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뒷 문쪽에 찾아오는 아이 인데요,,,
쓰레기봉투에 상한 맛살이 몇조각 섞여서 들어갔는데 그 냄새를 맡았는지 쓰레기봉투를 다 뜯어놨더라구요.
그런 것 때문에 고양이를 굉장히 싫어했었거든요.
상한걸 먹는게 좀 거시기해서 싱싱한 맛살 몇조각 던져놨더니 잘 먹더라구요.
평소에 동물들을 안 좋아해서 그런 경험이 거의 없었는데 제가 준 먹이를 먹는다는게 약간은 신선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맛살을 몇조각 더 던져줬더니 한동안 제대로 못 먹었는지 폭풍흡입을 하고나서 뭐 더 없을까요,,,? 하는 눈빛으로 저를 올려다보더라구요.
당장 줄게 없어서 맛살 더주고 어묵 몇조각 던져주고 들어왔어요.
당장 그 다음날부터 밖에서 야옹~ 하는 소리가 들려서 문을 열어보면 문 앞에 있다가 5미터 정도 도망가서 저를 쳐다보더라구요.
그래도 어제 뭘 좀 줬더니 살겠다고 와서 또 부르는게 신기해서 또 던져줬어요.
그랬더니 이녀석이 매일 2시 반쯤하고 저녁 7시 반쯤, 밤 11시쯤... 아주 고정적으로 와서 부르더라구요.
가게에 음악도 틀어놓고 손님도 있고해서 야옹 소리를 제가 못 들으면 앞문 쪽으로 와서 불러요.
앞문을 열고 온걸 확인하면 다시 뒷문 쪽으로 가서 기다려요.
아!!!! 내가 이놈 한테 길들여졌구나!!!!!
깨달았을 때는 이미 간식 캔을 잔뜩 사서 이 녀석을 기다리는 처지가 되어 있었어요.
이게 아닌데... 난 고양이를 혐오하는데...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집까지 만들어놓고 있더라구요.
(사진 속에 집은 아직 안 추울 때예요)
지금은 머리랑 등을 쓰다듬는 정도는 허락하는데 더 이상은 겁을 내고 피해요.
약 세달이 지난 지금은 저희 집에 두 주인님을 모시고 있어요.
쓰다보니 딸이랑 급히 나가야 할 시간이 되서
어떻게 끝을 낼지 몰라 그냥 사진 투척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