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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된 눈으로 ‘편향’ 말하는 뉴라이트 역사관
게시물ID : history_97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릴케
추천 : 10
조회수 : 35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6/01 21:18:45

[사설]편향된 눈으로 ‘편향’ 말하는 뉴라이트 역사관


우익을 자처하는 진영의 이념 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 어제 한국현대사학회와 아산정책연구원이 주관한 ‘교과서 문제를 생각한다: 중·고등 한국사교과서 분석과 제언’ 학술회의 개최를 계기로 기존 역사 교과서의 ‘좌편향성’을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이 학술회의를 후원한 조선일보는 “좌파가 엮고 쓴 역사 교과서의 채택률이 중·고교에서 90%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며 “좌파가 교과서를 집필하면 좌파 전교조가 이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마침 어제 경향신문은 현대사학회가 집필한 고등학교 교과서(교학사)가 지난달 10일 검증심의 본심사를 통과한 사실을 보도했다. 최근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폄훼에 이어 교과서로까지 번지고 있는 우파 표방 세력의 ‘역사 도발’을 보자니 착잡하고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현대사학회를 비롯한 뉴라이트 계열 인사와 일부 보수 언론은 기존 역사 교과서의 편향적 기술을 문제 삼고 있다. 근·현대사 가운데 독립운동 부문에서 무장독립전쟁론이나 좌우합작을 중시했고 국제문제는 친소반미적, 남북문제는 북한에 우호적으로 서술했으며 김대중·노무현 정권만 무비판적으로 평가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한마디로 민족·민중주의 사관이 바탕에 깔려 있고 정파성을 띠고 있으며, 이는 좌파 운동권 세력이 집필에 대거 참여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인호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은 “경향신문이 뉴라이트가 교과서를 뒤집으려 한다고 썼는데, 그거 사실이다”라며 역사 교과서에 대한 전쟁 선포를 시인했다.


그러나 정작 편향적인 것은 그들의 역사관이고 정파적인 것도 그들 자신이다. 뉴라이트가 2008년 식민지 근대화론을 인정하고 10월유신을 합리화한 대안교과서를 내는가 하면 2011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에 ‘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자유민주주의’로 바꾸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역사학계의 정설을 무시하고 정파적 활동에 주력해온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현대사학회는 ‘학회’라는 간판을 달고 있지만 이름에 걸맞은 근·현대사 전공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학계에서 인정받을 만한 학술적 성과를 내는 것보다 색깔론으로 반대 진영을 공격하는 활동으로 뉴스에 오르는 경우가 더 많았다. 기존 교과서를 싸잡아 좌편향으로 몰아붙이고 집필자를 좌파로 매도하는 것이야말로 교육계와 역사학계, 사회 일반의 합의된 가치를 파괴하는 행위다.


어처구니없는 ‘역사 전쟁’이 강도를 높여가며 되풀이되는 데는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도 크다. 이명박 정권이 시작한 ‘역사 우향우’ 작업이 뉴라이트가 활동할 공간을 마련해주었고 현 정부가 든든한 토양을 제공할 것이라는 인식이 그들 스스로 고백한 ‘교과서 쿠데타 기도’를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역사 왜곡과 궤변, 극우 행보만도 넌더리가 나는데 나라 안의 역사 전쟁까지 치르자니 참으로 착잡하다. 박근혜 정부의 교육부도 이들의 주장에만 귀를 기울이고 요구를 들어줄 것인지 심히 걱정이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5312111015&code=9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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