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원장이 식자재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의 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이번엔 교사들에게 교회에 십일조 헌금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교회가 위탁운영을 하고 있고, 대표자는 목사인데, 헌금을 적게 낸 교사는 해고하라고 했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이유정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종암동 한 어린이집에 근무했던 보육 교사의 세금 명세서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한 종교 단체에 수십만 원의 돈을 기부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자발적인 헌금이 아니라 강제적이었다는 게 이 교사의 주장입니다.
[교사 : (한 달에) 3만 원을 내서 혼난 적이 있어요. 교회에서 말도 안 되는 십일조를 냈다고 제대로 (십일조를) 안 낸 선생님들을 자르라고….]
교사들은 성가대 등 주말 교회봉사도 강요당했다고 밝혔습니다.
[교사 : 봉사까지 시키는 건 너무한 것 같다고 했더니 그러면 너희들에게 정담임을 줄 수 없다 비담임을 줄 건데 하겠느냐(고 했어요.)]
해당 어린이집은 국공립이지만 교회가 위탁 운영을 맡고, 담임 목사가 어린이집 대표자로 등록돼 있습니다.
교회 측도 어느 정도 인정했습니다.
[교회 관계자(1월 28일) : 원장님도 그렇고 (교사도) 교인을 뽑으려고 했어요. 주일날 예배드리고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는 거 그런 원칙들을 정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 측은 십일조와 봉사활동 참여는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교사들의 증언이 매우 구체성을 띠고 있어서 보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