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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속의 여고생
게시물ID : animation_3085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러25
추천 : 7
조회수 : 38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2/09 23:47:14
친구로부터 오랜만에 리퀘를 받았었습니다. 귀여운 여고생을 그려달라더군요.
주위 남자사람 친구 녀석들이 아직도 이러한 여고생에 대한 꿈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는 적잖이 놀랐지 않을 수 없었으나 슬슬 환상에서 일깨워줘야한다는 애틋한 마음을 담아 
당시에 친했던 여고 친구들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압축한 느낌으로 그려보았습니다.


늠름.jpg


제가 기억하던 여학우들은 절대로 그저 공부에 지쳐 학창시절을 메마르게 보낸 연약한 모습이 아닌
폭포수같은 열정과 늠름함을 품고 고달픈 매일과 치열하게 싸워 이겼던 장군상이었지요.

그런 그녀들의 전투차림은 이와 같으니 어깨 위의 짧은 머리칼은 숙련된 격투가의 모습을 방불케 했으며, 
점심시간의 질주를 위해 단련된 다리는 치마 속 체육복에 빈틈없이 무장되어 있었고 , 
광속으로 12가지 색의 펜을 바꿔가며 필기를 해도 지치지 않는 팔, 바람에 휘날리며 위상을 높이는 겨울 담요 등등... 
그녀들의 모든 면면이 벌써부터 누구도 감히 비웃을 수 없는 고수의 편린을 엿볼 수 있게 했었죠.

한참 미용에 관심이 많을 나이인지라 걔 중에는 철두철미한 선생님의 감시로 화장품을 준비하지 못하더라도 
맥가이버 못지 않은 방법으로 주위 학용품을 활용해 화장을 하는 여학우들도 있었는데, 
사인펜으로 아이라인을 그리고 풀같은 접착제로 쌍커풀을 만드는 모습은 지금봐도 전율을 일으키게 합니다. 

우사미.jpg

결과물을 여러번 본 적은 있는데 우사미...의 예리한 눈 같더군요. 공부에 대한 추리력을 높이기 위함이었을까요?



뛰다.jpg

그리고 여학생이니까 다이어트 외의 운동에는 관심이 없을거라는 친구들의 말에도 저는 코웃음을 쳤는데 
걔네들이 급식소를 향하는 여고 친구들의 질주를 보았다면 입이 떡 벌어졌을거라 생각해요.
공부에 몸이 뻐근함을 풀기위해 말뚝박기도 곧잘 했었죠. 
예쁘장한 여학생들이 말뚝박기를 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드시겠죠?


럭비.jpg

물론 공과 친한 학생들은 적었으나 저희 여고의 주 운동종목은 무려 럭비였어요. 
온몸으로 맞부딪혀 싸우는 그 살풍경한 여자들의 스포츠는... 공의 존재를 어느새 잊게 만들더군요.
선수들도 그때그때마다 즉석에서 선발했는데 일단 덩치가 크다 싶으면 무조건 뽑았습니다. 
저도 제법 덩치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친구들에 비할 바가 되지 못해 럭비 게임에는 참여치 못했습니다.
매 경기 때마다 부상자는 꼭 나왔으며 어딘가가 부러지거나 삐거나 생채기가 심하게 났었죠.

그때의 전투 끝에 그만 다리가 삐어 부축을 받아 퇴장하면서도 
제게 엄지를 치켜세우며 씩 웃던 제 친구의 모습은... 지금도 제 안의 무언가를 요동치게 만듭니다. 

어설픈 마음가짐으로는 살아남기 힘들었던 여학생들의 생태.
지금은 추억으로 남은 그녀들과의 박진감 넘치는 여고생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푸근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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