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소식을 해서 공복에다 기껏해야 4시간 잤던 몸상태로 목욕탕에 가려니 귀찮기도 하고 피곤했지만 전날의 약속때문에 대충 어기적어기적대며 갔다. 역시 가보니 설날이라 그런지 사람은 많았고 자리는 꽉차있었다. 바로 옷을 벗고 챙겨온 세면도구를 가지고 들어갔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탕에 들어갔는데 평소보다 뜨겁다고 느껴지지 않기에 목까지 담구고 오래 앉아있었다. 그 다음 냉탕에 한번 들어가서 열을 식히고 더 뜨거운 탕에 들어갔다. 그동안 사우나에 계시던 아빠는 어느새 내 앞자리에 계셨다. 덥기도 하고 소변도 급해서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서서 걸어가는데 그 순간 살짝 현기증이 났다. 예전에도 그랬던 적이 있어 무심하게 넘기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 후에 분명 나는 소변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눈을 떠보니 나는 화장실바닥에 엎드려져 있었다. 일어나려고 했지만 몸에 힘이 없었다. 눈은 침침했고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휴식을 취했어야 했지만 사고마저 흐리멍텅 해져서 다시 탕에 들어갔다(이 때 기절하면서 변기에 눈썹안쪽부위를 부딪혔고 상처가 났다). 자리에 앉아 있는 아빠한테 걸어가는데 다시 쓰러질뻔 했다. 옆에 계시던 아저씨가 괜찮냐고 물어봐주셨지만 말이 나오질 않았다. 아빠와 마주쳤고 잠깐 나가있겠다고 했다. 밖으로 나와서 물기를 닦는데 정신도 힘도 없었다. 평상에 앉으려고 겨우 10m 사이를 걷는데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리고는 다시 일어나서 평상에 잠깐 앉아서 있었다. 고개를 들고 앞을 보니 티비가 있었는데 글자는 잘보이지 않았고 무지개색깔인 여러형태가 보였다. 심호흡을 하니 점차 안정되는 것 같았다. 사실 화장실 이 후의 기억이 별로 없다 기억이 드문드문 났다. 이와중에 살짝 쪽팔렸다. 기력을 되찾고 아빠등을 밀어드리고 대충 샤워하고 나왔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동안 치약.칫솔을 잃어버렸다. 집에 돌아와서 약간의 두통과 어지러움이 있었다. 그리고 친척집에는 가지 못했다. 병원은 아직 가지 않았다. 나이 25먹고 목욕하다 기절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모두들 건강하신지요? 밥도 하루 평균 2끼에 식사시간도 수면시간도 매번 달랐는데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미뤄왔던 운동도 하려고 합니다. 몸으로 겪어보니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