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로 학생이라면 봉사활동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교육부에서 말하는지라 동네 도서관으로 어린이들 책 읽어주러 간 적이 있었음. 가서 잠깐 교육 듣고 책을 읽어줘야 하는데 이게 애들이 돌아다니면서 놀고 있으면 아무한테나 가서 'OO이 책 읽어줄까요??' 라고 말해야 하는거임. 천성적으로 낯을 가리는지라 아이들한테도 낯을 가려서 쭈뼜대고 있으니 나빼고 다 한두명씩 앉혀놓고 책을 읽어주고 있고 더이상 돌아다니는 애들이 없었음.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책읽어주는데 옆에 앉아서 같이 듣고 있었음... 근데 워낙 어린 친구들이라 가만히 앉아서 듣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거임. 그중에 귀엽게 생긴 쌍둥이 자매가 있었는데 한명이 자기 언니한테 자꾸 업어달라고 그랬음. 그랬더니 언니가 '야 니가 애기냐? 너 자꾸그럼 애기라고 할거다!' 이러는거임. 누가봐도 6살도 안된 애기들인데 지들끼리 애기라고 한다니까 좀 귀여웠음. 근데 동생이 하는 말은 더 가관이었던게 '나 애기할거다! 응애!' 이러면서 누워서 손가락을 빠는거임. 그걸 보고 귀여워서 1차 씹덕사. 그리고는 다시 책읽어주는걸 듣고 있었는데 애기들이 책 한권을 다 읽어주니까 옆에서 듣고있는 나한테 '선생님은 심심해보이니까 이거 읽고 계세요!' 라면서 '사과가 쿵!' 이란 책을 던져줌. 그래서 '선생님은 어릴 때 다 읽었어.' 라고 하고 안읽고 옆에 놨음. 그랬더니 애기들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공주님책 읽어주세요!' 하면서 디즈니 그림책을 갖고왔음. 그리고 작성자는 씹덕사하여 쓰러졌다고 하더라... 그 후로 몇번 더 갔으나 낯가림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그만 가기로 함...
귀엽게 생긴게 어떤거냐고 묻는다면 파마머리에 보라색 레이스 치마를 입은 눈 크고 똘망똘망한모습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