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과정에서 삼디를 삼디로 읽었다고 문재인을 비웃던 안철수, 김종인, 각종 종편패널들이 떠올라서 끄적여봅니다.
제가 어렸을 때(90년대) 초등학교에서 배운 단어 중에 3D업종 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거의 사장된 단어 인데 예전엔 신문, 뉴스에 노동 관련 기사에는 자주 등장하는 단어였었죠.
힘들고(Difficult) ,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 일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땐 누구나 3D업종을 삼디업종이라고 읽었습니다.
영어가 지금처럼 대중화 되지는 않아서 숫자 3을 굳이 쓰리라고 읽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나운서, 기자, 선생님, 학생 등등 누구든 삼디 라고 읽지, 쓰리디라고 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때 그 시절 삼디 업종 노동자들의 억울함을 해결하고, 그들의 힘겨운 삶을 개선하기 위해 자신의 젊은 시절을 온전히 다 바친 사람이 변호사 문재인입니다. (1982년부터 2003년까지 총 21년)
그런 그가 대선을 준비하며 4차산업과 관련된 텍스트로 경제공부를 하면서 '3D 프린터'라는 글자를 읽었을 때 너무나 당연히 머릿속에는 '삼디 프린터'라고 읽혔을겁니다.
노동자들을 위해 변론문을 쓰고 관련 기사를 읽으며 늘 접하던 발음이었을 테니까요.
그리고 지난 4월말 민주당 경선 TV토론에서 문재인 변호사는 대통령 후보로서 4차산업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설명하며 '삼디프린터'라고 발음했다가 온 신문과 뉴스를 도배하는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어이없게도 한국 사람이 숫자 3을 삼이라고 읽었을 뿐인데 마치 시골서 갓 서울 올라와서 적응못하는 촌놈취급을 당했었죠.
홈페이지, SNS, 노트북 등등 한국에서만 쓰는 IT 사투리들이 몇개 있지만, 3D를 삼디라고 읽는건 아무 문제 없다고 봅니다.
근데 삼디 사건 며칠뒤 문재인후보가 고집을 부린다고 5G 통신망을 '오지 통신망'이라고 읽었던 건 좀 에러였죠.
그냥 '오세대 통신망'이라고 읽는게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훨씬 직관적이었을 겁니다.
덩달아 '오지 문재인'에 대응해서 안철수 역시 자기는 영어로 읽겠다고 5G를 굳이 '파이브지'라고 읽더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