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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 악의
게시물ID : panic_776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괴담돌이님
추천 : 19
조회수 : 400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2/20 13:37:53
내가 초등학교 4~5학년 시절에 겪은 이야기이다.
내가 초등학생 시절에 우리 가족은 아파트에 살았다.
그리고 그 아파트는 이웃 간에 벽이 얇아서 옆집 소리가 잘 들렸다.
옆집 텔레비전 소리도 들리고 가끔 섹스하는 소리도 들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짜증 나는 일이 있었다. 바로 옆집에 사는 아저씨.
친구와 집에서 떠들고 있으면 옆집에 사는 남자가
시끄럽다며 소리 지르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다.
이 아저씨를 A라고 하겠다. A 아저씨는 지금 말하는 소위 양아치.
일정한 직업이 없었던지 낮에 보는 일이 많았다.
항상 까다롭게 굴었고 밤만 되면 소리를 지르며 싸우는 소리가 빈번히 들렸다.
나는 A 아저씨가 싫었고 우리 부모님도 A 아저씨가
시끄럽게 할 때마다 싫은 얼굴을 하던 것을 기억한다.
A 아저씨가 항상 소리치는 상대는 동거하던 여자였다. 그 사람을 B라고 하겠다.
당시에 어리던 내 시선에는 미인이었다고 생각한다.
A 아저씨와 어떤 관계였는지 모르겠다.
부부였을지도 모르고 애인 관계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B 씨는 A 아저씨에게 심심하면 두들겨 맞아서
얼굴에 파란 멍이 들거나 어딘가 다치는 적이 많았다.
어쩔 땐, 전화 박스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B 씨를 본 적도 있는데 그때는 뭐랄까
분위기 적으로 지쳐 있다고 할까.. 아무튼, 될대로 되라는 느낌이 들어
아직 어렸던 나는 스스로 거리낌 없이 위로의 말도 걸 수 없었다.
"그런 남자랑은 헤어지는 편이 좋아요." "경찰에 이야기해요."라고 어머니가 말하면
B 씨는 "그렇게 하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날 밤이 찾아왔다. 이상하게 그날은 싸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일을 일찍 마치고 온 부모님과 함께 저녁을 먹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밖에서 문을 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달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버지가 밖에 나갔다가 잠시 후에 안색을 바꾸고 들어오더니
"구급차 불러!"라고 외쳤다. 구급차에 실려간 사람은 B 씨였고 달려 나간 사람은 A 아저씨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부모님은 경찰에게 사정을 들은 것 같지만, 내게는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단지, A 아저씨의 폭력 때문에 B 씨가 매우 위험한 상태에 빠졌다는 사실만은 짐작할 수 있었다.
다행히 B 씨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나중에 어머니와 함께 B 씨의 병문안을 가기로 했다.
어머니는 B 씨를 매우 걱정했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B 씨는 우리를 보자마자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진짜 날뛰는 수준이 아니었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필사적으로 B 씨를 제압했다.
하지만 나와 어머니가 가장 충격을 받은 건 B 씨의 그 모습이 아니라 B 씨가 했던 말이었다.
"도와 달라고 그렇게 외쳤는데!! 도와 달라고 그렇게 외쳤는데!!"
우리는 곧바로 병실에서 쫓겨났다. 집으로 가면서 차근차근 생각해보니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그날은 분명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평상시라면 반드시 뭔가 들릴 텐데.
실제로 A 아저씨가 문을 여는 소리는 들렸으니까. 싸우고 있었다면 우리도 한 번에 알았을 건데.
B 씨가 그렇게 도와달라고 소리쳤으면 못 들을 리가 없다.
그런데 왜 그날 밤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을까?
얼마 후, 우리는 이사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옆집에 아무도 없게 되면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된 것이
견딜 수 없어진 내가 갑자기 소리치며 난동을 피웠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 부모님도 정신적으로 한계였는지도 모른다.
지금부터는 후일담.
대학에 입학하고 여름 방학에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기억을 확인하고 싶어서 그 아파트까지 간 적이 있다.
아파트는 리모델링되어 당시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하지만 집주인은 아직도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B 씨는 퇴원 후에 바로 아파트에서 나간 것 같다. A 아저씨는 경찰에 붙잡혔다.
집주인은 계속 얘기했다.
"그 방 벽에 핏자국이 붙어서.. 경찰 말로는 A 씨가 B 씨의 머리를 잡고
몇 번이네 벽에다 박은 것 같다고.. 벽지 바꾸는 게 힘들더라.."
솔직히 무서워서 어느 쪽 벽이었는지 묻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하니까 어렸던 내가 기억을 수정해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고 생각한 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 부모님은 남의 도움을 무시한 최소한의 인간이라는 말이 되겠지만.
그냥 내 기억이 정확하고 그날 밤에 일어난 일이 진실이라면
어째서 B 씨에게 최악의 타이밍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던 것일까
왠지 자신 모르는 악의를 느껴 버린 것은 아닐까.
http://blog.naver.com/outlook_exp/22021589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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