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단편] 참새처럼 귀찮은 (BGM)
게시물ID : panic_783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숏다리코뿔소
추천 : 28
조회수 : 418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3/13 04:03:00


BGM 정보: http://dnip.co.kr/93498






과녁을 품은 안개는 지독하리만치 짙었다.
화살촉이 달빛에 깨지며 허둥대듯 흔들리고,
풀 바람이 일 때마다 과녁은 춤을 추듯 시야에 나타나고 사라지길 반복하였다.

팽팽히 당겨진 활을 바로 놓기엔, 안개가 자욱한 이 밤만큼이나 정신이 흐리멍텅했다.

잡념이 환청 되어 귓가를 어지럽혔다.

"그래봐야, 잡년이 아니더냐?"

광기가 서려있던 그 차분한 말이 활의 조준점을 다시 한 번 흐트려 놓았다.
잔뜩 긴장하고 있는 팔뚝에선 모락모락 김이 피워오르고 있었다.
활시위를 당긴 지 얼마나 지났는지 가늠이 되질 않는다.

"쏘아보셔요."

안개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개와 같이 희미한 목소리였다.
귀에 선한 그 지적임 같은 목소리는 이승에서 들려오는 게 아닌 것은 확실했다.

어느 날의 대화였던가.

"쏘아보셔요! 정말 날아가는 새도 떨구오?"

"새는 물론이오! 황소 새끼도 한 발이면 졸도 시킨다오."

"참 말이오?"

"남아 일언은 천금과도 같소외다."

"쏘아보셔요. 어서요."

줄에서 튕겨난 활이 출렁이며 안개를 향해 날았다.
활이 꼬리를 흔들며 출렁이는 것이 마치
가느다란 물줄기 속 붕어가 허우적 물길을 여는 모습만 같았다.

과녁을 아득히 품은 안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정처 없이 쏘아진 활이 당도한 곳은 안개만이 알 수 있을 듯 했다.

귀뚜라미 한 마리가 고고히 울었다.

*

며칠 전 좌포청 종사관 최 씨가 나를 찾은 건 뜻 밖의 일이었다.


"대역 죄를 물을 것이니, 포청에서 목을 치는 게 옳지 않겠느냐?"

"하오나 어찌 소인이 망나니 놈이나 쓰는 칼을..."

"포도주장께서 이 일을 마치면, 네 놈을 무료부장으로 특별 승급하라 명하셨다. 포도대장이 허락하셨으니, 틀림없을 게야."

"..."

"어찌, 대답이 없는 가? 요즘 떠도는 헛소문을 주워 듣고 지래 겁이 들었는가?"

"당! 당... 당치도 아니합니다. 어찌 감히...!"

"그런 소문 따위 진위여부를 논할 바가 아니지 않은가? 내 말이 틀린가?
그래봐야, 잡년이 아니더냐? 너도 무료부장으로 승진이 되면 나라에서
받을 녹도 오르니, 나쁠 건 없지 않겠어? 아니한가?"

참새처럼 나를 귀찮게 했다.
예진이란 그런 년이었다.

활 솜씨가 궁금하외다. 저기 풀숲에 꿩을 맞춰보오.
내 울 어미에게 푹 고아 올릴까하오. 당신에게도 다리 한 점은 드리외다.
기름 뜬 탕국이 그립지 않소? 서산에 맷돼지가 뛰논다오.
어제 밤에 김가 댁 종놈인 천가가 봤답디다.
개울 앞 무 밭을 쑥대로 만들고,
모자라서 똥까지 펑퍼짐하게 싸질러 놓고 갔다 들었으니,
그놈을 잡아야 않겠소?
총각은 칼을 휘두를 줄 아니,
그깟 산돼지야 봄나물 베는 것이나 다를 바 없지 않겠소이까?

그렇지요?
총각.
그렇지요?
총각.
이보시오.
총각.
이보시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오.
꽃 본 듯이,
떡 본 듯이,
날 좀 보소.

새로 부임한 포도대장 이 씨의 눈에 별로 예진이가 들었을 줄은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포도대장이 부임하고 닷새 되어 예진이가 포청에 압송 되었다.

어느 하나 예진이가 오라를 받는 영문을 알지 못했다.

나중에서야 예진이가 나라님을 욕되이 입에 담았다는 이야기 돌았다.
그 죄를 물어 곤장질을 당할 참이란 것도 함께 들었다.

나는 죄를 묻는 자리에 들어 갈 수 없었기에
예진이 목소리가 담을 타고 오는 것을 몰래 들었다.

예진이는 울분했다.

나는 나라님을 뵌 적도 없소,
나라님 억울한 것도 없소,
당연지사 나라님을 욕되이 입에 담은 적이 없소,
정녕 그렇소. 예진이는 그리 애원했다.

나는 그 말을 믿었다.

그 중에 마음이 놓인 건,
다행히도 그 날 예진를 곤장 치는 소리가 들리진 않았다는 것이었다.

곤장 치는 소리를 대신해 포도대장의 목소리가 담을 타고 흘렀다.

"그럼 내 오늘 밤, 너를 두고 밤을 새워 심문 할 것이니,
그게 네년 마지막 기회인 줄, 그리 알거라.
오해가 있었다면 내 밤에 모든 연고를 물을 것이니,
네 년이 정녕 거짓 소문에 농간을 당한 것이라면
내가 밤을 새우도록 심문을 하건 해가 넘도록
심문을 하건 거북할 연유가 없을 것이야."

포도대장의 목소리가 타고 흐른 담자릴 달이 지도록 지켰다.
하늘에 거짓을 고하기엔 달이 모든 것을 다 투영하리만치 밝았다.

*

종사관 최 씨가 헛기침으로 나를 깨웠다.

"네 놈이 포도대장의 청을 거절 할 샘은 아니겠지?
네 놈도 예진이 년과 대역죄에 가담했다는 풍문이 있어.
내 너와 막역한 사이라 눈감아주는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이야?"

종사관이 발길을 돌리고 득달 같이 예진이의 어미가 찾아들었다.
반은 실성한 예진 어미는 쑥대처럼 풀어진 머리는 아랑 곳 없이 날 질타했다.

"이 번엔 너보고 목을 치라드나? 그래서 너는 친다고 했나?
너, 니가 우리 딸 목 친다고 했으면, 벼락에 맞아 튀겨 죽을 것이여! 알어?
야! 야 이놈아! 대답을 해봐라 이놈아. 이 놈아... 뭐라고 했냐.
우리 딸내미 모가지 니가 자른다고 그러고 대답했냐?
그래서 저 양반 저렇게 훌훌 털고 떠나? 대답을 해봐라 이놈아.“

대답을.
무슨 대답을.

어미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을 나는 잘 모르는 것이었다.

예진 어미는 목을 놓아 울기 시작했다.
달밤이었다면 나도 예진 어미와 동참해 목을 놓았을 것이다.

목구멍까지 차올랐던 언질이 머릴 맴돈다.

'송장을 베란 말씀입니까?'

예진이의 주검을 봤다는 이가 한 둘이 아니었다.
소문은 오래 된 것이었다.

*

종사관 또한 소문을 알고 있을 터였다.

예진이가 혼백이 되어 포도청 내외로
사람 피를 빨아 먹었다는 소문이 고을 안 밖으로 가득했다.

예진이 목을 칠 예정이었던 망나니 한 놈이
급질로 죽은 것이 가장 화젯거리였다.

뜬소문이라 여겼으나,
종사관에게 진상을 묻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허나 묻지는 못하였다.

하늘이 무심했다.

"쏘아보셔요."

안개 속으로 다시 속삭임이 들려왔다.
활 통에서 볏이 잘 선 놈을 한 자루 더 꺼내 들었다.

슬슬 동이 틀 무렵이었다.

산자락으로 한기가 돌았다.
안개는 산자락의 목을 조르듯 똬릴 틀며 점차 깊어갔다.

두 번째 활시위를 당겼다.
과녁이 가까워진 것만 같았다.

*

"이보오, 왜 말을 다 잇질 못해! 참말인가? 예진이가 참말로 죽었나?"

내 물음에 포도청 옥졸로 있는 명가 놈이 식은땀을 흘렸다.

"니 뭣할라고 그런 말을 물어 쌌냐? 종사관이 다녀갔을 거 아닌가?"

"나보고 예진이 목을 치라고는, 쏜살같이 사라져버리니 영문을 아는가?
말꼬랑이에 불 논 놈 마냥 그렇게 가버렸는데 내가 무얼 어떻게 알겠어?
이보오, 그냥 긴지 아닌지만 말해봐. 응?"

초롱불이 위태롭게 타오르고 있었다.
명가 놈이 사발을 들어 술 한 사발을 긴 숨으로 다 들이켰다.

그리곤 고갤 저었다.

"내는 물론이고. 아무도 예진이 년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몰러."

"아니? 옥사에 있는 사람 생사 하나 못 알아보오? 눈깔은 뒀다 뭐해?"

"내 전부터 그년이 보통 년은 아니지 싶었어..."

명가 놈이 뜸을 들이는 것이 답답스러웠다.
때문인지 술이 다섯 사발을 들어갔음에도 목에 갈증이 일었다.
명가 놈도 마찬가지인 듯 술을 물마시듯 들이켰다.

"니도 봤쟎냐. 예진이 할매가 칼타고 굿판 벌이는 거.
말마따나 예진이 년 눈깔이 좀 사나운 눈깔이었냐.
할매를 빼다 박았다고 어른신네들이 말하는 거, 나는 다 들었어야."

예진이나 예진 할매나 눈매에 날이 선 얼굴상인 건 맞았다.
할매가 굿판을 벌일 때가 신명나던 날들을 잊지 않았다.

배를 곪지 않고 하루를 꼬박 먹기만 했었으니.

떡으로 배 가득 채우러 굿판을 찾으면, 항시 예진이를 볼 수 있었다.
핏물 같던 무복 저고리를 도포처럼 감고 할매를 졸졸 좇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옥에서 노랫가락이 흘러.“

명가가 말했다.

"무슨 소리야?"

"예진이가 가락을 흥얼거려싸서, 다들 근처에 얼씬을 못한다니까는... 말도 말어..."

"왜, 예진이가 가락해서 구신이라도 불러내던가?"

"구신 같은 소리는... 아니... 그 왜 있지 않냐...
그 놈의 거, 뭐시기...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하는 거 그 노무거 있잖냐."

날 좀 보소오.

목소리를 떠올리니, 연유 없이 예진이의 입가가 어른거렸다.
입꼬리가 매끄럽게 솟은 다홍빛깔의 입술.

"그 노래가 왜?"

"구신을 부르는 게 아니고 이 놈아... 그 노랫가락이 꼭... 그러니까는,
산사람이 부르는 가락이 아니야 그게... 적어도 예진이 년이 부르는 건 필시 아니고..."

*

명가는 눈을 감아버렸다. 불안이 삭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명가는 감은 눈으로 술사발을 더듬어 입에 홀랑 부어버렸다.

명가는 예진이가 포도대장의 침소로 들던 밤을 상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달이 찬 밤이었다.

명가는 포청의 정문을 지켜서며 꾸벅꾸벅 눈꺼풀과 씨름을 벌이고 있었다.
예진이 년이 포도대장의 청을 거절 하지 못할 것이란 걸, 모두가 알고 있는 바였다.

새로 부임한 대장이 이런 파렴치한이란 걸 알면서도, 묵묵히 그를 보좌하며
제물과 벼슬 욕에만 눈이 시뻘건 종사관들이 내심 못마땅했다.

온종일 어깨와 발등에 업혀있던 피곤은
예진이가 포도대장의 침소로 끌려가는 소리에 날아갔다.

구름에 달이 가리워 확실친 않았지만,

명가는 예진이가 얼핏 자신을 원망하는 눈초리로 흘끔거는 것을 느꼈다.

날카롭기로 유명한 그 눈매가 명가를 향해 일순 번쩍 빛이 났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침소에서 고함을 친 건 예진이가 아니었다.

포도대장이 큰소리로 의원을 찾았다.
소동에 불려 들어간 명가는 침소에서 예진이가 숨을 헐떡이며 쓰러져 있는 광경을 보았다.

입에 가득한 핏물을 힘겹게 삼켰던 모습.

핏물이 흥건했던 침소 바닥에 묵직한 핏 덩이 중 하나가
예진이의 혓바닥이었다는 것을 알 게 된 것은 의원이 도착한 이후였다.

"그럼 죽었단 말인가?"

"내가 어찌 알겠냐. 의원이 예진이를 살렸는지, 못 살렸는지...
곧장 포도대장이 혼자서 예진이를 옥으로 들고 날랐네. 진료도 옥중에서 받았어..."

"이런 답답한 사람을 봤나! 그럼 기어이 예진이의 목을 쳐야겠다는 연유는 뭔가?"

"연유를 물어야 아나? 예진이가 살아있어서 포도대장에겐 득 될 것이 하나는 있고?"

"..."

두 번째 활을 놓았다. 화살이 풀잎을 갉는 소릴 내며 사라졌다.
명가의 마지막 말이 안개 속으로 사라진 화살처럼 막연했다.

"불명한 건 자네... 혀가 끊어진 사람이 그렇게 노랫가락을 부를 순 없다는 거야..."

세 번째 활을 집어, 안개를 향해 당겼다.
동이 트기 시작하며 시야가 퍼렇게 질려갔다.

바람 따라 안개가 밀려나는 것이 보였다.
외로이 서있는 과녁을 바라보며, 혀가 잘려나간 망나니 놈의 소문을 떠올렸다.

그 소문 또한 같은 밤, 명가에게 전해 들은 것이었다.

"그 왜... 있었잖어. 절간에서 밥도둑질 했던. 기억 나나?
그 절간 주지가 그 놈 돌팔매에 대가리를 맞아서 요절을 했잖어?
정신 놓은 새끼지, 나물 반찬 더해서 도둑노무새끼 조금이라도
더 배불리 먹고 떠나라던 주지를 그래...
그 놈이 곤장을 중곤으로 백하고도 스무대를 받았는데,
다들 삼십 대를 못 넘고 엉덩이뼈가 바스라져 죽을 거라고 했었거들랑은.
근데 그놈이 살아남을 줄 그래? 누가 알았겠어?
그런 천하에 죽일 놈이 따로 없는 게 예진이 목을 친다고 하니,
하늘이 노하신 건지. 아니면 다들 말하는 것처럼... 뭐... 그런 건지...
아무튼간에 예진이 목 치기로 하고 그날에 망나니 놈이 혀가 뭐에 잘려도 잘려나갔는데,
혀는 온데간데하고, 아니 글쎄 그 놈 아가리에... 참나... 별 것이 다...
산 쥐새끼가 자릴 트고 있었다는 구만?
쥐새끼가 피칠갑을 하고선 살코기 뜯었는지 뭔지.
그리고 소문이 떴지. 그 즈음해서 노래도 들려왔고.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예진이 년이 저주를 걸어서 죽인 게 분명하다고.
전까지는 예진이 겁내는 놈은 하나 없었어.
밥은 한 수저도 않고,
그냥 죽은 척 웅크리고 누워만 있는 년 딱하단 생각만 했었지."

명가는 내게 말을 아꼈다.
나는 알고 있었으나 기어코 묻진 않았다.

망나니의 혀가 뽑힌 사체를 발견 하고 며칠 후,
종사관이 나를 찾았고, 종사관이 나를 찾은 지
얼마 있지 않아 포도대장이 홀연히 사라졌다는 것은
필시 누구에게도 비밀이었기 때문이었다.

대장만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종사관 최 씨도 나를 찾은 뒤 홀연히 사라졌다.

포청을 밤새워 지키던 옥졸들 입에서 입으로 노랫소리가
끊기고부터 등골에 찬기운이 어른거린다는 말이 돌았다.

"예진이가 뱉은 혓바닥을 종체 찾을 수가 있어야지.
포청에서 기르던 개새끼가 주워갔는지, 문간 드나들던 쥐새끼가 물어갔는지."

참혹한 명가의 말에 눈이 감겼다.

세 번째 활을 놓았다.

이젠 안개가 개워져 슬슬 풀밭이 색을 찾아가고 있었다.

여물어가는 아침햇살에 과녁이 비춰졌다.

과녁에 적중한 화살들이 움찔하며 떨었다.
과녁에 못을 처 걸어 놓은 포도대장 앞으로 걸었다.

밤새워 쏜 화살에 고슴도치 꼴을 한 놈의 꼴이 보기에 썩 좋았다.

몇 수십 발을 쏘았는지,
이제는 다 떨어진 활을 몇 자루 회수해야 했다.

재갈 삼아 물린 버선에 관통 된 활을 뽑아내자 버선에 피가 흥건히 배었다.
오른 어깨와 배꼽 옆자리, 눈알에 꼽힌 활을 하나하나 뽑을 때마다
포도대장이 계집년처럼 흐느꼈다.

그 흐느낌이 듣기 싫지 않았다.
유유히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놈이 죽을 때까지 활을 당기는 것 외에는 심사에 드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낮에 있을 형을 기리는 뜻이었다.

*

뙤약볕이 따가웠다. 네 놈 또한 피겁 썼다는 이유로 사람이길 자청하느냐.
햇님이 그리 채찍질하며 말하는 듯한 따까움이었다.

그늘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몸 가릴 곳 없어 부끄러움이 일었다.

칼을 찬 예진이가 끌려 나오는 동안 예진이의 발끝이 구비구비 땅바닥에 선을 그었다.
예진이의 두 뺨과 입술이 파랗게 질려 있었다.

핏기 없는 얼굴에선 다행히도 더 이상은 고초가 없는 듯 보였다.

무릎을 꿇고 앉은 예진의 몸이 땅으로 힘 잃고 꼬꾸라졌다.
그 때마다 졸놈들은 예진이의 몸이 구더기인양 만지길 두려워하며 일으켜 세웠다.

포도대장과 종사관, 졸들이 몇몇 빠진 포청에 먼지바람이 빈자리를 메꿨다.









-끝-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