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국회의 추경 표결에 불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중 제일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이 바로 우상호 전 원내대표입니다. 불참 사유가 해병대에 입대한 아들을 면회하러 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의 아들이 신병이고 훈련소 퇴소 면회라면 억지로라도 이해하려고 노력이라도 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그의 아들은 2016년 2월에 입대를 해서 이미 16개월이나 군생활을 했고, 제대를 5개월 앞둔 고참에 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신병이나 고참병이나, 군에 간 아들을 보고 싶어하는 부모의 마음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아들 면회하러간 것이 잘 못 된 일이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1주 정도 연기하고 추경안 마무리 하고 난 뒤 가도 될 일이 아닌가 하다는 겁니다.
오늘은 새로 출범한 문재인정부가 어렵게 국회에 넘긴 최초 추경안을 표결해야 하고, 그동안 야당은 터무니 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외치며 각종 몽니를 부려왔습니다. 직전 원내대표까지 지낸 자가 이렇게 위중한 시기로 여당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마당에 아들 면회한다고 표결에 불참한 것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우상호라는 정치인이 어떠한 자세로 공직에 임하는지가 보입니다. 그의 과거 학생운동 전력의 화려함을 떠나, 그동안 보여왔던 의문스런 정치적 발언이나 행보의 기저에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인식이 보여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대가 그리 높지 않는 의원중 하나 이지만, 80년 독재에 항거했던 80년대 학생운동 출신으로 입문한 대표적인 정치인이 보이는 이해할 수 없는 태도에 화가 납니다.
만약, 그의 아들이 군대에서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여 부모로서 피치 못 하게 면회를 해야 했다면, 이 글을 삭제하고 우상호에게 인간적으로 사과할 용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의 추측대로 일상적인 면회였다면, 다음번 총선에서 그의 가슴에 뱃지가 다시 붙는 일이 없기를 기도합니다.
혹시 원내대표 딱지 떼고 난 뒤 문재인 대통령이 각료 자리에 자신을 불러주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무 소식이 없으니 삐져서 '추경이고 나발이고 나랑 무슨 관계인가?'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