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전화를 받고 그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너의 목소리가 너무 애처롭고 가냘퍼서 난 네가 아주 작은 아기 고양이인 줄 알았다. 나 역시 너를 책임질 준비가 되지 않아서 다른 누군가에게 책임을 넘기고 싶었지만 너는 내 인연처럼 나를 움직이게 했지. 널 처음 보았을 때 뒷다리를 끌며 살고 싶어 앞발로 기어가 점점 사람 안으로 파고 드는 너의 모습에 너무 아파서 내가 널 직접 만지지도 못했지. 스티로폼 박스 안에서 나에게 안겨갈 때 넌 내 품을 더 파고들어 왔지. 버리지 말아 달라고 너무 아프고 살고 싶다고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어.
너를 만난 5일 동안 참 많이 고마운 사람들이 널 도와주고 응원해주고 걱정해주고 나를 위로해줬어. 다른 누군가에겐 아무것도 아닌 그저 길고양이 한 마리 였을 텐데 그런 너를 포기하지 말고 꼭 살게 해달라고 응원한다고 많은 힘을 주셨어. 그게 너무 또 감사하고 벅차서 나는 밤을 항상 울면서 뒤척이곤 했지.
너의 이야기를 쓰면서 또 눈물이 가득 차오른다. 넌 언제나 나에게 아프고 가엽고 슬프고 예쁜 존재일 테지... 나 때문에 지금 너가 너무 아플 것 같아 맘이 찢어지는 것 같다. 미안해. 나는 너에게 아픔만 주는 존재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