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번에 [게임하시는 유부남들 봐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많은 분들께 격려를 받았던 사람입니다.
후기를 남겨 달라는 분들도 계시고
아무래도 분에 넘치는 관심을 받은 것 같아서 뒷 이야기를 좀 써볼까 합니다.
우선 남편의 생일 선물로 게임하라고 용돈 던져주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
오유에 글을 썼었는데요
처음에는 한 두세분이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격려해 주시면 진행할 생각으로 가볍게 쓴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라는 좋은 반응을 넘어...
구체적인 조언과, 왠지 마음 한 켠이 아련해지는 예시들.... 그리고
게임의 전문가(?)들까지 등장하셨고, 주옥같은 조언들을 많이 남겨 주셨습니다.
이 와중에,
이런 분이 나타나셨습니다.
어.. 이건 남편한테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ㅠㅠ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다가
이렇게 어설프게 둘러댔습니다 ㅋㅋㅋㅋ
어디에서 알게 된 분이냐고 자기도 그 질문 글 읽어 보면 안되냐는데 어설프게 둘러대느라 힘들었습니다 ㅠㅠ
결국 남편의 대답을 듣고 댓글을 달아 봅니다.
그리고 곧 나타나셔서 댓글을 달아 주셨어요.
저희 남편 장비를 보시더니 ㅠㅠㅋㅋㅋ
평소에 자기 장비는 중간은 된다더니 정말 혼자만의 생각이었나 봐요.
돈을 쓰게 되면 어디에 쓰는 게 더 좋을 지도 조언해 주셨어요.
이때쯤 이미 남편과 머슴돌님은 대화를 진행하고 있었어요.
한참 뒤..
마지막 댓글이 달렸고,
남편에겐 전화가 왔습니다.
뭔가 엄청난 걸 받은 것 같은데 바빠서 다 보진 못했다고
집에 와서 볼 생각에 두근두근 하더라구요.
이 게임은 지정 pc에서만 게임을 할 수 있어서,
남편이 퇴근한 후 머슴돌님과 직접 통화를 해서 pc 지정 과정을 다시 해야 했습니다.
퇴근 후라 늦은 시간인데도 전화를 받으시곤 게임에 필요한 여러 팁을 알려 주셨어요.
단순히 그냥 한 번 스쳐간 사이가 아닌, 친한 동생 대하는 느낌으로 저희 남편과 한참 대화를 나누고, 저도 전화를 바꾸어 반갑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어요.
저는 한 번 식사라도 대접해 드리고 싶은데 사주신다는 말씀만 자꾸 하시구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또 하나,
남편에 대해 달아주신 댓글들이 종종 있었어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남편이 지금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그리고 제가 그것을 얼마나 고마워하고 잘하는 지
제가 알아주고 표현해 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구요.
가끔 고맙다고 말은 하지만 생일 선물로 거하게(?) 표현해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애 자는 시간에 삼일 정도 끄적여 봤습니다.
그림 실력이 없어 태블릿 사고 이런 거 처음 그려봤어요. (애 교육자료나 제 자료 만들 때 쓰려고 사뒀습니다^^;;)
저희 남편의 하루입니다. (!)
1월 31일
우리 남편 생일 축하합니다. ^^
아참, 제일 중요한 걸 잊을 뻔했네요.
게임할 때 쓰라고 용돈 준 뒤, 남편의 반응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ㅋㅋㅋ
머슴돌님의 선물이 사실은 오유에서 시작된 글이었다는 걸 알고는
그럼 제 생일선물은 머슴돌님이 주신 아이템으로 대체되나보다 생각했나봐요.
별 반응 없던 남편에게 20만원을 척 내밀었습니다.
남편 : .....??!
나 : 생일 선물이야 짜잔 ㅋㅋㅋㅋ
남편 : 헐... 진짜 주는 거야?? 게임하라고??
나 : ㅇㅇ
남편 : .....?@#?!#
한참 멍하게 있더니 갑자기 감격을 하며 매우 기뻐하더군요
여러분들 조언을 듣기를 잘했어요.
아참 그 20만원은..
결국 현질에 쓰이진 못했어요.
대신 남편은 아키라이프라고, 생활 컨텐츠를 즐기는 데 유용한 정액권을 끊더라구요.
자긴 좋은 장비보다 컨트롤이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ㅋㅋ 저랑 같이 할 수 있는 생활 컨텐츠가 좋대요.
그거랑 그리핀이라는 말을 사고..
다른 돈은 ps4 게임을 사겠다며 루리웹이랑 겜우리 홈페이지를 열심히 들여다 보는 것 같습니다.
사실 오늘 점심 외식하고 겜우리 가볼까 했는데 아직은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다고 좀 더 찾아 본다나봐요.
아무튼 그렇게 됐습니다. ㅎㅎ
이렇게 인사 드리고 마무리 지을게요.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