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희 아버지는 몇년전까지 시내버스를 하시다가 지금은 디스크때문에 쉬고 계십니다. 최근 버스얘기가 많아서 제가 들은 썰들좀 풀어볼게요. 회사마다 사정이 많이 다르지만 이 회사는 진짜 들을 때마다 막장이였습니다.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는 수도권에서 손가락안에 드는 큰회사 였는데요. 회사마다 시스템이 다르긴한데 시내버스는 보통 하루근무 하루휴일이 기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근무 날은 거의 첫차시간부터 막차시간까지 일한다고 보면 되는데요. 준비시간까지 감안하면 거의 3~4시에 일어나셨던거 같아요. 물론 퇴근하면 12시 넘을 때도 많죠. 그래서 주무시면 거의 점심때 일어나시는데 일찍 자야하기 때문에 실제 쉬는 시간은 별로 없습니다.(술이라도 한잔 하시고 들어오시면 쉬는날은 그냥 잠으로 끝납니다) 그럼 근무중에는 쉬는시간이 보장되느냐? 대부분의 시내버스는 배차가 타이트하기 때문에 길이라도 막혀서 늦게 들어오면 쉬는시간이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사님들이 기를 쓰고 신호위반하시고 그러는겁니다... 그래도 이정도만 지켜져도 아주 양호한편인데요. 문제는 속칭 '따블' '따따블' 이라고 불리는 시스템인데 바로 아시겠지만 휴일없이 2일연속, 3일연속 근무입니다. 따블만 뛰어도 오후가 되면 진짜 피곤하다는데 3일씩 나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아버지는 만근만 채우면 더 안타셨는데요. 문제는 기사수가 배차수에비해 모자라서 누군가는 따블을 나갈수 밖에 없는 구조에 있습니다. 그나마 회사에서 짬좀 되시는 분들은 발언권이 좀 있으나 계약직분들은 회사눈치를 봐야하기에 배차에서 내일도 나오라고 하면 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내일 피곤해서 쉰다고 했다간 바로 찍히죠. 그러다 보니 계약직에서 사고비율이 높다고합니다. 졸다가 신호대기중인 차량 밀어버리는 경우는 흔하답니다.
그럼 왜 회사는 사고를 줄이려고 하지 않느냐? 저의 생각이지만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회사에선 사고나도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첫째. 버스나 손해배상은 보험처리면 끝납니다. 둘째. 사고기사는 잘라버리고 다시 뽑으면 됩니다. 이런 악덕회사들은 기사들의 숙련도나 서비스 같은건 신경안써요. 그냥 대형면허만 있으면 쓰다가 버립니다. 이회사 사장님은 경제학박사출신이라고 하던데요. 어느날은 고추를 박스채로 같다 놓고는 기사들보고 졸릴때 먹으라고 했답니다. 사람도 이딴식으로 취급하는데 하다 못해 타이어며 버스 소모품들은 제때 갈겠습니까? 기사들을 돈을 벌기위한 도구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악덕사장들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