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부터 시작된 NFL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픽으로 뽑힌 선수들이 가장 많이 소속된 포지션은 어디일까라는 질문은 물어보는게 시간낭비일정도로 쉽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98년 이후로만 봐도 18번의 드래프트에서 13명의 1라운드1픽 지명선수가 쿼터백이었습니다. 그 중에는 잘 알려져있는 매닝형제(98, 04), 이번 시즌 캐롤라이나 팬터스의 무패행진을 주도하고 있는 캠 뉴튼(11), 한 때 유투브 미식축구 하이라이트를 장식했었던 마이클 빅(01)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만 봐도 쿼터백이 얼마나 팀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지 알수있습니다. NFL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구단 파워랭킹 중 상위 팀들(뉴잉글랜드 패츠, 캐롤라이나 팬터스, 신시내티 뱅갈스, 시애틀 시혹스등)은 훌륭한 쿼터백을 가지고 있고(각각 탐 브래디, 캠 뉴튼, 앤디 달튼, 러셀 윌슨) 하위권 팀들(잭슨빌 재규어스, 마이애미 돌핀스, 샌프란시스코 나이너스,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은 상대적으로 약한 쿼터백들이 팀을 이끌고 있습니다(각각 블레이크 보틀래스, 라이언 태내힐, 콜린 캐퍼닉, 조니 맨지엘). 간혹 이 말이 맞지 않는 경우가 있을수 있지만 거의 쿼터백 성적 = 팀 성적으로 직결되는 부분이 많죠.
쿼터백은 살짝 억지스럽게 접근하면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패싱이 주로인 쿼터백, 러닝이 주로인 쿼터백, 혼합 쿼터백. 지금부터 나열된 선수들은 모두 현역이고 그러니만큼 분류 시 한계가 있었으니 양해부탁드립니다 ㅎ
패싱 전문 쿼터백 : 탐 브래디, 밴 라슬리스버거.
탐 브래디는 말할 필요도 없이 NFL 최고의 쿼터백 중 한 명이고 거의 40에 가까운 나이에도 스타성이 여전한(15년 유니폼 판매 NFL 3위) 예비 명예의 전당 후보인 쿼터백입니다. (통산 223 게임, 427 패싱 TD, 17 러싱 TD, 96.5QBR)
동영상은 저번 글에 올렸었던 걸 그대로 가져와야겠네요 ㅎ
밴 라슬리스버거는 하인스 워드가 뛰었던 피츠버거 스틸러스의 노련한 쿼터백입니다.
큰 몸집(110kg)덕에 빅 밴이라고 더 많이 불리는 (생긴 건 윌 페럴) 라슬리스버거는 몸집만 봐도 러싱보다는 패싱에 특화된 선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시즌도 부상때문에 다섯 경기를 못 나왔지만 복귀해서 다시 스틸러스를 플레이오프 코앞까지 이끌어놓았습니다.(통산 169게임 269 패싱 TD, 15 러싱 TD, 94.1 QBR)
러싱형 쿼터백 : 러셀 윌슨, 콜린 캐퍼닉
사실 러셀 윌슨이 러싱형 쿼터백으로 분류되기에는 문제가 있는게 패싱도 나쁘지 않은 선수이기 때문인데 그래도 다른 러싱이 훨씬 좋은 선수니 러싱형으로 집어넣었습니다.
저번 시즌 수퍼볼에서 모두의 눈을 의심케 만든 인터셉션으로 패츠의 역대급 우승을 도와주었지만 이번 시즌 초반 무너지던 디펜스, 갈피를 못 잡던 오펜스를 젊지만 특유의 리더십으로 끌고 올라와 현재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은 물론 NFL 파워랭킹 4위에 올라 다시 한 번 수퍼볼을 노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러싱만 보면 운동신경이 좋다라는게 무슨 말인지 잘 알 수 있죠.(통산 62게임 101 패싱 TD, 12 러싱 TD, 101.7 QBR)
바쁘신 분은 1분 40초부터 보세요 :)
콜린 캐퍼닉은 작년부터 망가지긴 했어도 아직 젊어서 가능성도 남아있는 선수고 스타성도 있는 선수입니다. 또 변명을 해주자면 팀이 오프시즌에 역대급으로 무너진 케이스라(감독 교체, FA선수 다 나감, 3명 은퇴, 풀백 구속) 팀이 어느 정도 다시 자리를 잡으면 캐퍼닉도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 3년 전만 해도 NFC 씹어먹던 선수였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통산 57게임, 56 패싱 TD, 11러싱 TD, 88.4QBR)
혼합형 쿼터백 : 애런 라저스, 데릭 카
애런 라저스. 프로볼은 밥먹듯이 나가는 선수고 수퍼볼 MVP, 정규시즌 MVP 경험도 있는 것도 모자라 품행까지 좋아 상대방 선수들에게도 존경받는 현 NFL 최고의 쿼터백 중 하나입니다. 애런 라저스를 생각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주로 패싱인데 머리가 워낙 좋아 패싱 디펜스를 펼치고 있는 상대방의 허점을 자신의 러닝으로 부술 줄 아는 선수입니다.
인기 팀 소속이니 스타성은 말할 것도 없지요(유니폼 판매 5위). 앞으로 못해도 5년은 더 해 먹을 선수라 평가가 내려집니다.(통산 124게임, 255 패싱 TD, 21 러싱 TD, 104.7 QBR)
데릭 카는 작년부터 오클랜드 래이더스를 이끌고 있는 쿼터백입니다. 잘생긴 외모에 근 몇 십년동안 제대로 된 쿼터백 없이 살아왔던 래이더스 팬들의 한을 제대로 풀어줄 프랜차이즈 쿼터백이 나타났다는 뉴스만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첫 두시즌의 스탯을보면 애런 라저스의 스탯과 TD/INT 비율만 제외하면 QBR, TD 수 등이 놀랍도록 닮아 인터셉션만 줄인다면 충분히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진 선수로 평가받습니다.(통산 30게임 51 패싱 TD, 0 러닝 TD, 84.3QBR)
아이라이너만 보면 뷰게분들이 보셔야되는데.
쿼터백 용어 정의
TD/INT RATIO : 말 그대로 터치다운과 인터셉션 비율을 뜻하는 겁니다. 이 숫자가 높을수록 좋은 쿼터백으로 평가받습니다. 현 NFL 뿐 아니라 역대급 TD/INT RATIO를 기록하고 있는 애런 라저스의 기록은 4.04. 역대 쿼터백 중 3을 넘긴 선수도 애런 라저스 빼고 없는 걸 보면 웃음만 나오는 기록이죠.
QBR : 2011년부터 도입된 쿼터백이 팀 점수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94 정도만 되도 훌륭한 쿼터백이라 할 수 있습니다.
ATT, COMP : ATT는 패스시도수 ATTEMPT의 약자가 COMP는 패스 성공 횟수 COMPLETION의 약자입니다. 쿼터백이 한 경기를 온전히 다 뛰었다 가정했을때 평균 35의 ATT가 기록되고 좋은 쿼터백일수록 COMP가 높지만 좋은 쿼터백 중 모험적인 패스를 많이 하는 선수(탐 브래디, 조 플라코 등)들은 COMP가 낮은 경우도 있습니다.
역대 탑 10 쿼터백
ESPN, CBS SPORTS 등 순위 매기기 참 좋아하는 사이트들이 모아놓은 자료들을 종합해서 순위를 매겼습니다.
10. 바트 스타
그린베이의 초대 쿼터백이자 수퍼볼을 최초로 들어올린 쿼터백이라는 점만으로도 큰 상징성이 있습니다. 5번 NFL 챔피언, 2번 수퍼볼 우승. 명예의 전당 헌액.
9. 트로이 아이크맨
6번의 프로볼(미식축구의 올스타와 비슷한 것), 3번의 수퍼볼 우승을 차지하면서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수. 현재 FOX SPORTS 해설자로 활동. 카우보이즈만 편애해서 별로 맘에 안들지만. 명예의 전당 헌액.
8. 댄 마리노
만약 댄 마리노가 한 번이라도 수퍼볼을 들어올렸다면 이것보다 순위가 높아졌겠지만 18시즌동안 수퍼볼 진출이 단 한 번 밖에 없었을 정도로 불운한 선수. NFL이 패싱보다 러싱위주이던 시절 패싱 횟수, COM 횟수, TD 수 등 패싱에 관련된 모든 기록을 새로 썼던 쿼터백. 1983년 짐 캘리와 존 앨웨이와 함께 루키 시즌이었을때 신인상을 타며 전설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명예의 전당 헌액.
7. 스티브 영
탬파베이 버캐니어즈에서 못 피운 꽃을 샌프란시스코 나이너스에서 피운 쿼터백. 자신 커리어에서 무려 여섯번이나 패서 레이팅(현 QBR과 흡사함) 1위를 기록. 한 번의 수퍼볼 우승, 두 번의 MVP를 기록하며 2005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습니다. 조 몬타나에서 이어진 나이너스 황금기의 주역.
6. 애런 라저스
현재 진행형이기에 더욱 무서운 선수. 두 번의 MVP, 한 번의 수퍼볼 우승, 6번의 프로볼이라는 기록과 더불어 4.04 TD/INT RATIO, 가장 높은 QBR 등 역대급의 스탯을 찍고 있는 33살의 쿼터백.
5. 브랫 파
말년에 애런 라저스에게 밀려 라이벌인 미네소타 바이킹스로 쫓겨나듯 나갔긴했지만 지난 추수감사절 그린베이로 돌아와 투병중인 브랫파와 함께 역대급 투샷을 만들어내며 그린베이 팬들을 향수에 젖어들게했습니다. NFL 역사상 최초로 3년 연속 MVP 수상(1995-1997), 한 번의 수퍼볼 우승, 명예의 전당 헌액. 가장 많은 인터셉션을 기록한 오명도 있지만 홈런타자가 삼진왕 먹는 것과 비슷한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별로 신경쓰는 사람이 없죠 ㅎ
NFL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경기 중 하나로 뽑히는 GB PACKERS vs Oakland Raiders 경기. 경기 전 날 브랫 파의 아버지의 죽음 소식이 전해졌고 모두가 브랫 파가 제대로 뛸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완승을 거두었던 경기.
4. 존 앨웨이
덴버 브롱코스 역사상 가장 훌륭했던 쿼터백. 전설의 1983년 드래프트 1라운드 1픽의 주인공, 다섯번의 수퍼볼 진출, 두번의 우승 그리고 마지막 우승직후 화려한 은퇴까지 처음과 끝이 한결같이 멋있었던 선수. 아직까지도 회자되는1987년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와의 AFC 챔피언십 경기에서 98야드의 드라이브를 터치다운으로 이끈 "THE DRIVE"의 주인공. 명예의 전당 헌액.
3. 패이튼 매닝
다섯 번의 MVP, 14번의 프로볼, 한시즌 최다 터치다운(55개), 역대 최다 터치다운 갯수(530개) 등 만으로도 설명이 가능한 선수. 하지만 단 한번의 수퍼볼 우승과 11-13이라는 초라한 플레이오프 커리어가 흠이라면 흠. 예비 명예의 전당 헌액 쿼터백.
2. 조 몬타나
1981년 댈러스 카우보이스와의 NFC 챔피언십에서 드와이트 클락의 "더 캐치"의 시발점. 세 번의 수퍼볼 MVP, 자신의 두번째 수퍼볼 경기에서 36초를 남기고 92야드 드라이브를 성공시킨 전설적인 장면의 주인공. 미식축구는 몰라도 조 몬타나는 아는 사람들이 있을정도로 엄청난 유명세를 탔었죠.
바쁘신 분들은 1분 15초부터 보세요!
1. 탐 브래디
스타성이든 실력이든 스토리든 말이 필요없는 선수. 6번의 수퍼볼 진출, 4번의 우승, 3번의 수퍼볼 MVP, 2번의 정규시즌 MVP, 10번의 프로볼은 눈에 들어오지 않을만큼의 커리어. 역대 쿼터백중 가장 많은 플레이오프 승리횟수(21회)는 덤.
원래 현역 쿼터백 연봉 탑5도 올리려고 했는데 쓰다보니까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나중에 그냥 연봉 글 따로 파겠습니다 ㅎㅎ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