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데저트 블룸에 홀연히 나타난 한 여성
김 윤리(27)
젊은 나이에 뛰어든 오징어 건조 사업에 성공하여 떼돈을 번 20대 자산가입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한가지 흠이 있었으니
그것은 결혼할 상대를 찾지 못한 것이었읍니다
고민 끝에 그녀는 재산의 절반을 털어 쉐어하우스를 짓습니다
이 쉐어하우스의 이름은 <수능 시험장>
수능 출제위원들이 문제 제출할 때 갇혀 사는 숙소st로 지어졌습니다
남자 3실 여자 3실 총 6실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간 방의 크기가 크지만
대문이 달려있기 때문에 사생활이 침해당하기가 쉽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모든 방의 구성은 같으며 개인 화장실, 샤워부스, 컴퓨터, 스토브, 냉장고 완비에다
마음대로 폰을 할 수 있는 와이파이가 깔려 있으며
생필품을 비롯하여 취미생활과 직업 등에 필요한 모든 물건들을 집주인인 윤리가 구비해줍니다
그리고 처음 들어올 때 입주비만 내면 평생 방세 무료
단, 조건은
절대 나갈 수 없음
그러다보니 파격적인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입주 신청자가 1도 없읍니다
아유 또 스팸 문자자낭 공짜로 살게해준다는데 왜 안오는거얌~!
근데 결혼이랑 쉐어하우스가 뭔 상관? 싶겠지만 사실 공짜로 해주는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입주자 중 마음에 드는 총각이나 아가씨를 홀랑 낚아채려는 돈많은 노처녀의 심보져
그런데 그 때!
첫 피해자...아니 입주 신청자가 등장합니다
채욱: (위풍당당) 여기가 공짜로 밥먹여주고 재워주고 싸게해주는 곳 맞습니까
윤리: 네 맞아요 ㅎ오홓헣ㅎㅋ;;ㅋㅋㅋㅎㅎㅇ 하이여
첫 입주자 등장에 뛸듯이 기뻐하는 윤리
열심히 자기소개를 하는 남자
자기소개를 하든가 말든가 욕망 터지는 눈빛으로 남자를 훑는 윤리
이름값을 못하는 처자네여
남자의 이름은 한채욱이고 이름처럼 체육 전공자, 나이는 22살에 직업은 헬스장 트레이너입니다
채욱: 아이고 앞으로 잘 지내 봅시다!!
윤리: 어맛!
김보성 뺨치는 의리를 가진 채욱
개나소나 잘 껴안습니다 하지만 모태솔로 처자의 마음은 오해로 물들어만 가고...
윤리: 호호 여기가 니 방이에요
이미 시리얼 처먹고 있음
윤리: 저기여 제 말 좀...
채욱: 우걱우걱
말 씹혀서 괜히 속상해진 윤리
방으로 돌아와 낮잠을 잡니다
그 사이에 시리얼 한그릇을 더 해치우고
헬스장에 온 채욱...............
넌씨눈 근육바보였네요........
진짜 연애는 커녕 집보다 헬스장에 더 있을 것 같은 사람......
잠에서 깬 윤리는 채욱의 방에 들어오지만.......
요염한 자세로 운동중인 채욱은 그것을 알 리가 없읍니다
윤리: (아련) 그래 내 주제에 뭔 남자ㅎ 걍 밥이나 먹어야지
그런데 이 야심한 밤에 또 한명의 입주신청자가 왔네여
성은 문 이름은 예
풀네임 문예입니다
문예: 여기가 그...
윤리: 맞아여 맞아여 공짜로 재워주고 먹여주고 이쁜 집주인이 있는 거기 맞아여 어우 들어오세여 들어와여 얼른 와여
윤리: 어머 근데 고등학생 아니신...? 저희 고딩은 안받아주는데요
(순전히 자기 양심 때문에 그럼ㅋ 아청법 걸리기 싫으니까)
문예: ㅡㅡ 스물 셋인데요
윤리: 아 예... 미안요... 니가 동안이라서 그만
문예: ㅡㅡ
문예: 아니 상식적으로 어떻게 미성년자가 입주신청을 해요ㅡㅡ
윤리: 아니 그러니까 미안하다고 했잖아 ㅎㅎ
문예: ㅡㅡ(심기불편)
문예: 방이나 보여줘요ㅡㅡ
문예가 아무리 틱틱거려도 윤리 눈에는 그저 귀여워 보이나봅니다
시종일관 웃는 표정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예는 23살 소설가 지망생으로, 지금은 서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내성적이며 잔짜증이 많은 성격입니다
걍 히키코모리임
윤리: 여기가 니 방이에용
생각보다 화사한 방에 내심 기뻐하는 문예
더 얘기하고 싶지만 피곤함을 이기지 못해 윤리는 방만 안내해주고 바로 자러갑니다
그리고 혼자 방에 남은 문예
문예: .........
문예: 흐흐 방 예쁘다 ㅎㅎㅎㅎ
한입 쏙
문예: .......
문예: 주인 언니도 예뻤어
같은 시각 헬스를 마치고 귀가하는 넌씨눈 한채욱
중간 방의 사생활 침해란 이런 걸 말합니다
방은 졸라 큰데 쉬하는거 다보임
아무튼 이렇게 수능시험장의 하루가 저물었습니다... 내일도 입주자가 찾아올까요? 찾아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