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대통령의 손을 뿌리쳤다더라'
우리 언론의 부끄러운 민낯을 다시 확인한 부끄러운 소동이었습니다.
8월 15일 광복절에 방송된 KBS 국민대합창 '나는 대한민국'에서 김연아가 대통령의 손을 뿌리쳤다는 채널A의 보도로 인해 김연아는 구설수에 올라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된 사실확인도 없이 김연아를 비난할 목적으로-아니라면 다른 어떤 목적을 위해 김연아를 끌어들인-선정적인 말을 쏟아낸 패널들, 이들의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채널A의 보도가 단지 시청률을 위한 무리수였는지 아니면 대통령을 위한 과잉충성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김연아라는 국민적 영웅을 자기들의 취향대로 길들이고 낙인찍으려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보도태도를 내버려둬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종편은 그동안 국민여론을 이간질하여 분란을 일으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고 국민들의 판단력을 흐려지게 만들어왔는데 결국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바라는 김연아의 순수한 마음까지 왜곡하여 정치적 색깔을 덧칠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보도태도를 보수 언론매체만이 아니라 자칭 진보언론들도 갖고 다는 것입니다.
한겨레의 8월 17일자 기사 역시 채널A만큼이나 선정적인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영상] 김연아는 박 대통령의 손을 뿌리쳤나
한겨레는 채널A 방송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 없이 채널A가 내보낸 방송 내용만을 그대로 썼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민 대합창-나는 대한민국’ 콘서트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잡은 손을 빼는 등 불편해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채널 A’는 이 장면을 두고 ‘김연아가 박 대통령과 데면데면했다’는 설명을 붙였다. 실제로 영상을 보면, 박 대통령이 김연아의 손을 잡으려고 하는데 김연아는 피하는 모습, 박 대통령이 김연아에게 말을 거는데 김연아는 시선을 돌리는 모습 등이 담겼다.
보수종편언론이 분란을 만들고 진보언론이라는 곳에서 논란을 키우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이들 언론이 김연아를 논란의 중심에 세우고 그것을 확대재생산시킴으로써 얻으려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정치적 입장이나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김연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김연아를 비난받게 하려는 어떤 시도도 국민들이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