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사 인기를 끌기 위해 만들어낸 상품인 타 여아이돌들의 섹시 컨셉과는 다른, 한국에 얼마 없는 자신의 성에 대해 당당하게 노래할수 있는 여자 뮤지션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살면서 미국 팝 시장이 가장 부러웠던 점중 하나가 뭐였냐면 여자 팝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성에, 섹스에 관해 당당하게 말할수 있다는 점과, 그것을 무리 없이 받아 들일수 있는 대중의 수준 이였습니다. 최근 미국 여자 팝 아티스트들의 노래와 뮤비를보면 섹스에 관한 이야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것도 상당히 선정적이고 노골적인 가사를 담은 노래들이요. 근 몇년간만 떠올려봐도 비욘세의 Partition, 니키 미나즈의 Anaconda를 비롯한 수많은 노래들, 리한나의 S&M, 마일리 사이러스의 We Can't Stop, 제시제이, 아리아나 그란데, 니키미나즈의 Bang Bang, 그밖에도 이기 아잘리나, 메간 트레이너등등 엄청나게 많죠. 이런 노래들이 과연 여성 성 상품화 논란이 안 일어났을까요? 물론 논란이 일었죠. 다만 그만큼이나 강력한 페니미즘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허구한날 "Pussy, Money, Weed!" 를 외쳤던 남성 뮤지션들과는 다르게 비교적 성에 대해 당당하지 않았던 여자 뮤지션들이 이제는 "나도 섹스에 당당하고 내가 말하고 싶었던것, 생각했던것을 말할거야!" 라고 외치기 시작했으니까요. 심지어 마일리 사이러스나 아리아나 그란데 같은 청소년들의 아이돌이였던 가수들 마저도요. 물론 그 전에도 이런 뮤지션들이 없던건 아닙니다. 그 전에도 충분히 많았죠. 브리트니 스피어스라던지...
물론 그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이런식으로 표출하는것이 적절한가에는 사람에 따라 의견이 나뉠수 있고, 이런 노골적인 섹스 어필은 미국에서도 상당히 비판 받는 부분입니다. 저도 남자라서 그런진 몰라도 섹시 컨셉에 크게 부담감은 없지만 이런 노골적인 가사가 굳이 좋다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이들은 자기 자신들이 작사 작곡을 하고, 혹은 그렇지 않다라도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를 당당하게 표출할수 있는 뮤지션들이라는것이 한국 아이돌들과는 다른 점이겠죠. 한국 여 아이돌들의 섹시 컨셉은 그들이 음악적으로 원해서가 아닌, 인기를 끌기위한 소속사의 수단일 뿐이니까요.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만한 역량도 부족하구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가인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성 상품화 논란이 수면위로 오르던 2012년, Talk About S라는 이름의 앨범을 들고 나와 자신의 성에대해 당당하게 노래 부르던 가인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여 아이돌이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가수가 나왔구나 했죠.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것을 소화 할수 있는 나이와 역량이 되는 가수이긴 했지만요.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입니다. 앨범에 스토리가 있고, 자신이 잘 소화하는것이 무엇인지 알며, 저런 컨셉과 음악을 표현해 낼만한 역량이 있는 이젠 당당한 뮤지션이죠.
딱히 타 여아이돌을 까자는것도 아니고 (저도 가인 외에도 좋아 하는 여 아이돌들이 많이 있구요), 이런 컨셉이 좋다 나쁘다 하는것이 아니라, 단순히 상품이 아닌 하나의 뮤지션으로서 자신을 들어낸 가인이 반가운 거죠. 가인 뿐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 자신의 곡을 직접 작사 작곡 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수 있는 여성 뮤지션들이 더 나왔으면 좋겠네요. 이번 앨범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