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9일)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아이들이 흙장난을 하면서 부르곤 하는 노래, 가만히 가사를 들어보면 두꺼비의 입장이 참 난처할 것 같습니다.
모래 더미 몇 번 두드리면서 헌집 줄 테니 새집을 달라 하니 말입니다.
헌 정치를 새 정치로 바꾸겠다면서 국민의당을 창당했던 안철수 대표.
총선 과정에서 비례대표 의원이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 수장직에서 또다시 물러났습니다.
낯설지 않은 '철수정치'.
물론 정치인의 행위는 필연적으로 정치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그의 또 한 번의 철수 역시 전략적 후퇴라는 분석이 당연히 뒤따릅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가 새 정치를 하겠다면서 당을 깨고 나와 흔들었던 새 정치의 깃발은 당초부터 제기되었던 그 어떠한 비관적 예측보다 극적인 모습으로 내려놓은 셈이 됐습니다.
어찌 보면… 안철수 대표도 억울할 듯합니다.
정치를 새롭게 바꿔보겠다며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처럼 "그게 새정치냐" 하는 비아냥에 늘 시달려야 했으니까요.
한때 신드롬을 일으키며 교과서에까지 등장했던 과거의 영광은 뒤로한 채, 말 그대로 '정치판' 이라는 험난한 광야에서 눈빛마저 바꿔가며 싸워야 했겠지요.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정치의 변화는 그렇게 쉽게 헤아릴 수는 없는 것인지…
손바닥으로 모래를 몇 번 두들기는 수고로 헌집 대신 새집이 생길 것이라고 바라는 것처럼…
그렇게 해서 얻은 새집이라 봤자 슬쩍 왔다가는 파도에도 금방 휩쓸려 버리고 마는데 말입니다.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이 와중에도 옆집 까마귀들의 행태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데…
그가 원래 백로였다는 사람들의 믿음마저 모래로 지은 집 신세는 아니기를…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