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게의 주된 흐름을 절대적 지지, 무비판적 지지, 맹목적 지지로 포장하는 움직임이 관찰됩니다.
문대표 때부터 쭉 이어져온 지지자 프레임이죠. 문재인은 괜찮은데 지지자가 마음에 안 들어 하고 문통을 깔 게 없으니 지지자 탓을 하면서 싫어할 이유를 만드는 거죠.
시게에서 지지자들이 어쩌고 하는 글들을 보면 전부 다 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는 시게의 문재인 지지자들이 박사모랑 뭐가 다르냐 이런 식의 화법을 구사합니다.
박사모가 503을 마리아 마냥 숭배하는 꼴하고 비교 당하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네요. 그래서 여기서 몇 가지 반론들을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1. 절대적 지지자? 적극적 지지자!
먼저 용어에 대한 문제제기 입니다. 절대적 지지라는 말은 문대통령 지지자들이 먼저 사용해서 스스로 프레임 전쟁에 휘말린 축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적 지지의 의미가 옹호자와 비판자 사이에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됩니다.
지지자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절대적 지지라는 말을 문재인에 대한 맹목적 지지, 혹은 추종이라고 규정합니다.
문대통령도 사람인데 잘못을 할 수 있지 그러니까 비판할 때는 비판해야 돼. 라는 생각을 가진 거죠. 뭐 합리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박정희의 딸이라서 503을 지지하는 박사모와 달리 문재인이라는 개인을 아이콘으로서 숭배하는 게 아닙니다. 지난 이명박근혜 정부와 70년 한국 현대사 사이에 뿌리 내린 적폐를 청산할 인물로서 문재인을 지지하는 거죠.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문재인 개인을 향한 게 아니라 문재인이 갖고 있는 개혁, 적폐 청산의 의지를 향한 지지입니다. 따라서 몇몇 인물에게 부적절한 측면이 있을 지라도 인물 자체보다 그 사람을 통해 어떤 적폐를 어떻게 청산할지에 더욱 관심이 있습니다.
문재인이라는 사람이 적폐 청산의 적임자이기 때문에 선택을 받았을 뿐 문재인이라서 선택을 받은 것이 아니죠. 문재인이 노무현의 친구라는 것은 하나의 주변 상황일 뿐 그것이 결정적이지는 않습니다.
만약 노무현의 친구라서 지지하는 것이라면 더 권력 지향적인 사람을 찾았을 겁니다. 속된 의미에서 정치적이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것이 더 쉬운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오히려 어려운 길, 힘든 길을 택했습니다. 그것은 문재인을 아이콘으로 삼았기 때문이 아니라 적폐 청산을 위한 도구로서 문재인 만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박사모와 문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박사모 등 적폐 세력과는 비교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절대적 지지, 맹목적 지지라는 말은 틀렸습니다. 이 지지자들은 구 세대의 지지그룹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죠.
이들은 현실 정치에 참여함으로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하려하는 적극적인 정치 참여층입니다. 수동적으로 정치에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정치를 바꾸믄 사람들이죠. 조기숙 교수가 말한 신좌파가 이런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이들을 정의하는 말은 절대적 지지자가 아닙니다. 적극적 지지자이며 능동적 지지자입니다.
2. 적폐 청산의 의미
적극적 지지자들은 절대적 지지를 하겠다고 말하고 비판자들은 절대적 지지가 문제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두 집단의 같은 용어, 절대적 지지의 의미는 전혀 다릅니다.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적폐 청산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적폐 청산에 대한 관점이 절대적 지지를 해석하는 기반이니까요.
적폐 청산의 두 가지 시각이 있습니다. 하나는 인적 청산으로, 범죄나 비리에 연루된 사람, 부적절한 언행 등을 한 사람 등에 대한 인적 청산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시스템의 확립입니다. 그 동안 한국 사회는 공정한 시스템이 부재했습니다. 시스템, 사회적 합의로 이뤄진 규칙보다는 권력자의 성품에 따라 통치행위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진행형인 세월호 참사는 시스템의 부재와 더불어 공직자의 성품의 문제, 두 가지가 결합되어 정부 자체가 부재했다는 것이 드러난 사건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라를 다시 세울 것인가 지난 촛불 항쟁은 이것을 고민하는 시간이었고, 시민들이 그 해답을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수의 시민은 그것을 지난 대선에서 "시스템의 확립"이라고 말했습니다.
문통과 다른 후보들의 차이가 무엇일까? 인품은 큰 변별력이 없습니다. 오히려 문재인에 대한 비호감도는 홍발정을 제외하고 다른 후보들보다 오히려 높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이 선택된 것은 그의 인품 때문만이 아닙니다.
타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결정적 차이. 그것은 시스템 정당을 만들었다는 겁니다.
당대표가 전횡을 휘두르고 계파간 나눠먹기를 하는 구시대적 정치 행태를 타파하고 시민들이 참여를 함으로서 당을 바꿀 수 있는 시스템 정당을 만들었다는 것이죠.
시스템 없이 대표자의 품성에만 맡겨놨더니 세월호 참사가 터지고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제는 그 꼴을 못 보겠다는 것입니다.
나라를 나라답게. 그것은 무너진 시스템을 세우고 국가 전체가 그 시스템에 의해서 안정적으로 돌아가게 하겠다는 말입니다. 문재인은 시스템이 부재한 새정련을 시스템 정당인 민주당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가장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물론 인적 청산과 시스템 확립은 둘 다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인적 청산을 강조하고 적극적 지지자들은 시스템 확립에 관심을 가집니다. 이것이 문대통령에 대한 옹호와 비판을 결정합니다.
3. 절대적 지지, 어떻게 볼 것인가
절대적 지지를 사용하는 적극적 지지자와 비판자들이 전혀 다른 정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먼저 적극적 지지자들은 시스템 확립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문재인을 그 시스템을 만들 적임자로 보지요.
그래서 어느 정도 문제가 있는 인사라도 할지라도 그 사람의 인격에 관심을 가지기보다 그 사람이 어떤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는지를 보려고 합니다. 비록 품성에 문제가 있더라도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구상이 된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써 보자고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절대적 지지란 말은 시스템을 확립하라는 명령임과 동시에 문재인이 시스템 정당을 만들었던 것에 대한 신뢰입니다.
반면 비판자들은 인적 청산을 더 강조합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지지층이고 문재인에 대한 지지 이유가 적극적 지지자들에 비해 덜 분명하거나 문재인 지지의 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은 인사 문제에 민감하며 공직자의 품성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그래서 자기들이 그렇게 보기 때문에 문재인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문재인의 인격, 품성에 대한 지지와 신뢰로 보는 겁니다. 적극적 지지자들이 소위 "빠"짓거리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절대적 지지에 대한 규정을 전혀 달리하기 때문에 적극적 지지자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빠돌이 짓좀 그만 해라라는 어처구니 없는 충고나 하고 있는 것이죠.
물론 이러한 프레임을 뒤에서 부추기는 언론과 적폐 정치인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문재인 지지자들을 분열시키고 문 대통령이 이루고자 하는 시스템 개혁을 통한 적폐 청산을 방해하려는 것이죠. 적폐가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이 바로 공정한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쓰다보니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저는 문재인 대통령을 절대적으로 지지합니다. 그러나 그 절대적 지지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인격적 신뢰나 추종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가 사람들을 써서 만들 시스템 확립에 대한 신뢰와 기대, 그리고 그것을 바라는 저의 의지의 표현입니다.
문 대통령이 시스템 개혁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저 역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을 겁니다. 그것이 바로 나라다운 나라,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노무현이 꿈 꾸었던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한 걸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