을 좀 하다가 가는데, 1시간에 1000원인 pc방에서 1시간도 안채우고 항상 1000원씩 계산하니
되려 제가 pc방 계정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정액제 요금도 설명해 드리며 5천원에 7시간을 충전해주었죠.(이걸 하지 말았어야..)
그리고 결국 문제의 그날..
그날따라 매니져 형도 안오고 있었는데, 그 아저씨가 자꾸 카운터를 어슬렁 거리고, 알바들한테 말을 거는겁니다.
뭔가 느낌이 쎄한데, 트집 잡을만한게 없었어요. 단지 이 아저씨가 오늘은 1시간 이상 있다는 것과 자리를 한두번 옮긴것 외에는..
찝찝한 마음을 갖고 있다가 평소 매니져 형이 하던 도로간판을 내놓은 일을 하고 돌아왔더니, 누나가 저를 급하게 찾는겁니다.
가봤더니 어린 여자 알바애가 살짝 울먹이고 있고, 누나는 매우 화가 나있는 상태였습니다.
들어보니 제가 없는틈에 그 아저씨가 다시 와서 실없는 말만 하던 하던 변태아저씨가 어린 여자 알바애한테,
변태아저씨 : "내가 이런거 물어봐도 될지 모르겠는데.. 혹시 처녀야?"
옆에서 듣고있던 누나가 화를 내자 아무일도 아니라는듯 자리로 돌아갔다는 겁니다.
그제서야 아차 싶더군요. 관리PC 기록에서 이 아저씨가 그동안 자리를 옮긴 위치를 다시 잘 살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옮긴 자리마다 옆자리가 모두 여자였고, 이 아저씨가 옮겨가면 금방 나갔더라구요.
아- 이걸 왜 이제서야 눈치를 챘는지.. 딱 한명 항상 저희 pc방에 살다시피하시는 단골 누님이 계셨는데 그 누님만이 남아있었습니다.
어쩐지 그 누님도 항상 앉는 자리가 아니라 다른 자리로 옮겼더라구요. 조심스럽게 누님에게 찾아가 물어봤습니다.
나 : "손님, 혹시나 이전 자리에서 옆에 앉은 아저씨가 불쾌한 일을 했나요?"
누님 : (조용히 고개를 끄덕)
나 : "불편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아저씨를 찾아가 조용히 당장 나오라고 하고 복도에서 이야기 했습니다.
나 : "pc방에서 어떤짓거리를 하고 다니는거냐?"
변태 아저씨 : (능글맞게 웃으며) "아이 왜그러냐, 알바에겐 장난으로 그런거다. 내가 미안하다"
나 : "알바뿐만 아니라 손님들에게 어떤 짓거리를 했는지 다 알고 있다. 증거도 갖고 있으니 오리발 내밀 생각 하지 말아라. 지금 나랑 경찰서를 갈꺼냐 아니면 다신 나랑 안볼거냐"
변태 아저씨 : (그제서야 웃음이 사라지고 거만한 얼굴로) "그럼 내가 충전한 5천원은 어쩔꺼냐?"
어이가 없었지만 제 지갑에서 바로 5천원을 꺼내 꺼지라고 했습니다. 다시 한번 찾아왔다가는 죽을줄 알라고..
나중에 이야기를 들은 사장님은 5천원을 돌려주셨고, 이 일을 계기로 저는 pc방에서 진상들을 모두 물리치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됩니다.(그리고 pc방을 그만 둘때쯤에 이 일을 실행에 옮기죠)
다 적고 보니 시원한 사이다가 아닌듯하네요;; 그럼 이만~
P.S 나중에 제가 방학때에는 이 PC방에서 주말알바나 땜빵으로 몇번 갔었는데 한 1년 뒤쯤에 기존에 알바가 다 바뀌니 이 아저씨가 다시 찾아와서 또 변태짓을 했다고 합니다. 지독한 변태같으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