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탈당했지만 진보신당 당원으로 활동하였어요. 현재는 당명이 노동당이죠.
진보신당 당원이던 시절 친구들과 함께 1박2일로 파업현장을 방문해 인터뷰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쌍용자동차 문제가 불거지던 시점에서 인터뷰 했던 것도 기억에 남지만, 자동차 산업 구조를 제대로 알게 된 것은 모닝 자동차를 만드는 동희오토였어요.
자동차 산업이 문어발식 하청구조이면서 하청에 하청을 두고 있죠. 노동자를 영원한 비정규직으로 쥐어짜는 걸로는 최적화입니다. 일정 기간을 넘기면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하는데, 그 기간을 앞두고 늘 하청기업이 망하고 새로운 사장이 새로운 기업명을 들고와서 새로 시작합니다. 노동자들의 노동은 변함없이 꼭 같은데 말이죠.
사장이 바뀌고 회사가 바뀌었으니, 몇 년을 일했건 상관 없이 노동자는 새로운 비정규직으로 취직하게 됩니다. 영원한 비정규직인 거죠. 싼 값에 노동력 쥐어 짠다는 게 뭔지 알겠더라구요. 이게 2008년인가 그랬습니다. 겉 모양새는 어떻게 변했을지 몰라도 지금도 별 다르지 않을 겁니다.
어쨌든 당시 기아 자동차 모닝은 동희오토에서 만들었습니다. 기아 자동차임에도 모닝을 만든 노동자들은 기아 회사 노동자들이 아니예요. 노동자들에겐 "내가 이 자동차를 만든다"라는 자부심이 없습니다. 언제 짤릴 지 모르는 비정규직 노동자로서의 불안한 미래만이 있을 뿐이죠. 이건 단지 노동구조의 문제만이 아니었습니다. 하청에 하청을 두면서 그 관계에 원가절감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원가절감을 현기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최소비용- 최단기간 - 최대이윤. 이것이 자본주의 작동방식이니 그리 놀랍지 않을 수도 있겠어요. 확인 되지는 않았지만 카더라에 의하면 부품의 질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꽤 괜찮은 디자인과 화려한 옵션빨, 동급대비 저렴한 가격이라는 매력으로 3년 정도 타다가 중고로 버리고 새차 뽑아 타기엔 좋다고 얘기합니다. 어쨌건 내구성과 안전성은 바랄 수 없는 기본기 부족한 자동차. 옵션빨 화려한 골다공증, 뭐 이런 수식어가 따라 다닙니다.
이 기업문화는 크게 두 가지를 조명합니다.
첫 째가 양극화. 상위 몇 퍼센트가 공룡처럼 자신의 배를 불리는 모습이죠. 자동차 산업에서 기업이 노동자를 어떻게 탈탈 털어가는지 알고 나니 한눈에 보였습니다. 온순했던 제가 쌍욕을 입에 물기 시작한 것도 이쯔음이었어요. 쌍욕보다 더 쌍스러운 현실을 마주치니 쌍욕이 우아해 보일 지경이었거든요.
두 번째가 나의 삶이 그를 피해갈 수 없다라는 것인데..
내가 상위 몇 퍼센트가 아니라면. 불안의 미래를 껴안고 하루를 버티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아니더라도 내 삶의 질은 저급화 된다는 것입니다. 외제차를 살 만한 여유가 없는 이들은 현기를 사야 하고, 좀 여유가 되어 외제차를 구입하더라도 헬적화된 "~코리아"의 내수차별과 쌍스런 서비스에 상처받습니다.
많은 분들은 현기가 머지 않은 미래엔 내구성과 안전성 갖춘 기본기 탄탄한 차를 만들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저는 비관적입니다. 이 사회 구조가 변하지 않는 이상, 그러니까 문어발식 하청과 비정규직 쥐어짜기라는 구조가 변하지 않는 이상, 우리가 타는 자동차의 질이 변하지 않을 것이고, 헬적화된 "~코리아"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제가 틀렸으면 좋겠네요. 더 큰 바람은 세상의 불평등이 완화되고 평화로워지는 것입니다.