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유하감독의 거리 3부작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컷던 탓일까요
기대감만큼은 만족스럽지 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열한 거리>에서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을 처절하게 묘사하는 연출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시대를 관통해 억압받는 한 인간의 감성을 잘 표현한 감독의 과거를 봤을때
강남 1970 에서는 인간의 욕망과 시대의 광기를 묶어서 표현하는데 실패했다고 보는게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두가지 소재는 대단히 잘 어울리는 소재인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다만 이 두가지 소재를 가지고 가진것 없는 주인공의 욕망과 투쟁이 허망한 최후를 맞이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이시대 천민 자본주의의 근원에 대한 의문과 자기반성에 대한 시도는 매우 좋았습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많은 인물들과 무차별적으로 느껴지는 배신의 연속속에서 관객들이 몰입에서 많이 이탈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특히 이민호의 연기의 기량이 다른 배우들과 확실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느껴졌습니다.
주인공이 중심을 잡지 못하니 몰입이 떨어지고 가뜩이나 복잡한 서사구조를 이해하느라 후반으로갈수록 인물보다 배우의 얼굴만 기억이 남은체 대강의 관계만 겨우 파악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후반부 조폭간의 대규모 싸움씬에서는 피아 구분이 전혀 않더군요. 누가 누굴 배신했는지 한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렴풋이나마 우리의 자본주의에 대한 천박한 사고방식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도록 만드는 감독의 시도는 매우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별점 : 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