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에 글쓰는건 처음입니다.
항상눈팅만해왔는데
오유에 첫글이 이런 글이될줄은.......
좀 길어질것같지만 노력해서 줄여가면서 쓸게요
전 피시방 매니져란 감투를쓴 야간노예입니다.
사장이 가게를 안와요 2~3일에 한번꼴로 와서 돈회수해가고 별일없었냐 정도.....
알바생면접부터 근태관리 급여관리까지 제가합니다.....
이건 별로 상관없는 얘기고;
그냥 제가 일하는 도중에 어떤손님이 기억에 남아서 글을써봅니다.
글의 시작을 어떻게해야할지 조금고민스럽습니다만
일단 시작해볼게요
남자분이 새벽에 힘없이 들어오시더라구요
손님도 많지않았고
전 정리중이라 대충 어서오세요 라는말과함께
힐끗 누군지 확인만하고 할일을 계속하고있었습니다
두리번 거리더니 구석진 자리에 앉으신 손님
그냥 젊은손님이니 블소나 아이온등 온라인게임이나 하려나보다 했으나
그냥 네이버 다음카페같은것만 돌아다니더라구요
*아시분은들은 알고계시겠지만 카운터에선 손님들이 무얼하는지 다볼수있습니다
가게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에따라 다르지만 손님화면을 볼수있는 곳까지 있을정도예요
아무리 인터넷창 여러개띄워놓고 가리고 야구동영상봐도 다알수있습니다
그냥 그러려니하고 청소할시간이라 청소를 시작하는데
아니.... 그손님이 자꾸 제눈치를 봅니다
젊은놈이 음침하게 야동이나 보고있나 싶어서 카운터로가 무얼하는지 조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가보고있는것은
연탄자살...
자살카페....
같이자살하실분......
헐..........
처음이었습니다
뉴스에서나보던것들이 실제로 제눈앞에있었고
그남자손님은 계속 네이버 다음 구글등등 검색엔진에서
자살카페와 함께자살하실분 연탄자살방법 고통없이 잠들며 자살하는법등등
서울 경기도 연탄 파는곳까지
자살쪽 관련된 검색만 하시더라구요
순간 멘붕이 왔습니다......
어떻게해야하지?
어떻게해야하지?
어떻게해야하지?
발을동동구르며 그냥 냅둬야하나
경찰에 신고를 해야하나
제일도아닌데 괜히 엄청 신경쓰였습니다........
청소하는척하면서 계속 집중해서보고
뭐 검색이나 그런건 뜻대로 안된것같았지만
계속해서 자살사이트를 보고 누군가와 문자를 주고받기까지 하더군요
점점 조급해져갔습니다
그냥 모르는척 해야겠다 괜히끼어들었다가 무슨낭패를 볼지 모르니
그냥 난아무것도 못본거야 라고 다짐했습니다
경찰을 불러봣자 지금당장뭐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할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안전하게 보내도 그사람이 자살할 생각이 변하지않으면 소용없다는것도 알고있었구요
그래서 경찰엔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그분이 일어나 카운터로 오셨습니다.
어?
아까완 다른모습
아깐 대충봐서 눈치채지 못했고 구석자리라 얼굴을 제대로 확인할수도 없었지만
카운터로 오기위해 절쳐다보던 그의모습은
미남형 얼굴에 준수한 외모를지닌 그냥 평범한 20대 초반의 남성이었습니다
그런사람이 왜?
그사람이 걸을때 감이 오더라구요
제대로 걷지를 못했습니다.
한쪽다리가 많이 불편해보였고
걷는것조차 익숙하지않아보였습니다
정말 너무힘없이 카운터로와서
아주작은 목소리로
.....얼마예요..?
하면서 꼬깃꼬깃 구겨진 천원한장을 내밉니다......
이대로는 보낼수 없겟더라구요...
이놈의 오지랖 남한테 폐를끼치던말던 일단또 참견하는성격입니다 ㅠㅠ
소심하면서 그런건 어찌참견하는지......
일단 천원받고 계산후
그분을 불러 카운터 옆에 일단 앉으시라고 앉혔습니다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다리가불편하니 도망도못치고
잘못한것도없지만 찔리는건있고하니 왜..왜요? 하면서도 앉으십니다....
제가해줄수있는건 아무것도없었어요
그냥 제가 무슨말을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대충한말 기억나는대로 적어볼게요
"아무리봐도 내가 형같으니까 말은 편하게할게요 그래도 되죠? 20대 중반이니 뭐 싫으면 존대로하고요"
내가 쭉봤는데 자살사이트 돌아다니면서 같이 자살할사람 구하고 연탄파는곳 그런거 검색하더라?
너 다리 처음엔 안그랬는데 사고같은거때문에 그렇게된거라 생각하는데 맞지?
내가 뭐 대단한사람도아니고 고작 겜방에서 카운터나보고있는 인생이지만
너한테 담배한대 줄 능력은 되는사람이야"
하면서 담배를 건냈습니다
필줄모른다는걸 억지로 불붙여서
죽는다면서 뭐가무서워 그러냐 담배라도 피워보고 죽어라 하면서 건내니까 억지로라도 받더라구요
그리고 저도 옆에 앉아 담배를 새로꺼내물었습니다
니가 얼마나 힘든지 비참한지 얼마나 앞이캄캄하고 도저히 살아갈 용기도 희망도없는지 난 아무것도 모른다
그렇다고 아직 젊은인생 포기하기엔 좀 이른거 아니냐?
니 비록 다리가 그렇게 됐지만 널걱정해주는 부모님 친구들이 있을거고
하고싶은거 먹고싶은거 가고싶은곳도있을텐데
겸험해보지 못한것들이 더많은 나이일텐데 뭐가그리 힘들어서 너자신을 그렇게 죽음의 문턱까지 몰아넣느냐
사람은 누구나다 힘들게 살아가는데 그젊은나이에 얼굴도 잘생겨서 왜 자살을 하려고하냐
라는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쉽게는 안나오더라구요 나란놈 소심한놈 ㅠㅠ
그냥 담배한대 태우라고 아무말도하지말고 그냥 담배피워보라고만 말했습니다
이정도되니까 그녀석도 눈치를 챘죠
죽으면 아무것도 없겠죠?
난 몰라 모른다고 그냥 모른다고했습니다
생각해본적도없고 생각하기도 싫다고 머리나빠서 생각도 잘안한다고....
너도 복잡하게 생각하지말라고 그냥 어떻게든 살아보려 해보라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구석진곳에서 게임하던 폐인형들 (단골 형님들 ㅈㅅ)을 가르키며
저기 너보다 나이만 많고 잘난거없고 못생기고 직업도 친구도없이 게임하면서
돈 2만원 하루겜방비 벌어내면서 겨우겨우 바퀴벌레처럼 살아가는 사람도있으니까
너도 할수있다고 뭐라도 할수있다고 했습니다
이유도 묻지않았습니다 못물어본거죠
다리도 왜그런지 못물어봤습니다
그냥 최근에다쳤는데 평생 절어야된다고만 들었습니다
친구도 여자친구도 다 말없이 없어졌다고
가족도 병원비때문에 걱정많이한다고 수술비도없다고....
할머니도아프면서 약도 못사드신다고 합니다
그냥 자기가 없는게 나을거라 그러면서 일어나더라구요........
조금 조급해졌던걸까요
여기 사장은 내가아니지만 내가알바뽑는다고....
너 쓸테니까 여기서 일하면서 뭐라도 하라고....
퇴근하고 공짜로 게임도 시켜줄테니까 그런재미라도 찾으라고했습니다
월급타면 할머니 약도 사드리고 너도 병원다니라고 얘기했습니다
진짜 집에가서 정말 다시생각해보고 생각있으면 다시오라고 얘기하고 담배하나더 쥐어주고 그렇게 보냈습니다.
그녀석은 일주일이 지난 오늘까지 오지않았습니다.
그렇게보내지말고 연락처라도 받아둘걸
이름이라도 한번물어보고 보낼걸
매일생각나고 후회됩니다
그냥 경찰에 연락할걸그랬나? 싶기도하고....
제가 잘못한걸까요....
동네를 거닐다 좀 비슷한체형의 남자만봐도 한번더 보게되더라구요....
만약 그녀석이 생각을바꾸지않았다면...............
죄책감도 듭니다......
좀더 말을잘할걸 내가 좀더 설득했어야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매일듭니다.
니가 오유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아직살아있고 이글을 본다면
가게한번와라 친구들도 떠났다며
마지막으로 같이 술한잔 해줄테니까
한번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