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꽤 어렸을 때부터 올해까지 고도비만이었어요.
크지도 작지도 않은 평균적인 키에
신체검사를 할 때마다 통보받은 결과는 항상 고도비만이었습니다.
이미 초등학교 고학년즈음 때부터 60kg을 넘겼던 걸로 기억해요.
그렇게 무럭무럭 몸무게를 늘려가다가
가장 심했던 고3때는 164cm에 92kg까지 찍었던 기억이 나요.
그 후로 쭉 80kg 초반에서 70kg 중후반을 오락가락했던 것 같습니다.
제 기억에 제가 정상체중이었던 적은 없어요.
정확히는 '고도비만'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고 해야겠네요.
저는 친구나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서 외모비하적인 말을 들은 기억은 없는데
가족에게서 아픈 말을 참 오랫동안 많이 들어왔어요.
시시때때로 혼이 나고, 뭔가를 먹으면서 항상 눈치를 보게 되고,
그래서 밖에서 외식을 하거나 무언가를 사먹는 일이 큰 잘못처럼 느껴졌죠...
나중에는 그런 대우에 익숙해질만큼 익숙해져서
어떤 말을 들어도 둔감해질 정도가 되어버렸습니다.
가족에 대한 원망은 딱히 없습니다.... 제가 참 징하게 먹어제끼긴 했거든요 ㅎㅎ;
분명 날씬해지고 싶고, 예쁜 옷을 입고 싶기는 한데...
성격 자체가 지나치게 낙천적이고 끈기가 부족해서 그런지
한번도 다이어트를 성공한 적이 없었어요.
딱 한 번 65kg까지 감량한 적이 있긴 했는데 금방 요요가 와서
빼기 전보다 몸무게가 더 불어버렸죠....ㅋㅋ
그랬던 제가 처음으로 살을 독하게 빼보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계기는
뚱뚱한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흔한 편견....때문이었습니다.
자기 몸관리 하나 못하는 사람이 무슨 일을 얼마나 성실하게 잘 해내겠느냐는 편견이요.
특히 가족들에게서 받는 불신이 견디기 힘든 수준에까지 왔기 때문에...
뭐가 됐든 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걸 가족에게 증명하고
바닥까지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선택한게 다이어트였습니다.
제가 한 다이어트의 방법은 대략 이렇습니다.
우선 제가 살이 빠지지 않고 계속 찌는 이유가 뭔지 저 스스로가 아주 잘 알고 있었어요.
다름아닌 야식... 단 하루도 그 달콤한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늦은 시간에 배를 채우는 습관이 가장 문제였습니다.
일단 이 야식을 완전히 끊어버렸어요.
당연히 쉽지 않았어요. 정말 죽을것 같더라고요...ㅋㅋ
며칠 동안은 밤마다 부엌 주위 냉장고 주위를 서성거렸어요. 그냥 일찍 자버리기도 했고...
대충 일주일 정도 잘 견디니까 위가 줄어들어서 나중엔 밤이 돼도 배가 안 고팠습니다.
혹시 야식 드시고 계시는 분들은... 당연한 소리지만 꼭 반드시 끊으세요.
그리고 하루 식단을 대충 적어보면...
아침에는 바나나와 우유를 갈아서 한 잔 마시고
점심에는 텀블러에 녹차 한 가득 타서 마시는 걸로 배를 채웠고
간식으로 견과류(호두나 아몬드) 챙겨먹고
저녁엔 토마토 주스나 두유를 한 잔 마셨어요.
처음 며칠은 힘들었는데 저같은 경우는 위가 줄어드니까 견딜만 하더라고요.
위가 줄어들기까지 시간들은..... 정말 지옥같았고요 ㅋㅋ
일주일에 한 번은 치킨이나 삼겹살같은 고기류 외식도 먹었어요.
과자를 참 좋아해서 완전히 끊지는 못했는데 먹는 양이나 빈도는 확 줄었습니다.
운동은... 제가 공부를 하고 있어서
헬스나 다른 거창한 운동은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아침 저녁으로 스쿼트를 500개씩 했어요.
500개라고 적으면 말도 안 된다고 주작이라고 생각하실 것 같은데
스쿼트를 정석대로 한 건 아니었어요.
제가 발목을 습관적으로 잘 삐어서 제대로 하는 스쿼트는 발목에 무리를 많이 주더라고요.
그래서 정석대로는 못하고 빠른 속도로 반쯤만 앉았다 일어나는 식으로 했어요.
그대신 갯수를 500개로 늘렸고요. 10회씩 50세트를 했다고 봐야겠네요.
그렇게 하니까 300개쯤 되니 등에서 땀이 줄줄 나더군요..
제가 했던 식단조절과 운동 방법은 이렇습니다.
다이어트를 제대로 해본 적이 한번도 없어서 그런가
야매같은 방법인데도 꽤 살이 잘 빠지더라고요...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대략 5개월동안 이렇게 해서 20kg이 조금 넘게 빠졌습니다.
이쯤 되면 왜 글 제목을 저렇게 쓴건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네요...ㅋㅋㅋㅋ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워낙 끈기가 부족한 성격이거든요. 정말 병적이다 싶을 정도로..
그래서 다른 무엇보다 마음을 독하게 먹는게 제일 어려웠었는데
그걸 가능하게 해준 것이 다름아닌 아이유였습니다.
예전에 오유에서 열심히 활동한 적도 있었지만
저는 아이유의 열성팬입니다... 6년차 쯤 된 것 같네요.
혼자만의 각오로는 절대 다이어트에 성공하지 못할 제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반드시 살을 빼야 하는 이유를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걸 아이유가 만들어줬고요.
정작 본인은 어리둥절해할 것 같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님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다이어트라는 걸 성공했다고...
정말 정말 고맙다고. 큰 힘이 되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