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친구'라고 대답했고. 근데 사실.. 나한테 너, 아직도 친구 아냐. 내가 널 친구로 안 보고 있다는 건 너 역시도 알았잖아. 작년 이맘때쯤 본의 아니게 들켜버린 내 마음, 너도 알았잖아. 말했잖아. 너 좋아한다고.. 헷갈려버려서 미안하다고.
그렇게 다 알았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괜찮다고 하니 정말 다 괜찮아진 걸로 보였니. 잔인하게 확인은 왜 해. 넌 그냥 한 말이었을진 몰라도 니 한마디에 난 심장이 덜컥 내려 앉았어.
친구라고 말하고 싶진 않았는데. 하지만 친구라고 말해야하니까. 그게 너의 물음에 모범 답안이니까.
너 정말... 이런 내 마음 조금도 몰랐다고, 단 1%도 몰랐었다고 말할수 있어?
친구였음 좋겠다고, 그렇게 지냈으면 한다 했던 거 너였어. 좋아하던 마음이 한순간에 바뀔 순 없지만.. 그래도 나, 정말 노력했다. 좋아하는 사람에서 좋아하는 친구로 바꾸려고 이 악물고 참았어. 행여나 내 마음이 과해서 너한테 부담될까 노심초사하며 버텼어. 니가 필요해서 손 내밀기 전엔 절대 내가 먼저 널 찾진 않았어. 구질구질하게 불쌍한 분위기 연출하며 니 주변 맴돌지도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