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별 내용은 없습니다...
다른 글에 어떤 분께서 마릴린은 잘 있냐고 물어보셔서 간단한 이야기라도 적을까 해서요...
혹시 이전 글이 궁금하신 분을 위해
네... 제가 사료를 적게 주기 시작하면서 한동안 마릴린은 나타나지 않았어요.
뒷문을 닫아두고 있었지만 중간중간 열어봤을 때 줄어든 사료의 양, 아침에 확인한 양 등을 확인해보면 알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하는 불빛에 마릴린은 전혀 거부감이 없었는데 한번도 찍히지 않았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점심에 한차례 손님들의 러쉬가 끝나고 폭풍설거지를 하고 있었는데 거센 물소리와 달그락 거리는 소리를 뚫고 분명하게 제 귀에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야~옹"
!!!!!!!!!!!!!!!!!!!!!!!!!!!!!!!!!!!!!!!!!
논리적으로는 물소리 때문에 들릴리가 없지만 제귀에는 분명히 들렸어요. 네, 마릴린의 목소리였죠.
바로 가서 문을 열었더니 문 앞에 마릴린이 있었어요.
사료가 있었지만 캔이 먹고 싶었는지, 오랜만에 와서 알리고 싶었는지 암튼 저를 불렀어요.
그래서 바로 캔을 하나 따줬더니 잘 먹더군요.
그런데 어째 꼴이 꾀죄죄한게 말이 아니더라구요.
이쯤 읽으셨으면 궁금하실테니 일단 사진.
이전 글을 보신 분들은 차이를 느끼실거예요.
위에 2장이 이전 사진, 아래 2장이 현재 사진입니다.
안보이는 동안 어디가서 개고생을 한건지 냥고생을 한건지 모르겠지만 얘가 마릴린이 맞나 싶을 정도더라구요.
그동안 도대체 어디서 뭘 하다 왔냐고 물어도 이 버릇없는 녀석은 도무지 대답이 없네요...
얼굴 뿐이 아니예요.
밤에 왔을 때 동영상에 찍혔는데....
몸통이랑 다리까지 죄다 더러운 상태인게 보이시나요?
실제로 보면 저거보다 훨씬 더 심해요. 아주 봐줄 수가 없어요.
마음같아선 눈꼽도 떼주고 데려가서 씼기고 싶지만 그러면 안된다는걸 알기에 맛있는거라도 더 주려고 간식캔을 하나 더 따서 줬는데
배부른지 그냥 가버리네요....
귀찮지만 데려가서 내가 키워주겠다고 말도 해봤지만 빌어먹을 놈이 귓등으로도 안 듣네요...
와이프도 제 말은 좀 듣는 것 같으니 잘 꼬셔서 데려와 보라고 하는데
이 녀석은 싸가지가 없는게 영 글렀어요.
굶어죽는 꼴은 못 보겠으니 그냥 밥이나 챙겨주는게 최선이겠죠...
마릴린의 안부를 궁금해하시고 걱정해주셨던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다음에 볼 때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은 꼭 전해줄께요.
이제는 사진 등 찍어대면서 귀찮게 하지 않을 생각이예요.
어차피 집에 들일 아이가 아니라면 사람이랑 너무 친해지는게 안좋아 질수도 있으니
이별하게 되는 날까지 배고파서 담을 못타는 날은 없게 사료나 넉넉히 주고
관심은 마음 속에 넣어두려고 합니다.
마릴린의 행복을 빌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