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수니를 한지도 어언 두 달....
출근 후 10번째 쯤 손님이었을까
"필라멘트 라이트요"
평소 신분증 검사에 당신의 재산이 걸려있다고 말씀하시는 사장님 덕에 나는 빠르게 스캔을 시작했다.
담배를 꺼내며, 돈을 받으며, 거스름돈을 뒤적이며....
애매한 상황에 봉착했다.
그는 노안인 민짜 같기도 했고 동안인 성인남자 같기도 했다.
오백원을 건네주면 그는 이제 떠날 것이고 만약 그가 민짜라면 나는 사장님의 재산을 날려먹은 괘씸한 알바생이 될 것이다.
내 불안한 동공이 갈 곳을 잃고 헤매일 때 그가 피식 하며 웃었다. 아마 내 불안함을 꿰뚫어 본 것이겠지
그리고 그는 물었다.
"보여드릴까요?"
그 말이 너무 당당해 "괜찮습니다"하려는데 나는 보았다. 그의 개선장군같은 당당한 미소가 서려있는 표정을...
그렇게 운전면허를 건네주며 그는 한마디 말을 덧붙였다.
"아~늙었는데ㅎㅎㅎㅎㅎㅎㅎ"
보았더니 그는 27살의 청년이었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그의 "늙었는데" 라는 말에 적절한 대꾸를 해주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에
"어이구...그..그렇네요"라며 늙음을 인정 해주었다.
필라멘트 라이트와 오백원을 가지고 돌아가는 그의 뒷모습에는 왠지 모를 기쁨이 어려있었다.
결론은...여러분 담배끊으세여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