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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의 원달러와 대한민국 자존심(스쳐지나가도 좋으니 읽어주세요!)
게시물ID : sisa_5811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호그와트호구
추천 : 10
조회수 : 1316회
댓글수 : 70개
등록시간 : 2015/03/12 14:40:01
안녕하세요 전 이번 설날에 아버지 회갑을  축하하며
처음으로 가족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베트남 캄보디아를 해서 4박6일 여행을 다녀왔는데

혹시 캄보디아에 여행다녀오신분 계신가요?

저희 가족은 거기서 '원딸라' 삥을 뜯겼습니다.

한국사람들이 귀찮은 비자 발급을 피해서 1달러씩 몰래 주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한국사람들만 보면 당당하게 1달러씩 요구를 하더라구요
정말 어이없고 화났지만 이를 야기시킨 것도 우리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이드에게 말해보니 가이드 들도 죽을맛이라고 하더라구요.
공항에서 당한 화를 자기들이 다 받는다고.
그래서 제발 이슈화를 시켜서 알려달라 사정까지 하셨어요. 
외교부에 전화를 해도 실질적인 대책이 없다고만 한다 하더라구요.

그에 관련해서 저희 어머니께서 아고라에 글을 쓰셨습니다. 스쳐 지나가도 좋으니 한번이라도 알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캄보디아에서의 원달러와 대한민국 자존심

지난 2월말에 캄보디아 여행을 다녀왔다비행기 안에서 캄보디아 입국 비자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였고여행 준비를 할 때 입국 심사원이 부당한 팁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을 알고 있었으므로 이러한 요구는 거절하기로 가족들과 의견을 모았었다비행기에서 내려 줄을 서서 입국 심사를 기다리는데어떤 사람은 공항 직원을 별도로 만나서 몇 마디 나누더니 줄도 서지 않고 한 그룹의 여행객을 데리고 유유히 떠나가는 것을 보고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차례를 기다렸다.

 

   내 앞에 섰던 딸이 먼저 여권과 서류를 놓으니 원달러를 내놓으라고 비자 발급 공무원이 당당히 요구를 했다딸이 줄 수 없다고 하자 심사원은 여권과 서류를 되돌려주며 접수를 거절했다딸이 그 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서있자 심사원은 험상궂은 표정으로 뒤로 나가라고 소리를 질러 딸은 할 수 없이 줄의 맨 끝으로 이동을 했고 내 차례가 되었다똑같이 원달러를 요구해서 나도 못주겠다고 했더니 나도 뒤로 나가라고 했다다른 사람들은 1달러씩을 주고 통과하는데 거부를 하니까 시선이 집중되어 민망하였다부당한 원달러를 주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으나 실제로 부딪히니까 갈등이 생겼다더욱이 남편과 딸이 접수를 거부당하여 줄 맨 끝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였기에 일단 나라도 먼저 접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내키지 않았지만 1달러를 주었다접수를 마친 후 너무 화가 나서 뒤로 물러나 그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사진을 찍었으나 잠시 후 어떻게 알았는지 내 휴대폰을 반강제로 빼앗아서 사진을 삭제하였다매우 불쾌하고 화가 났으나 당할 수밖에 없었다.

 

   여권과 비자를 받아서 입국심사대로 이동했으나 또 원달러를 요구하였고 똑같은 상황이 발생하였다심사원이 나를 노려보면서 계속 원달러를 내놓으라고 제촉을 하였으나 나도 묵묵히 서서 저항을 하였다시간이 지체되기 시작하였고 내 뒤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의 지친 표정을 보니 미안하고 민망해서 더는 견디기 어려웠다할 수 없이 또 원달러를 주고 통과를 했다.

 

   나는 통과하였으나 여전히 남편과 딸은 부패한 공무원들의 원달러라는 거대한 덧에 걸려 통과를 못하고 있었다대부분 여행객들이 빠져나갔으나 남편과 딸은 갇혀 있었다나만 먼저 불의에 타협하고 나온 것이 부끄러워서 먼발치에서 남편과 딸을 바라보았다반복되는 가족들의 저항에 캄보디아 공무원들도 어쩔 수 없었는지 남편과 딸을 매서운 눈초리로 바라보면서 거칠게 여권에 도장을 찍고 있었다.

   캄보디아의 첫 느낌은 부패한 공무원들의 탐욕스런 표정처럼 어둡고 음습했다.

기다리던 가이드에게 입국 상황을 설명하였더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라고 대답을 하였다동남아 여행이 한창일 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고 뒤로 돈을 주기 시작하면서 관행처럼 굳어졌고,다른 나라 사람에게는 받지 않고 오직 한국인에게만 받는 특이한 현상이라는 설명을 하였다또한 이러한 부당한 상황을 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수없이 건의를 했지만 시정되지 않는다면서 흥분을 하였다그러고 보니 처음 줄을 섰을 때 어떤 사람이 한 그룹의 한국인을 데리고 먼저 나갔던 장면이 떠올랐다그렇게 편법을 쓰니 캄보디아 입국 심사원들도 한국인에게만 팁을 당당히 요구한다는 것을 알고 너무도 화가 났다.

 

   원달러의 화폐 가치보다 그들에게 자존심을 강탈당한 것을 생각하니 매우 불쾌하고 자존심이 상하였으나 원인 제공자가 우리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한국인이란 사실이 순간 부끄러웠다나만 불의에 타협하고 먼저 빠져 나온 것이 미안하고 창피해서 우울해 하자 딸이 엄마 그렇게라도 우리 가족이 저항을 하였고 노력을 했으니 너무 속상해 하지마세요” 라며 위로를 하였으나 자괴감을 지울 수가 없었다.

 

   국민 소득 100달러도 안되던 유년시절을 보내며 절대 빈곤을 경험한 베이비 부머인 나는 현재 대한민국의 위상과 경제적 풍요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그러나 가난했을 때 보다 지금이 행복한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그것은 정신적 가치와 품격이 결여된 물질적 성장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최근에 나타나는 각종 사회 병리현상을 보면서 확인하고 있고 이번 여행을 통하여 체험하였다그렇다면 지금 부터라도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과 경제 규모에 걸맞은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우리들의 자세와 태도가 보다 성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또한 캄보디아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적극적으로 원달러 거부 운동을 해 주기 바란다. 그리고 캄보디아 한국 대사관과 외교부 관계자들이 이 사실을 확인하여 시정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노력해 주기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당분간 캄보디아 여행을 자제하는 것도 한 방법일 듯 ~,   부당한 원달러 요구가 사라질 때까지 우리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5735366


혹시 글 성격이 맞지 않거나 이런글이 안되면 삭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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