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My Show- http://www.reddit.com/r/shortscarystories/comments/2ycev0/my_show/
내 인생은 순탄해도 너무 순탄했다. 내가 학교에서 아무리 찌질한 짓을 한다고 해도, 가족을 잃은 고통에 몸무림쳤을 때도, 결국 결과는 좋게 끝났다. 엄마는 이 모든것이 신의 뜻이라며 주님께 감사하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믿지 않았다. 내 주변의 모든것은 계획되어있었다. 신의 뜻에 의해서가 아니라, 감독에 의해서.
어릴적부터 내 인생은 잘 풀리는 편이었다. 아니, 순탄해도 너무 순탄했다. 학교에서 찌질한 짓만 하고 다닐 때도, 가족의 부고에 괴로워 했을 때에도 결국 결과는 항상 좋게 끝났다. 우리 가족은 이 모든 것이 신의 계획이라며 주님께 감사하자고 했지만, 나는 솔직히 믿지 않았다. 내 인생은 신의 뜻에 따라 계획된 것이 아니라, 어떤 감독에 의해 계획된 것이 확실했다.
나는 이 가설을 증명해보이기로 했다.
어느 날부터, 나는 돌발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출근길에 갑자기 반대 방향으로 차를 돌려 이 세트장의 끝이 보이는지 확인해 보기도 하고, 어느 날은 신경도 안쓰던 가게에 갑자기 들어가, 이 가게가 정말 존재하는 것인지 확인해 보기도 했다. 가족과 친구들은 요즘 내가 자신을 잃은 것 같다며 걱정하기 시작했지만, 난 사실을 알고 싶었다. 알아야먄 했다.
내가 가장 대담한 시도를 한 건 그날 밤이었다. 나는 한밤중에 몰래 집을 빠져나와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한 시간 즈음 달렸을까, 나는 차를 멈추고 어떤 모텔에 들어가 밤을 보내기로 했다. 모텔 침대에 누워, 나는 드디어 한 발 앞섰다는 쾌감에 아주 달콤한 기분으로 잠에 들었다.
내가 눈을 뜬 것은 같은 침대에서였다. 하지만 장소는 달랐다. 세트임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스튜디오에서, 감독 의자에 앉은 남자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깨셨구만, 그렇게 도망가버리면 우리가 얼마나 고생하는지 아나.” 그는 태연하게 권총을 문지르며 말했다. “뭐, 의심하는 것 까지야 봐줄만 했는데 말이야. 머리가 좋더군, 너무 좋아. 한가지 착각한 게 있긴 하지만 말야. 이 쇼의 주인공은 네 동생이야. 넌 그냥 엑스트라에 불과했다고. 그리고 이번 시즌은 주인공이 형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는 게 주제가 될거란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