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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알롱이를 기억하실까요..
게시물ID : animal_1174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ily
추천 : 14
조회수 : 595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5/02/06 11:04:58
안녕하세요.

저는 거이 눈팅으로만 동게를 자주 이용하는편인데..

일전에 아픈 저희 알롱이가 생식에서 사료로 전환하면서 야채퓨레를 한번 나눔했었어요.

알롱v.jpg

그때 저희 알롱이 많이 격려해주시고 걱정 해주셔서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슬프지만 2015년 2월 4일 알롱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아래 이야기는 슬플수 있으니 ㅠㅠ 미리 참고해주세요.

2주전쯤 정기점진을 받았을때 수치들이 좋아서 기분이 매우 좋았습니다.

두가지의 수치가 평균보다는 높게나왔지만.. 이정도는 그냥 보조제정도 먹음 좋아질꺼라고요.

신부전에 중요한 수치중 한가지는 내려가고 한가지는 올라 앞으로 먹을것만 조금 더 신경써야겠다 했어요.

근데 병원에 다녀온 뒤로 쭉 식욕이 떨어져갔습니다.

처음엔 잘 안먹더라도 조금씩 조금씩이라도 스스로 먹게해주자 했어요.

입이 짧고 까칠한고양이 스타일의 강아지라 먹기싫은거 억지로먹이면 다음부턴 절대 안먹는 스타일이거든요.

근데도 점점 식욕이 떨어지고.. 몸무게도 2.5킬로에서 급격하게 떨어졌어요.

나중에 강제 급여도 하고.. 먹기싫은 약도 억지로먹이고.. 달래주다가 성질도 내다가.. 같이살려면 먹어야한다 울기도 하면서..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죠.. 가끔 한번씩 입맛이 떨어질때가 있어서 그럴때마다 특식으로 입맛을 돋궈주면 또 먹곤 했으니..

하루가 다르게 말라가는게.. 병원에 입원하기 2~3일 부터는 걷는것도 힘겨워 보입니다.

병원에 갔더니.. 살도 급격히빠지고 먹은게없어서 그렇다고 하셔서 먹이려고 노력했어요.

2월3일 도저히 안될꺼같아요.. 경련도 오는거같고.. 그날은 거이 서있지도 못하도록 힘들어하더라구요..

다니던 병원에 연락해서 2차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하니 의사선생님께서 들은 얘기를 종합해보면..

예후가 안좋으니.. 마음에 준비를 하시라면서 .. 애기가 많이 괴로울수 있으니 안락사도 고려해보시라고 하더라구요..

이미 동공반사도 거이 안나오는정도라고.. 울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병원싫어하고 격리불안있는 우리알롱이를 여기 두고가느냐..

아님 집으로 데려가서 내곁에서 보내주느냐.. 또 아침에 출근해야하는 저와 예비신랑.. 집에서 혼자 있어야하는데.. 

아이가 혼자 가버리면 어쩌나.. 많은 고민끝에 입원을 결정했습니다. 간단한 검사에서는 혈당수치나 탈수같은건 아직 발견되지 않았거든요.

집에가기전에 아이에게 미리 말했어요. 

"언니 집에갔다가 내일 올께.. 그때까지 기다릴수 있지? 언니 회사 가야해서 저녁에 올꺼같아..
그때까지 무서워도 주사잘 맞고 언넝 나아야지 언니랑 집에갈수 있어.. 미안해 알롱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출근을 해야 병원비도 낼수 있으니 안갈수가 없었지요..3일에 200정도 나올꺼라고 미리 말씀해주셨어요..

다음날 오전.. 11시 병원에서 연락이 왔어요.. 야간선생님께 전달 잘 받았고 주치의 선생님이시라면서..

잠시만이라도 와서 아이 얼굴좀 보고가라고.. 느낌이 안좋아서 밥먹고 병원에 다녀온다고 말씀드리고 택시타고 달려갔어요..

아이는 어제보다 더 심각했고.. 움직일수 없을만큼 산소호흡기에 겨우 숨만 쉬고 있는 정도 였습니다.

알롱아 많이 아프지 미안해.. 언니가 두고가서 정말 미안해.. 

차마 더이상은 말이 나오지않아 꺽꺽거리며 울면서 저말밖에는 할수가 없었어요.

그랬더니 제목소리에 갑자기 숨도 겨우쉬고 있는아이가 발버둥을 칩니다 ㅠㅠ 저에게 오려구요..

옆에 알롱이 봐주시는 선생님께서 아이가 더 힘들어할수 있다고 하셔서 잠시 물러섰다가.. 주치의 선생님과 말씀을 나누고

언니 퇴근하고 오빠랑 함께 올꺼라고 또 미안하다고 하며 발길을 돌렸어요.

어떻게 3시간을 보냈는지 기억이 나질않아요.. 퇴근시간되자마자 데릴러온 예비신랑 차를 타고 병원으로 갔어요.

이번엔 알롱이가 평소 좋아하는 작은 담요를 가지고요..(아침에 가지고 출근을 했어요)

병원에가서 면회를 했어요.. 아이는 더 힘들게 숨을 쉬고 있었고.. 담요에 나는 집냄새.. 가족의 채취때문인지 불러도 반응없던 아이가

냄새에는 반응을 하더라구요.. 부탁드렸어요.. 아이가 이이불 위에 있을수 있게 해달라구요..

그리고 보고 있었는데 주치의선생님이 불러서 가보니.. 오늘밤을 넘기기 힘들꺼같다고.. 여기서 함께해달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순간 집으로 갈까 했지만.. 산소호흡기빼면 그냥 가버릴수도 있을꺼 같아 .. 병원에서 그냥 있기로 합니다.

다시 면회.. 아이가 힘들껄 알지만 꼭 안아주고 하고싶은 말이 있어서.. 부탁드렸어요 한번만 안아보게 해달라고..

안아주고 말을 해줬습니다.

"알롱아 언니가 너무 미안해. 너무 너무 미안한게 많아.. 너를 병원에서 보내게 하고싶진 않았는데..
언니는 너때문에 너무 행복했어.. 영원히 너를 잊지 않을꺼야.. 너무 힘들면 이제 편히 쉬어도 되.. 언니는 알롱이를 너무너무 사랑해
사랑해.. 정말 많이.... 미안하고 고맙고 정말 사랑해.. 

하고 아이가 힘들어하는거 같아 그만 내려주고 앞발만 계속 만지고 있었어요.

자리를 바꿔주어야할꺼같다고.. 4가지정도의 기계가 알롱이와 연결되어있었는데.. 다시 다 자리를 바꿔주고 면회를 하라고해서..

면회실을 나오는 순간.. "원장님 응급이요"

설마 했어요.. 아니겠지 아니겠지...

그때 갑자기 한분이 나오셧어요.. 아이가.. 지금 들어오세요.

들어갔더니 심폐소생술 하고있었어요.. "의식 돌아오면 인사해주셔야해요 기다리세요"

그렇게 몇번을 시도했지만.. 알롱이는 돌아오지않고 떠났네요...

많이 힘들었지만 저를 기다려준 알롱이.. 제가 3월에 식을 올리거든요..

언니 껌딱지인 쟤를 두고 어떻게 신행을 가나.. 시댁은 알롱이를 잘 모르시는데..

명절에는 우리알롱이를 어떻게 데리고가서 말씀드리나.. 사실 제가 요즘 부쩍 알롱이 걱정을 많이했거든요..

그걸 알고 있는건지.. 거이 결혼식을 한달 앞두고.. 제 곁을 떠나버렸네요..

제가 너무 걱정을 많이 했던건지.. 이렇게 알롱이가 가버릴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나는 괜찮은데 ㅠㅠ

아프고 힘들었지만 다행히 마지막 모습은 너무나 평화롭고 제옆에서 자던 그 모습 그대로였네요..

제가 몇년전 아빠가 돌아가셨는데.. 이번에 알롱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나서 그말을 이해하게 됐어요..

부모님은 땅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 

내겐 자식같았던 내새끼 내알롱아.. 언니가 내 가슴에 꼭꼭 묻어두고 평생 너를 기억할꺼야..
언니가 나중에 그곳으로 갔을때 실컷 안아주지 못하고 실컷 말하지 못했던 말 너에게 꼭 다 해주고 싶어..
그때까지 거기서 아빠랑 잘 지내고 있어.. 너무 보고싶지만 언니 그때까지 잘 참아볼께 사랑해~

기억나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알롱이의 마지막을.. 알롱이를 기억해주시는 그분들께도 이렇게 착하고 속깊은 효녀였다는거 알려드리고 

너는 이렇게 많은 사랑 받고 떠나는거라는거 알려주고 싶어서..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머리속으로는 그곳에서 잘 지내겠지..이제 아프지 않겠지..울지말아야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지만

11년동안 제곁에서 저와 함께한 그 시간들은 자꾸만 저를 울리고 있네요.. 

읽어주시고 알롱이 생각해주신 분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2014073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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